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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外人 이탈에 ‘산타랠리’ 실종…SK하이닉스 순매도 1위

12월 외국인 코스피 순매도액 1조2760억원
반도체 위축·거래대금 감소로 하방압력 커져

 
 
외국인이 차익 실현 등을 위해 순매도로 돌아서면서 연말 증시 반등이 어렵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큰 손’인 외국인 투자자들이 12월 들어 순매도로 돌아서면서 국내 증시의 하방압력이 커지고 있다. 대형 반도체주 위주로 순매도세가 확대되고 거래대금 자체가 줄면서 연말 추가 반등은 어려워진 분위기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투자자의 12월 코스피 순매도액(12일 기준) 1조2760억원에 달한다. 지난 10월 3조2379억원, 11월엔 4조1569억원씩 순매수했던 외국인투자자들은 연말 들어 매도세로 전환했다.   
 
외국인이 이탈하면서 10월(3.81%)과 11월(4.98%) 연달아 상승했던 코스피 지수도 상승 동력이 약화됐다. 11월 말 2470선을 넘겼던 코스피는 2370선까지 내려앉았다. 12월 들어 코스피 지수의 하락률은 4%를 넘어섰다. 
 
코스피와 코스닥지수는 11월 말 기준 각각 지난해 말보다 16.96%, 29.44% 하락한 상태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연초 이후 국내 증시는 글로벌 인플레이션 환경이 지속되는 가운데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고강도 긴축 통화 정책 지속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코로나19로 인한 중국 본토 봉쇄, 글로벌 경제성장 둔화 우려, 영국의 금융불안 등으로 급락했다”고 설명했다.
 
코스피 거래대금 자체도 줄어들고 있다. 연간 코스피 거래대금은 지난해 3825조원에서 올해 2120조원으로 급감했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2월은 계절적으로 모멘텀이 약해지는 시기”라며 “1년 중 12월에는 외국인 거래대금이 가장 큰 폭으로 줄고 수급과 실적 모멘텀이 동시에 약해진다”고 분석했다.
 
국내 증시에서 빠져나간 외국인의 자금은 중국으로 이동하고 있다. 3년 간 국경을 봉쇄해 온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이 완화될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미디어콘텐츠본부장은 “중국의 방역 정책 완화에 외국인이 중국 증시에 투자하고 한국 증시에서는 돈을 빼는 현상이 뚜렷하게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증시 부진 속에 외국인 투자자들은 국내 반도체 대형주 위주로 순매도하고 있다. 4분기 적자 전망에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각각 순매도 1위와 2위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SK하이닉스를 3976억1327만원, 삼성전자를 3034억8792만원 팔아치웠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올해 4분기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8조2264억원으로 40.67%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마이너스 3864억원으로 적자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국내 증시 시가총액 각각 1위, 4위인 만큼 전반적인 증시 하방 압력이 커질 수 있다.
 
어규진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반도체 혹한기에 D램과 낸드 가격이 모두 예상보다 급락(-24.3%)하며 반도체 실적 부진이 이어질 것”이라며 “스마트폰은 중저가판매 둔화로 전 분기 대비 반도체 수요 감소가 불가피해 보이고, 급격한 원·달러 환율 하락도 수익성에 전반적으로 불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악재가 겹치면서 산타랠리에 대한 기대감은 사그라드는 분위기다. 강대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한 달 만에 2400선을 밑돌아 베어마켓 랠리(약세장 속 반등)가 끝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며 “원화 가치 상승 주춤, 외국인 순매도 전환, 거래대금 감소 등으로 증시는 방향성 없는 장세를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이미 미국 등 주요국 지수가 10월 바닥 이후 오른 것을 감안하면 연말까지 주식시장 추가 상승 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 “상대적으로 덜 오른 종목인 조선, 소프트웨어, 미디어, 건강관리 종목등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홍다원 기자 daon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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