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총파업에 산업계 ‘초토화’
정부, 28일 화물연대와 대화…업무개시명령 가능성도
민주노총 공공운수노동조합 화물연대본부(이하 화물연대)가 나흘째 총파업을 이어가는 가운데, 정부와 화물연대가 총파업 이후 처음으로 28일 만나 대화를 갖는다. 현재로선 정부와 화물연대가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 등과 관련해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어, 이번 총파업 사태가 쉽사리 봉합되긴 어려워 보인다. 정부는 내주에도 총파업이 지속될 경우, 업무개시명령 발동 가능성까지 열어두고 있다.
27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전국 12개 항만의 컨테이너 반출입량은 평상시의 20%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화물연대 총파업에 컨테이너 운송뿐만 아니라 시멘트‧레미콘업계 등도 업무 마비 상태에 내몰리고 있다. 예정된 시멘트 출하량의 10분의 1 수준 정도를 출하하는 등 운송 차질은 심각한 수준이다. 레미콘업계는 오는 29일부터 생산이 중단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25일 오후 경남 김해시에 위치한 레미콘 생산 현장을 방문해 업계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 지라에서 레미콘업계 관계자들은 “다음 주 화요일(29일)부터는 전국적으로 레미콘 생산 현장이 멈출 것”이라며 “공기(工期)가 생명인 건설 현장에 큰 피해가 발생할 뿐 아니라 주변 지역 경제도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철강업계 역시 화물연대 총파업 여파에 휘청거리고 있다. 총파업 이후 철강 제품 출하는 중단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원 장관은 전날 오후 경북 포항시에 위치한 포스코와 철강 제품 운송업체를 연이어 방문했는데, 이 자리에서 포스코의 관계자는 “지난 9월 태풍 힌남노의 피해를 현재까지도 복구 중이나, 이번 화물연대 집단 운송 거부로 복구 자재 반출입에 지장이 있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포스코 협력업체인 운송업체 관계자도 “평상시 100대의 화물차가 운행했으나 24일부터 일체 운송을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업무개시명령 발동되나
안전운임은 매년 운수사업자와 화주, 화물차주를 비롯해 공익위원 등으로 구성된 국토부 화물차안전운임위원회에서 결정되는 운임인데, 이 운임보다 낮은 운임을 지급하는 화주는 건당 과태료 500만원이 부과된다. 안전운임은 현재 컨테이너와 시멘트 품목에만 적용되고 있다. 지난 2020년 3년 일몰제로 시행돼 당초 올해 말 종료 예정이었으나, 정부‧여당은 총파업 전에 안전운임제 시한을 3년 연장한다고 밝힌 상태다.
정부와 화물연대가 안전운임제에 대한 입장차를 좁히지 못해 총파업이 지속될 경우, 정부가 업무개시명령을 내릴 가능성도 있다. 정부는 화물연대 총파업이 중단되지 않으면, 시멘트‧레미콘 등 파업으로 인한 피해가 심각한 업종에 대한 업무개시명령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오는 29일 국무회의에서 업무개시명령이 심의·의결될 경우, 2004년 도입 이후 첫 발동 사례로 기록된다.
이창훈 기자 hun88@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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