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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직원 나서니 ‘젊어졌다’…‘아재·아지매’ 패션, 1세대 브랜드의 ‘반란’

LF, 2019년 MZ세대 직원이 만든 ‘던스트’ 론칭
임원 결재 없앤 ‘사내벤처 브랜드’ 속속 선보여
세정도 WMC 론칭…MZ겨냥 독립 브랜드 운영

 
 
 
LF는 던스트에 이어 지난해 10월 ‘스페이드클럽서울’이란 2호 사내벤처 브랜드를 론칭했다. [사진 LF]
 
1세대 패션 회사들이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자)의 손길을 거치며 젊어지고 있다. 기존에 ‘중장년층 패션 브랜드’로 인식됐던 곳들이 20·30대 젊은 소비자까지 수요층을 넓히기 위해 30대 이하 직원들에게 자율성을 부여하며 브랜드 론칭을 맡기는 등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과장급 직원 손에서 탄생”…던스트, 해마다 100% 성장률

 
LF는 2019년 MZ세대 직원의 손에서 탄생한 1호 사내 벤처 브랜드 ‘던스트’를 론칭했다. [사진 LF]
 
패션업계에 따르면 40·50대를 주 고객층으로 삼았던 패션업체들이 사내벤처 프로젝트를 진행해 새 브랜드를 론칭하거나 MZ세대를 겨냥한 세컨 브랜드를 만들며 20·30대 젊은 소비자들을 사로잡기에 나서고 있다. 가장 적극적인 패션기업 중 하나는 LF다. LF는 2019년 MZ세대 직원의 손에서 탄생한 1호 사내 벤처 브랜드 ‘던스트’를 론칭했다.
 
LF 관계자에 따르면 던스트는 오규식 대표가 스트리트캐주얼 브랜드를 만들어야 한다는 과장급 직원의 의견을 수용해 사내벤처 프로젝트를 진행하도록 맡기면서 탄생한 브랜드다. 전담 임원이나 복잡한 보고 체계 없이 자율성을 약속해주겠다며 신규 브랜드 론칭 프로젝트를 단행했다는 설명이다.
 
던스트는 론칭 후 합리적인 가격과 높은 품질로 주요 패션 플랫폼에 입점하며 온라인에서의 인지도를 키웠고, 최근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입점하면서 오프라인 수요 공략에도 나서고 있다. LF 관계자는 “던스트는 론칭한 지 2년도 채 안 된 신생 브랜드지만 벌써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해마다 100%의 성장률을 보이며 시장에서의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성공에 힘입어 던스트는 사내벤처에서 독립해 LF가 세운 자회사 ‘씨티닷츠’라는 독립법인으로 분사돼 브랜드 창립 멤버였던 직원이 대표 자리에 앉아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던스트에 이어 지난해 10월엔 ‘스페이드클럽서울’이란 2호 사내벤처 브랜드를 론칭하기도 했다.
 
LF는 올해 4월 리복 브랜드 판권 확보를 밝히며 지난달부터 온·오프라인 유통망을 통해 국내 정식 전개에 나섰다. [사진 리복]
 
LF는 젊은 세대들에게 인기 있는 해외 브랜드 판권 계약에도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LF는 2019년 챔피온의 아시아, 미국, 유럽 3개 모든 글로벌 라인 제품에 대한 공식 수입 및 유통 계약을 체결하고, 2020년 봄부터 온·오프라인에서 브랜드를 국내에서 전개하고 있다.  
올해 4월엔 리복 브랜드 판권 확보를 밝히며 지난달부터 온·오프라인 유통망을 통해 국내 정식 전개에 나섰다. LF 관계자는 “최근 젊은 층 사이에서 ‘레트로 열풍’이 불면서 리복이나 챔피온 브랜드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다”며 “올해부터 전개하고 있는 리복의 경우엔 MZ세대뿐 아니라 전 세대가 즐길 수 있는 스포츠 브랜드로 넒은 소비자층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정은 ‘WMC’ 론칭…실적 정체 극복, 성장성 있는 기업으로

 
‘웰메이드’와 ‘올리비아로렌’ 등을 전개하는 세정그룹은 지난해 4명의 30대 팀원들의 손에서 탄생한 남성복 브랜드 ‘WMC’를 선보였다. [사진 세정그룹]
 
‘웰메이드’와 ‘올리비아로렌’ 등을 전개하는 세정그룹에서도 지난해 4명의 30대 팀원들의 손에서 탄생한 남성복 브랜드 ‘WMC’를 선보였다. 온라인 전용 브랜드인 WMC는 웰메이드팀 직원들이 의기투합해 만든 브랜드로, 높은 인기에 힘입어 올해부터 웰메이드팀에서 독립해 별도의 사내벤처로 운영되고 있다.  
 
세정그룹의 1호 사내벤처 브랜드인 WMC는 지난 2020년 겨울 시그니처 제품 ‘탄탄 티셔츠’를 선보이며 큰 인기를 끌었고, 론칭 1년 만에 누적 판매량 4000장 이상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지난해 하반기보다 40% 이상 성장하는 성과를 냈다는 설명이다.  
 
형지I&C는 MZ세대를 겨냥해 만든 프리미엄 브랜드 '매그넘'을 지난 10월 신규 론칭했다. [사진 형지I&C]
 
형지I&C도 최근 20·30대를 겨냥한 패션 브랜드 ‘매그넘’을 선보였다. 기존에 형지I&C측이 전개하던 남성의류 브랜드 ‘본(BON)’에서 시작된 이 브랜드는 2020년 젊은 층을 겨냥해 본의 별도 라인인 ‘본 매그넘’으로 론칭된 뒤 독자 패션 브랜드로 분리돼 만들어진 브랜드다.  
 
형지I&C 관계자는 “2020년 본 매그넘 라인을 시범적으로 진행했었는데 MZ세대 사이에서 루즈핏과 와이드핏 등 ‘무신사룩’이 유행하면서 본 매그넘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이 기존 15%에서 올해 절반 이상으로 늘며 ‘매그넘’이라는 독자 패션 브랜드로 새롭게 론칭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매그넘 브랜드의 디자이너들 대부분이 MZ세대로 트렌디한 디자인의 옷과 아트웍을 개발하고 있어 젊은 소비자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며 “내년에는 글로벌 기업인 디즈니 코리아와 협업해 ‘미키마우스’와 ‘스타워즈’ 등과 협업한 의류 라인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기존에는 중장년층을 타깃으로 한 브랜드들을 운영해온 패션 회사들은 실적 정체를 겪을 수밖에 없다”며 “코로나 이후로 소비 큰 손으로 거듭난 MZ세대의 젊은 소비자들의 니즈를 만족시킬 수 있는 브랜드를 만들어야 오래 갈 수 있는 패션기업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차원의 조직이 만들어져야 획기적인 브랜드가 나오기 때문에 앞으로 기성 패션기업들이 자원과 인프라를 젊은 직원들에게 적극적으로 지원하며 가볍고 의사결정이 빠른 조직 구조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김채영 기자 chaeyom@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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