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수출 시장의 높은 성장 가능성에도 후진적인 시스템이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학계에서는 품질 관리 및 정보의 투명성 제고, 중고차 수출단지 조성 등이 절실하다고 조언한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와 한국수출중고차협회(KEUCA)는 4일 오전 10시 ‘중고차 수출 경쟁력 확보 방안’을 주제로 제30회 자동차산업발전포럼을 공동 개최했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김필수 한국수출중고차협회 회장(대림대 교수)은 ‘우리나라 중고차 수출 현황 및 과제’란 주제 발표를 통해 “중고차 수출은 연간 30만~40만대에 이르고 중고 부품 수출 효과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면서 앞으로 1조원 규모로 수출 증대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수출 시스템은 후진적이고 영세적인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수출이 현재 인천에서 주로 90% 이상 이뤄지는 상황에서 군산항을 시범 중고차 수출단지로 지정했으나, 여전히 중고차 평가 시스템 미비 등 열악한 사업환경으로 인해 중고차 가격이 일본 대비 과반에 머무는 등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고차 수출 선진화 방안으로 “수출 중고차 비즈니스 플랫폼 구성, 선진형 현대화 단지 구축, 소프트웨어 등 진단 평가 시스템 마련, 전문가 양성 프로그램 마련, 수출 중고차 관리 조직 구성, 국내 중고차 시장과의 연계한 매입 구조 개선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특히 “진단 평가사 양성과 수출 전문가 양성 프로그램 운영 및 지원 시스템, 자동차 중개사 자격증과도 연계한 대학 내 프로그램 등 원스톱의 현대화된 하드웨어도 필수적이나 이를 운영하는 소프트웨어가 더욱 중요하다”며 “미래 확장성을 고려해 중고 전기차 활용 방안을 고민해야 된다. 중고 전기차 진단 평가 모델, 가격 산정 모델 등 다양한 과제 해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내 중고차 수출 경쟁력 확보 방안 토론에서도 중고차 사업 환경의 열악한 상황에 대한 지적이 나왔다. 
 
김광석 인천대 글로벌 물류학과 교수는 “전국 중고차 수출 물동량 38.5만대 중 약 90%, 34.6만대를 수출하는 인천항의 수출 여건이 매우 열악하고, 매매상들이 후진국 수준의 환경에서 영업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평가하며 “인천항만공사에서 송도유원지 중고차 수출단지 이전과 함께 인천 중고차 산업 선진화 및 중고차 수출 여건을 조성하려는 스마트 오토밸리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송영승 카베이 대표이사는 “중고차 수출업체들이 수출 플랫폼 개발, 불합리한 수출 구조 개선, 판로 개척, 품질 개선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플랫폼 관련 짧은 경험과 급속한 시장환경 변화, 코로나19 등으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금번 포럼이 새로운 판매방식의 플랫폼 사업에 대한 인식 제고 및 향후 발전 방안의 모색 등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발언했다.
 
임성철 한국수출중고차협회 사무국장은 “수출 중고차 산업은 부족한 장치장과 선복 부족으로 인한 선적 지연 문제, 물류 비용 등 산적한 문제들이 많다”며 “특히 중고차 수출단지 조성이 가장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김주홍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위원장은 “낙후된 국내 중고차 시장이 수출 경쟁력도 저하시키고 있다”며 “까다로운 검사 제도와 발달된 경매장 등 중고차 시장이 선진화된 일본의 경우 수출 대수가 2018년 기준 한국보다 3.7배, 금액으로는 6.5배 높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내 중고차의 품질 보증과 철저한 품질 관리, 정보의 투명성 등이 제고될 경우 중고차 수출 경쟁력도 함께 상승해 현재 40만대 이상의 중고차 수출 규모를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중고차 수출 시스템 선진화, 중고차 수출 전문단지 육성, 금융 지원 등 정부 및 지자체의 다양한 지원책이 뒷받침될 경우 국내 중고차 수출 경쟁력은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지완 기자 anew@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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