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버덕 인증샷 찍으러 갈까”…온라인에 뺏긴 소비자 ‘캐릭터’로 끌어온다
캐릭터 활용한 다양한 체험형 콘텐츠 선보이는 업계
브랜드 인지도 확보, 사업 다각화 전략의 일환
온라인으로 옮겨갔던 소비자 다시 끌어오는 전략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전면 해제되면서 유통업계가 캐릭터를 활용한 다양한 체험형 콘텐츠를 선보이며 소비자 모시기에 나서고 있다. 관련 굿즈나 협업 제품으로 부가적 수입이 발생하기도 하고, 캐릭터를 통한 브랜드인지도 확보와 사업 다각화 전략에도 활용될 수 있어 캐릭터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업계에 따르면 롯데·신세계·현대 등 유통 ‘빅3’로 불리는 업체들이 캐릭터 사업 경쟁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 롯데물산은 지난 29일 석촌호수에 ‘러버덕’을 설치했다. 러버덕은 2014년 석촌호수에 처음 설치돼 한 달 동안 500만명의 관람객이 다녀갔을 만큼 큰 인기를 끌었고, 8년 만에 재설치된 러버덕을 보기 위해 사흘 만에 벌써 70만명의 관람객이 다녀간 것으로 전해졌다. ‘러버덕 프로젝트 서울 2022’는 10월 31일까지 진행되며 핼러윈 콘셉트의 러버덕도 세계 최초로 롯데월드타워와 몰에 전시될 예정이다.
롯데홈쇼핑은 지난달 20~21일 이틀간 미국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관광명소 ‘피어17’에 15m 크기의 초대형 ‘벨리곰’을 전시하는 ‘어메이징 벨리곰’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국내 공공전시 성공을 기반으로 최초로 해외 전시를 기획해 글로벌 시장까지 노린 것이다. 행사에서는 ‘피어17’, ‘타임스퀘어’ 등 뉴욕 유명 관광지에 ‘벨리곰’이 출연하는 ‘깜짝 카메라’ 이벤트가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홈쇼핑이 자체 개발한 ‘벨리곰’은 120만 명의 SNS 팬덤을 보유한 인기 캐릭터로, 콘텐츠 누적 조회 수 3억 뷰를 돌파했다. 지난 4월 325만 명 이상이 방문한 잠실 롯데월드타워 공공전시로 국내 초대형 캐릭터 전시 붐을 일으킨 이후 국내를 중심으로 오프라인 전시, 팝업 스토어 등을 진행해 왔다.
신세계백화점도 지난달 대전 신세계 아트앤사이언스 1주년을 맞아 옥상정원에 17m 크기의 ‘푸빌라’를 설치했다. 신세계는 대표 캐릭터 푸빌라뿐 아니라 너구리, 여우 등을 닮은 푸빌라의 친구들까지 다양한 조형물로 만나볼 수 있도록 했으며 스크린을 통해 푸빌라의 탄생 스토리, 푸빌라 NFT 이미지를 감상하고 관련 캐릭터 상품도 함께 구매할 수 있게 꾸몄다. 지난 2017년 처음 공개된 ‘푸빌라와 친구들’은 곰과 너구리, 여우 등에서 영감을 받은 신세계백화점의 대표 캐릭터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2019년 자체 캐릭터 ‘흰디’를 선보인 데 이어 지난 4월과 7월 전국 16개 백화점 지점과 아웃렛 8개점에 ‘월리’를 등장시켰다. ‘월리를 찾아라’를 테마로 백화점 내부를 꾸미고, 백화점 중앙에 13m 높이의 월리와 백화점 곳곳에 캐릭터 조형물 100여 개를 설치했다. 현대백화점 측에 따르면 4월 이틀간 진행됐던 ‘월리를 찾아라’ 이벤트에는 총 30만명의 관람객이 다녀갔다.
식품업계에서도 캐릭터 관련 마케팅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달 신제품 소주 ‘처음처럼 새로’를 선보이면서 ‘구미호’를 재해석한 캐릭터를 브랜드 홍보대사로 선정했다. 구미호 캐릭터를 제품 전면에 내세워 기존 소주 제품들과 차별화된 이미지를 주기 위한 전략이란 게 롯데칠성음료 측의 설명이다.
hy(옛 한국야쿠르트)는 지난 9월 20일 자체 제작 캐릭터 ‘야쿠’를 선보였다. 야쿠는 자사 스테디셀러 제품인 ‘야쿠르트 라이트’를 의인화한 캐릭터로, 야쿠를 활용해 나들이 용품이나 골프 드라이버 커버에 적용하는 등 생활 밀접형 제품으로도 출시될 계획이다. 캐릭터 기반 IP(지적재산) 사업 확장에도 나설 것이고, 또 최근 3집을 발매한 사이버 아이돌 ‘하이파이브’와 함께 야쿠를 내세워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자)와의 소통에 힘쓰겠단 설명이다.
유통업계가 캐릭터 사업에 힘을 쏟고 있는 이유는 코로나19의 엔데믹 전환 이후 야외 공간을 활용한 이벤트를 열고 전시회를 진행하는 등 온라인으로 옮겨갔던 소비자를 오프라인으로 끌어오기 위해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거리 두기가 2년 만에 해제되고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도 사라지면서 업계도 코로나19 이전의 모습으로 돌아가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가장 빠른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전략이 ‘캐릭터’를 활용한 팬덤 강화라고 보고, 온라인으로 옮겨 간 고객들을 오프라인으로 다시 끌어올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를 앞으로 더 많이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채영 기자 chaeyom@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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