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명 중 6명 “내년 상반기 집값 더 떨어질 것” 하락 전망 최다
직전 조사 대비 상승 비중 12%에 그쳐, 하락은 65%
하락 전망 주요 이유는 경기 침체와 대출 금리 인상
10명 중 6명이 내년 상반기에도 집값이 내려갈 것으로 전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18일 부동산R114가 올해 10월 31일부터 11월 14일까지 15일간 전국 1738명을 대상으로 ‘2023년 상반기 주택 시장 전망’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10명 가운데 6명 가량이 주택 매매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2008년부터 약 15년 동안 관련 조사를 진행한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전년 동기나 직전 조사 결과와 비교해도 상승 응답 비중이 급격하게(48%→24%→12%) 줄었고, 하락 응답은 전년 동기 대비 4배 이상(14%→38%→65%) 커졌다.
보합 전망은 22.73%로 상승 응답과 마찬가지로 직전 조사(37.49%) 대비 크게 줄었다. 상승과 보합에서 하락에 대한 전망으로 소비자들의 관점이 대거 이동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전세 가격 전망의 경우도 하락(41.66%) 전망이 상승(20.71%)보다 우세했다. 다만 보합 전망에 대한 비중도 37.63% 수준을 차지하고 있어 임대차 시장에 대한 소비자 가격 전망은 관점이 상대적으로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분위기다.
매매가격 하락 이유는 경기 침체 가능성과 대출 금리 인상
여기에 고공 행진하는 물가를 잡기 위해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이 빨라지는 등 대출 이자 부담이 주택 수요 이탈을 불러오는 모습이다. 이어 ‘대출 규제로 매수세 약화(12.41%)’ 응답 비중이 그 다음으로 크게 나타났다. 이 밖에 하락 요인으로는 ▶이자 및 세금 부담으로 매도물량 증가(11.71%) ▶가격 부담에 따른 거래 실종(9.24%) 등이 뒤를 이었다.
매매가격 상승에 대한 응답도 금리와의 연관성이 컸다. ‘급격한 기준 금리 인상 기조 변화(29.95%)’를 가장 많이 선택했다. 미국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물가의 피크아웃(고점)이 설득력을 얻으면서 중앙은행이 금리 인상에 대한 속도 조절에 나설 가능성도 커졌기 때문이다.
그 다음으로는 ‘핵심 지역 고가아파트 가격 상승(28.50%)’ 응답이 높았다. 정부와 서울시가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등 정비사업 규제를 대거 완화하면서 서울 주요 지역에 포진한 노후아파트의 재정비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그다음으로는 ▶급매물 위주로 실수요층 유입(9.66%) ▶재개발, 재건축 정비사업 활성화(8.70%) ▶정부 규제 완화 전망(8.21%) 등이 꼽혔다.
전셋값 하락 이유는 임대인의 임차보증금 반환 리스크
전셋값이 오른다고 답한 360명 중 42.78%는 매수심리 위축으로 전세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가격 부담과 금리 인상, 대출 규제 등으로 위축한 매수심리가 상대적으로 전세 시장 수요를 늘려 가격 불안감을 높일 수 있다는 의미다. 그다음으로는 ▶임대인의 월세 선호로 전세 공급 부족(19.17%) 응답이 높았다. 세금 부담과 대출이자, 물가 상승 등 다주택 유지 비용이 과거보다 커지면서 전세물건은 줄고 월세 거래가 늘고 있다. 그 외 상승 요인은 ▶월세 오름세에 전세가 상승 압력(11.94%) ▶청약(사전청약)을 위한 일시적 전세 거주 증가(8.89%) ▶서울 등 일부 인기지역 입주물량 부족(8.89%) 등으로 나타났다.
내년 상반기 핵심 변수는 금리 인상 여부와 대외 경제여건
게다가 인플레이션에 따른 경제 성장률 둔화와 환율과 수출 등의 대외 경제여건도 불확실성이 상당하다. 그 외 하반기 주요 변수로는 ▶대출세금 등 부동산 규제 변화 여부(15.94%) ▶민간소비 등 국내 실물 경기지표 변화(9.61%) ▶물가상승(인플레이션, 9.49%) ▶전월세 등 임대차 시장 불안 지속 여부(8.00%) 등을 선택했다.
부동산R114의 상·하반기 주택 시장 전망 설문조사는 매년 2회씩 진행한다. 2023년 상반기 조사는 올해 10월 31일부터 11월 14일까지 15일 동안 전국 1738명을 대상으로 진행했으며 설문 조사의 표본 오차는 95%의 신뢰수준에 ±2.35%포인트다.
박지윤 기자 jypark92@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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