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군제 특수’ 실종에도 선방한 ‘K뷰티’…현실은 ‘산 넘어 산’
소비심리 침체 우려 속에서도 광군제서 선방 실적
애경·LG생건, 매출 기대치보다↑아모레는 공개無
광군제 특수는 사실상 실종…4분기부터가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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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최대 쇼핑축제인 ‘광군제’에서 ‘K뷰티업체’들이 희망을 엿봤다. 중국 정부가 강력한 코로나19 방역 정책을 유지하면서 소비심리 침체가 이어질거란 우려 속에서도 선방한 실적을 낸 것이다.
다만 코로나 이전과 같은 매출액은 기록하지 못해 ‘광군제 특수’는 사실상 실종됐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중국 당대회 이후 완화될 것으로 기대됐던 ‘제로 코로나’ 정책도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어 향후 실적에 대한 우려섞인 목소리는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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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소비심리 악화에도…애경·LG생건, 매출 기대치보다 ‘선방’
업계에 따르면 매년 11월 11일 진행되는 올해 중국 최대 쇼핑 축제 '광군제'에서 이달 1일부터 11일까지 전국 택배 처리량이 42억7200만개로 나타났다. 이는 택배 운송량이 평년 수준을 크게 밑돈 수치다.
지난해에는 택배가 가장 많이 몰리는 11일을 기준으로 6억9600만개가 접수된 반면 올해 5억5200만개로 전년보다 1억만개 이상 하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알리바바와 징둥 등 중국 대표 전자상거래 업체들은 아예 실적을 공개하지 않았다.
이 같은 광군제 부진에도 국내 뷰티업체들은 매출부문에서 선방한 수치를 기록했다. 애경산업은 올해 광군제 행사에서 전년 대비 60% 증가한 26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애경산업은 대표 화장품 브랜드인 에이지투웨니스 등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디지털 프로모션과 채널 다변화로 성과를 냈다.
이들은 알리바바 중심으로 운영했던 지난해와는 달리 새롭게 성장하는 신규 플랫폼 틱톡과 콰이쇼우에 분산 투자하는 전략으로 광군제를 준비해 기대 이상의 성과를 창출했다는 설명이다.
애경산업은 콰이쇼우에서 왕홍(중국 유명 인플루엔서)과 함께 진행한 라이브 방송이 좋은 성과를 거두는 등 콰이쇼우의 매출이 전년 대비 297% 급성장했다. 생활용품의 경우 전용 플래그십 스토어인 '티몰 국제 애경 개인용품관'에서 전년 대비 매출액이 약 5배 증가했다.
아모레퍼시픽 광군제 행사 매출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주요 제품 등에서 일부 성과를 보였다고 밝혔다.
LG생활건강은 올해 알리바바, 틱톡(더우인), 콰이쇼우 중심으로 진행한 광군제 행사에서 전년대비 7% 감소한 약 3600억원의 매출을 보였다. 이 중 후를 비롯한 숨, 오휘, CNP, 빌리프, VDL 등의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는 전년대비 7% 감소한 34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럭셔리 뷰티 이외에서는 피지오겔 매출이 80% 신장했다.
기존 주력 채널이었던 알리바바에서는 ‘후’가 럭셔리 뷰티 16위를 기록하며 전년대비 순위가 하락했다. 다만 틱톡과 콰이쇼우에서 뷰티 카테고리 브랜드 1위를 차지했다. 특히 틱톡에서는 뷰티와 전자제품 등을 포함한 모든 카테고리에서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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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군제 특수는 사실상 실종…4분기부터가 진짜
광군제는 매년 11월 11일 열리는 중국 최대 쇼핑 행사로 꼽힌다. 중국 매출 비중이 큰 K-뷰티 업체들의 대목으로 불린다. 하지만 이번 광군제는 중국 정부의 강력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정책까지 겹쳐 소비 심리가 악화돼 판매 실적이 좋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중국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주요 도시 봉쇄 등을 이어가고 있다.
중국 당대회 이후 완화될 것으로 기대됐던 '제로 코로나' 정책도 이어지고 있어 앞으로의 K뷰티업체들의 실적 전망도 좋지 못하다. 특히 이 같은 분위기가 지속되면 내년부터는 매출을 장담할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우려는 K뷰티업체들의 실적에서도 나타난다.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3분 누계 매출액이 3조472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13.9%가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1573억원으로 50.5%가 하락했다. 특히 이중 해외 영업손실은 96억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을 나타냈다. LG생활건강 사정 역시 같다. LG생활건강 3분기 누계 매출액은 5조3780억원으로 11.4%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5822억원으로 44.5% 하락했다.
업계는 향후 화장품 매출 회복 여부는 중국 외 글로벌 시장에서 어떤 성과를 내느냐에 달렸다고 평가했다. 과거 ‘사드(THAD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태’ 이후 한한령(중국 내 한류 금지령)으로 인한 피해까지 고스란히 떠안으면서도 중국 의존도를 낮추지 못해온 탓이란 지적이다.
때문에 글로벌 화장품 시장에서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 “광군제는 11월 특수 대목으로 꼽히지만 우려 속 선방한 수치지 광군제 특수를 누렸다고 보기는 어렵다”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에는 뷰티 업체들의 화장품 매출 비중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 시장에 중점을 뒀지만 점점 중국 외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는 실정”이라며 “중국 시장 이외 또다른 먹거리를 찾아나서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현주 기자 shj1004@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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