힌남노, 차량피해 ‘매미’ 넘나…당국, 보험사에 “엄살떨지마!”
8월 집중호우로 피해액만 1600억원대…9월 태풍 우려까지
힌남노, 매미와 예상경로 동일…차량 피해 커지면 하반기 차보험 손해율 급증 우려
8월 집중호우에 이어 9월 역대급 태풍 ‘힌남노’ 피해까지 예상되면서 손해보험사들의 올 하반기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상반기 대비 상승할 전망이다. 손보사들은 하반기 치솟을 자동차보험 손해율로 인해 보험료 인하 여력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금융당국은 여전히 보험료 조정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매미’와 동일한 예상경로…역대급 피해 내나
특히 기상청은 힌남노가 한반도에 상륙하는 오는 6일 전후에는 ‘되도록 집에 머물러달라’고 요청할 만큼 역대급 피해를 내는 태풍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손보업계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미 지난 8월 집중호우로 1140여대의 차량 피해가 발생해 1400억원이 넘는 손해액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역대급 태풍 피해까지 겹치면 안정화됐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다시 큰 폭으로 상승할 수 있다.
2000년대 이후 한반도를 할퀴고 간 역대 급 태풍 중 2003년 9월 ‘매미’는 무려 4만1042대의 차량 피해를 낸 바 있다.
또한 태풍 ‘볼라벤’, ‘덴빈’, ‘산바’ 등 태풍들이 잇따라 한반도에 상륙했던 2012년에는 2만3051대의 차량 피해가 발생했었다.
현재 ‘힌남노’의 경로 6일 제주에 상륙한 이후 경북, 울릉도를 지나 일본으로 향하는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태풍 ‘매미’ 때와 거의 동일한 경로다. 또 한번 역대급 차량 피해가 발생 할 수 있는 셈이다.
올 상반기까지 국내 자동차보험 시장점유율 85%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손보사 4곳(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의 자동차보험 평균 손해율은 76.6%로 매우 안정적이다. 보통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78~80% 사이면 흑자를 낸 것으로 본다.
하지만 7월에는 여름휴가로 차량운행이 늘며 4사 자동차보험 평균 손해율이 78%로 소폭 상승했다. 여기에 8월 집중호우와 9월 ‘힌남노’ 영향으로 하반기 4사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0%대 이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손보사 피해액 적다”…보험료 인하 압박 여전
지난해 손보사들이 자동차보험에서 낸 흑자액은 약 4000억원이다. 올 상반기까지는 6200여억원의 순익을 냈다. 손해액이 벌어든인 이익 대비 크지 않다고 본 것이다.
또 당국은 예년과 달리 올 하반기에는 자동차보험 손해율 안정화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보행자 보호의무를 강화하고 음주운전 사고부담금 법을 바꾸는 등 최근 법규환경 강화로 사고율 하락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에 상반기 대비 하반기에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늘 상승했던 추세가 올해는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진단이다.
이에 금융당국은 손보사들의 자동차보험료 인하를 꾸준히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올 상반기 손보사들은 장기보험과 자동차보험 손해율 하락으로 순이익이 3조4337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2조5302억원) 대비 35.7%나 증가했다. 금융소비자보호를 우선시 하는 금융당국은 손해율 하락으로 순익이 늘어난 만큼 보험료를 인하해 고객 보호에 나서라는 취지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손보사들의 실적이 양호하고 차사고 감소를 위한 강도 높은 대책이 추진되고 있어 손보사의 보험료 인하 여력을 면밀히 점검할 것”이라며 “영업실적에 부합하는 보험료 조정을 유도해 국민들의 차 보험료 부담이 최소화 되도록 감독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손보업계는 8월 집중호우와 함께 이번 태풍 피해가 예상보다 클 경우 하반기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상반기 대비 5%포인트 이상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대체로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더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지난해 4사 자동차보험 평균 손해율은 상반기 78.9%에서 하반기 82.9%로 4%포인트 상승했다. 올해는 자연재해 변수로 상승폭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얘기다. 이에 보험료 인하 여력은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손보사 관계자는 “힌남노가 얼마만큼의 차량 피해를 야기할지 일단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며 “힌남노 태풍 피해가 예상보다 심각할 경우 보험료 인상 얘기는 수그러들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김정훈 기자 jhoon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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