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없다”…디지털 바이오 융합 인재 키우려면
16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서 ‘바이오 미래 포럼’ 개최
“생물학·의학 교육과정 바꿔 ‘다학제’ 연구 추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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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들은 그동안 실험이나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단백질의 구조를 분석했다. 실험은 결과가 정확했지만 시간이 오래 걸렸다. 컴퓨터 시뮬레이션은 상대적으로 결과가 정확하지 않았다.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뇌인지과학과)는 16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바이오 미래 포럼’에서 “알파폴드는 딥러닝 알고리즘으로 단백질의 3차원 구조를 정교하게 예측했다”며 “인공지능이 쉬운 문제뿐만 아니라 어려운 문제에도 높은 수준의 정확도를 유지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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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교수는 디지털 바이오 산업에서 활약할 융합 인재를 키워내기 위해선 “생물학은 물론 의학의 대학 교육과정이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생물학 전공자가 단순히 AI를 배우거나 추가로 전공하는 것으론 충분하지 않다”며 “수학은 물론 물리학, 공학의 관점에서 연구개발(R&D)을 끌어갈 수 있는 인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융합형 인재는 산·학계를 가리지 않고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정 교수는 “국내 바이오 기업의 인사담당자들은 생물학 지식이 있는 사람은 많아도 데이터를 분석하고, 직접 모델까지 만드는 인재는 부족하다고 말한다”며 “미국에서 펠로우를 마친 의료진들은 실리콘밸리에서 만들어진 바이오 기술이 세상을 바꾸고 있지만, 자신들이 사용할 기계 장치의 원리는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생물학이 이미 수학과 공학 등 다른 학문을 경험한 인재가 성과를 나타내는 분야로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디지털 전환이나 4차 산업혁명 등은 분자로 구성된 현실 세계와 비트(bit)로 만들어진 컴퓨터 세계가 일치한다는 개념”이라며 “이런 개념이 적용되며 생물학은 기존 생명체를 탐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생명체를 만들면서 본질에 접근, 이해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다만 이런 연구를 추진하려면 바이오 인재를 육성해온 전통적인 방법으론 한계가 있다”며 “인재 육성의 방법을 근본적으로 재고해야 할 때”라고 했다.
이날 행사에서 ‘미래전략기술 육성:디지털과 바이오 기술의 접목’을 주제로 발표한 김선 서울대 교수(컴퓨터공학부)는 여러 분야의 학문을 깊이 있게 경험한 ‘리더’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김 교수는 “구글 딥마인드의 최고경영자(CEO)인 데미스 하사비스와 하버드대, 매사추세츠공대가 공동 설립한 브로드 연구소의 에릭 랜더 교수 등은 모두 여러 학문을 깊이 있게 경험한 ‘다학제’ 연구자들”이라며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폴드’와 같은 연구를 추진하려면 이런 리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내 기업이 AI를 기반으로 신약을 연구할 때 가장 어려워하는 점이 인재 확보와 (다른 분야를 전공한 연구자들간) 소통”이라며 “독립된 다학제 연구기관을 설립해, 이런 리더들이 조직을 중심으로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통솔력 있게 끌어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선모은 기자 sun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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