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강세’가 바꾼 ‘쇼핑’…면세·직구 줄고, 일본산 잘 나간다
고환율에 가격 역전 현상...면세 매출 최저치
미국 직구 거래액 지난해 4분기부터 내림세
반면 엔저 약세에 일본 직구는 30% 껑충
# 2년 만에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직장인 이민정씨(34)는 면세쇼핑을 하려다 제품 가격을 보고 그만뒀다. 이 씨가 사려고 하던 니치향수 제품이 백화점에서 살 때보다 면세점에서 살 때 몇 만원 더 비싼 것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이 씨는 “비교적 저렴한 면세점 쇼핑의 장점은 찾을 수 없다”며 “이번 여행에서는 쇼핑은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달러 강세 기조가 지속하면서 쇼핑족 소비 패턴이 변화하고 있다. 4일 기준 달러는 소폭 하락했지만, 지난달 말 13년 6개월 만에 1440선을 넘어서며 아직까지 환율 1500원 돌파가 우려되고 있다.
“고환율 행진에”…‘한 방’ 맞은 면세점
면세점 매출은 실질적으로 줄었다. 한국면세점협회가 발표한 가장 최근 면세점 매출 수치인 지난 7월 매출은 1조2474억원으로 전월보다 14.6% 줄었다. 이는 6개월 만에 기록한 최저치다.
해외 사이트를 통해 물건을 구입해 해외 배송받는 ‘해외 직구’ 역시 줄었다. 통계청 온라인쇼핑 동향에 따르면 지난 2분기 해외 직구 금액은 1조3021억원으로 전 분기 1조3714억원보다 5.1% 줄었다.
특히 국가별로 봤을 때 미국 직구 금액이 뚜렷하게 감소세를 나타냈다. 미국 해외 직구 금액은 지난해 4분기 6009억원이었는데 올해 1분기에는 5543억원, 2분기에는 5123억원으로 계속해서 내림세를 기록하고 있다.
대양주와 유럽 지역 직구 역시 각각 13.7%, 17.1%가 감소했다. 환율 상승으로 제품 가격이 국내 판매 가격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데, 해외 직구는 해외 배송비가 추가로 더해져서 오히려 합산 가격은 국내 판매 제품이 저렴해 지면서다.
노재팬은 옛말, 엔화 약세로 일본 직구↑
일본 상품 소비가 커지는 흐름에 맞춰 유통업계 움직임도 분주하다. 먼저 롯데면세점은 인기 일본 상품 250여개를 LDF BUY에서 입점해 판매한다. 종전까지 LDF BUY에서는 롯데면세점 호주법인에서 소싱한 호주·뉴질랜드산 건강기능식품과 화장품을 주력으로 판매했으나, 일본 직구족을 겨냥한 일본관을 추가로 오픈한다.
여행업계도 앞다퉈 일본 여행 상품을 기획하고 있다. CJ온스타일은 3년 만에 일본 여행 패키지 방송을 재개했고 현대홈쇼핑도 오사카, 나라, 교토 등을 여행하는 패키지 상품을 판매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억눌렸던 소비가 분출되는 보복소비 시기인데, 달러가 강세로 비교적 저렴한 엔화 상품, 일본 여행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며 “수년 전에 유행처럼 번진 노재팬 흐름은 옛이야기가 됐고, 이제는 일본을 여행하며 일본 브랜드 옷을 입고 일본 골프장에서 골프를 즐기는 것이 선호되고 있다”고 말했다.
라예진 기자 rayeji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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