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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 ‘진옥동 시대’ 활짝…초고속 승진 신화 계속된다

8일 회추위서 새 회장 후보로 추천…조용병 용퇴 결정
4년간 신한은행 성공적 이끌며 경영능력 인정
회추위 “코로나시대 탁월한 위기관리 능력 돋보여”

 
 
신한금융지주가 8일 회장후보추천위원회 회의와 이사회를 잇따라 열고 진옥동 현 행장을 차기 대표이사 회장 최종 후보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진옥동 신한금융 차기 회장 후보. [사진 신한은행]
신한금융지주가 ‘깜짝 세대교체’를 선택했다. 당초 3연임이 유력했던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이 용퇴를 결정했고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새 회장 최종 후보로 추천됐다.  
 
지난 4년간 신한은행을 국내 ‘톱 은행’으로 자리잡게 한 진 행장의 경영능력을 인정하며 사외이사들도 표를 몰아줬다. 이로써 신한금융은 내년 3월 ‘진옥동 체제’로 새 시대를 열게됐다.
 

조 회장 용퇴…진옥동 ‘깜짝 추천’

신한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8일 오전 서울 중구 태평로 소재 본사에서 회의를 개최하고 진옥동 후보를 차기 대표이사 회장 후보로 추천했다.  
 
조 회장은 이날 본인 스스로 세대교체와 신한의 미래를 고려, 용퇴를 전격 결정했다. 회추위가 끝난 후 조 회장은 기자들에게 “훌륭한 후보들이 있어 세대교체를 할 시점으로 판단했다”고 용퇴 이유를 밝혔다. 
 
이에 최종 후보 경쟁은 남은 후보인 진 행장과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의 2파전으로 압축됐다. 이후 전체 사외이사 투표 결과 진 행장이 만장일치로 임기 3년의 차기 대표이사 회장 후보로 선정됐다.  
 
회추위는 “진 행장이 SBJ은행 법인장, 신한금융지주 부사장, 신한은행장 등을 역임하며 대표이사 회장으로서 요구되는 통찰력, 조직관리 역량, 도덕성 등을 고루 갖췄다고 판단했다”며 “특히 지난 4년 간 신한은행장으로 근무하며 리딩뱅크로서 지위를 공고히 하고 지속적인 성과창출 기반을 마련해 온 점, 사상 최대 실적을 연이어 달성하는 경영능력과 더불어 코로나 위기 상황에서도 탁월한 위기관리 역량을 보여준 점이 돋보였다”고 진 행장 후보 추천 사유를 설명했다.
 
진 행장은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 및 이사회 승인을 거쳐 회장으로 공식 취임하게 된다.  
 
당초 신한금융 회장직은 조 회장의 3연임이 유력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순익 4조원 시대를 열었고 지난 6년간 신한금융을 최고의 금융지주회사로 이끌었던 조 회장이 큰 무리없이 연임에 성공할 것으로 점쳐왔다. 하지만 스스로 용퇴를 결정하며 새 회장 후보 선출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1961년생인 진 행장은 서울 덕수상업고등학교와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중앙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고학력자가 많은 금융권에서 오로지 실력만으로 초고속 승진을 이뤄온 대표적인 케이스다.  
 
진 행장은 1980년 중소기업은행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해 이후 신한은행으로 자리를 옮겨 인력개발실, 고객지원부, 종합기획부 등에서 근무했다. 특히 일본 오사카지점장으로 재직할 때 신한은행의 일본 법인인 SBJ은행 출범을 주도한 뒤 SBJ은행 부사장, SBJ은행 법인장을 맡을 만큼 일본 영업에 강점을 보였었다.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지난해 8월 화상회의로 진행된 '제1차 신한은행 ESG 경영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신한은행]
 
이후 한국으로 돌아와 신한은행 경영지원그룹장 부행장과 신한금융지주 운영담당 부사장 등을 거쳤다. 지주 부사장 시절에는 조 회장의 강한 신임을 받으며 이때부터 사실상 차기 회장 후보로 거론돼왔다.  
 
이후 2018년 12월 신한은행장에 선임됐고 2년간의 성과를 바탕으로 2020년 12월 연임에 성공했다.  
 

성과 인정 받은 진 행장…향후 ‘연말 인사’ 방향은?

올 3분기 신한은행은 분기·누적 기준 모두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신한은행의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은 9094억원으로 전 분기(8200억원) 대비 10.9%, 전년 동기(7593억원)에 비해 19.8%가 증가했다.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2조5925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1301억원)에 비해 21.7% 증가했다.  
 
특히 3분기에 KB국민은행의 순익 2조5506억원을 제치고 2018년 이후 4년 만에 ‘리딩뱅크’ 타이틀을 가져오는 데 성공했다.  
 
디지털과 해외영업 부문에서의 실적도 눈부시다. 진 행장은 디지털 부문에 수백억원을 투입하며 모바일 앱 업그레이드에 힘을 쏟았다. 그 결과, 2018년 신한 쏠(SOL) 출시 이후 수집된 고객 의견 데이터를 분석하고, 1년여 간 ‘뉴 앱 프로젝트’의 기획 및 개발과정에 고객자문단 1만명을 투입시켜 업그레이드 버전인 ‘뉴 쏠(New SOL)’을 지난 10월 선보였다.  
 
이에 힘입어 기존 신한 쏠 이용자 90%가 뉴 쏠로 전환하는 등 높은 전환율을 선보이며 새 디지털 앱을 성공적으로 론칭시켰다. 현재 뉴 쏠 이용 고객은 730만명을 돌파한 상황이다.
 
또한 올해 3분기 기준, 신한은행은 해외법인(10곳)에서 3091억2600만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59% 늘어난 실적이며 4대 시중은행 가운데서도 가장 좋은 실적이다.
 
한편 진 행장이 신한금융 회장 최종 후보로 추천됨에 따라 신한금융 계열사의 최고경영자(CEO) 인사에도 관심이 쏠린다. 현재 임기 만료를 앞둔 신한금융 계열회사 수장은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과 이영창 신한투자증권 사장, 성대규 신한라이프 사장 등이다. 신한금융이 새 회장으로 새 인물을 선택하는 변화를 준 만큼 다른 자리들도 새로운 선택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스스로 용퇴를 결정하면서 3연임이 무산됐다. 사진은 지난해 11월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신한은행 채용비리 관련 항소심 선고 공판을 마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조용병 회장.[연합뉴스]
 
당초 업계에서는 조 회장의 3연임이 결정되고 3년 후 자연스러운 세대교체를 위해 부회장 자리가 신설돼 진 행장이 그 자리로 갈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다만 진 행장이 새 회장 최종 후보가 됐기 때문에 만약 부회장직이 신설된다면 다른 인물이 해당 자리에 부임할 전망이다.
 
일단 신한은행장 자리가 공석이 돼 이 자리에 대한 인선이 우선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부회장과 행장, 신한 다른 계열사 CEO의 인사는 회장 인선이 마무리된 뒤 본격적으로 가동될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가 결정한다.
 
다만 신한금융이 안정보다 변화를 선택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이번 회장 최종 후보 선출은 조 회장의 용퇴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신한금융이 코로나19 가운데서도 안정적 실적을 내고 있는 상황에서 굳이 계열사 수장 자리에 급격한 변화를 주지 않을 수도 있다”며 “금융당국의 금융사 압박도 이어지고 있어 변화보다 안정을 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김정훈 기자 jhoon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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