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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보험료 '1%대 할인' 고집하던 빅4 손보사…결국 꼬리 내렸다

현대해상·KB손보, 내년 車보험료 2.0%↓…삼성·DB도 동참 분위기

 
 
지난 여름 서울과 수도권에 내린 집중 호우로 서울 강남구 대치역 인근 도로에 폭우로 침수됐던 차들이 놓여 있다.[연합뉴스]
대형 손해보험사들의 내년 개인용 자동차보험료 인하폭이 당초 예상보다 높은 2%대 할인으로 결정되는 분위기다. 당정의 자동차보험료 인하 압박이 거세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21일 현대해상과 KB손해보험은 내년 개인용 자동차보험료를 2.0% 인하한다고 밝혔다.  
 
현대해상은 내년 2월 26일 책임 개시 계약부터, KB손보는 2월 25일 계약부터 2.0% 보험료 할인을 적용한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낮아진 사고율과 자동차보험 제도개선 효과 등을 감안해 자동차보험료를 인하했다"고 밝혔다. 메리츠화재도 이날 내년 2월 27일 책임 계약부터 자동차보험료를 2.5% 할인한다고 발표했다.
 
삼성화재와 DB손보도 22일 중 자동차보험료 인하폭을 결정할 것이 유력시된다. 이들 손보사들도 2%대 인하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삼성화재와 DB손보의 보험료 할인율도 현대해상, KB손보와 유사한 수준일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롯데손해보험은 내년 2%대 자동차보험료 할인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여기에 국내 자동차보험 시장점유율 85%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빅4 손보사까지 2%대 할인에 동참하는 분위기다. 그동안 주로 1%대 보험료 인하에 나서왔던 손보업계가 기존보다 높은 할인율을 적용하고 나선 셈이다. 지난해 초 자동차보험료를 내릴 때도 손보사들은 1.2~1.4%의 할인율을 적용한 바 있다.  
 
이처럼 손보사들의 자동차보험료 할인폭이 상승한 것은 당정의 압박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초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민생금융 점검 당정협의회에서 자동차보험료 문제를 거론하며 "고금리로 시름하는 서민들을 위해 보험료를 내려야 한다"고 밝히며 손보사들을 압박했다. 그는 지난 9월 30일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도 "고환율·고물가로 고통받는 국민들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돼 줘야 할 손해보험사들이 떼돈을 벌고 있다"며 "자동차보험료의 대폭 인하가 필요하다"고 주문한 바 있다.
 
성 정책위의장은 이후에도 꾸준히 보험료 인하를 촉구하는 발언을 이어갔다. 이달 9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는 "손해보험 업계 5위권인 메리츠화재는 자동차보험료를 최대 2.5%, 롯데손해보험은 2.9% 수준으로 인하할 것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며 자동차보험 시장점유율 85%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빅4 손해보험사들의 동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빅4 손보사들도 인하율을 1%대가 아닌 2%대로 높이라는 압박이다.  
 
올해 빅4 손보사들은 자동차보험에서 흑자가 예상되고 있다. 1~11월 빅4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평균 누적 손해율은 79.6%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0.3%포인트 하락했다. 자동차보험의 적정손해율은 77~80% 수준으로 본다. 12월 손해율이 치솟는다 해도 올해 자동차보험 실적은 흑자가 유력하다.  
 
그럼에도 손보사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보험료 인하에 나서는 분위기다. 지난 10년간 자동차보험 부문에서 쌓인 적자가 상당하고 차량 통행량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완전히 회귀하면 손해율이 다시 치솟을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이번 자동차보험료 할인폭 상승은 당국의 입김이 상당히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정훈 기자 jhoon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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