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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건설 유동성 괜찮나” 롯데정밀화학서 3000억원 또 ‘수혈’

2000억원 유상증자 롯데케미칼서 5000억원 차입
롯데정밀화학 포함 한달새 조달 금액 1조원 달해
롯데건설 “경기 침체 유동성 위기에 선제 대응 차원”

 
 
롯데건설이 시공단으로 참여하고 있는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현장. [연합뉴스]
 
시공능력 8위인 롯데건설이 또 다시 계열사로부터 자금수혈을 받으면서 업계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에도 유상증자와 그룹사 차입을 병행한지 벌써 세 번째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조달이 사실상 막히자, 계열사들로부터 지원 자금 확보에 총력을 쏟고 있다는 분석이다.
 
롯데건설은 운영자금 조달 목적으로 롯데정밀화학과 3000억원 규모의 금전소비대차계약을 체결했다고 지난 8일 공시했다. 롯데건설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롯데정밀화학에서 3000억원을 내년 2월 8일까지 3개월간 차입하기로 의결했다. 이자율은 7.65%다.  
 
이에 대해 롯데건설 측은 “단기 PF 금융환경이 아직 정상화되지 않아 안정적 재무구조를 갖고자 금회 차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계약은 앞서 실시한 2000억원 규모 유상증자와 5000억원 규모 차입의 연장선이다. 롯데건설은 지난달 18일 2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하고, 같은 달 20일 롯데케미칼에서 5000억원을 3개월간 차입하기로 했다.
 
롯데건설이 한 달간 조달한 금액은 1조원에 달한다. 이는 원자재 가격 상승과 부동산 경기 침체 우려 속에 레고랜드 사업 자산유동화 기업어음(ABCP) 사태로 건설업계가 유동성 위기를 겪으면서 선제 대응에 나서는 차원으로 해석된다. 롯데건설은 또한 주주사 유상증자와 단기차입 이외에 은행권 등의 일반 대출, 담보 차입 등으로 1조원 이상의 자금조달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신용평가(KIS)에 따르면 10월 21일 기준 롯데건설의 채무인수, 자금보충 약정 등의 신용보강을 제공한 PF 우발채무(장래 일정한 조건이 발생했을 때 생기는 채무) 규모는 약 6조7000억원(정비사업 관련 1조2000억원 포함)이며, 올해 말까지 약 3조1000억원의 만기가 집중된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지난 9월 말 별도기준 7000억원의 현금성자산 등을 보유하고, 주주사 유상증자와 단기 차입, 추가적인 은행권 자금조달 추진 등으로 원활하게 유동성을 확보할 경우 올해 내 만기가 도래하는 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등에 대한 대응은 대부분 가능한 상황으로 판단된다.  
 
또한 KIS는 롯데건설의 PF 우발채무 6조7000억원 가운데 착공·분양 이전 단계의 예정사업장이 4조4000억원이나 보증을 제공한 예정사업장 중 수도권 비중이 43%에 이르는 등 전반적인 사업성은 양호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홍석준 KIS 기업평가본부 실장은 “롯데그룹의 직간접적인 지원 하에서 선제적으로 자금조달 방안을 추진하는 점은 긍정적으로 판단할 수 있지만, 현재 추진 중인 1조원 이상의 은행권 차입, 담보대출을 포함한 유동성 확보 방안의 최종적인 실현 여부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확인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금리 상승과 금융권 전반의 위험 회피 기조 하에서 PF 유동화시장의 경색이 장기화될 수 있고 주택·분양시장의 경기 저하도 심화되고 있는 만큼 PF 우발채무와 관련한 불확실성을 조기에 해소하지 못할 경우 경제적 기반여건에서 부정적 영향이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이승훈 기자 wavele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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