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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산업은행 ‘2인자’ 후보 눈길...부산 이전 가속화하나

유력 후보에 김복규 부문장
부산 발령 인사에 직원들 긴장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이 지난 26일 부산롯데호텔에서 열린 ‘부산혁신포럼 2기 출범식 및 산업은행 부산이전, 시민 대토론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의 ‘오른팔’이자, ‘2인자’로 칭해지는 산업은행 수석부행장 자리가 공석이다. 전임자인 최대현 산업은행 전 수석부행장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떠난 탓이다. 이 자리는 강 회장이 강력 추진 중인 ‘본점 부산 이전’을 현실화하는데 힘을 보탤 인물로 채워질 것으로 보이는데, 새 산업은행 노동조합 집행부와도 계속되는 충돌이 예상된다.
 

‘부산 이전 특명’ 받을 차기 수석부행장 누구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산업은행의 수석부행장 자리는 공석이다. 최대현 전 수석부행장은 12월 22일 임기를 다 채우지 않은 채 사임하고, 같은 날 자회사 KDB인베스트먼트 대표에 취임했다.
 
산업은행의 수석부행장 자리는 산은 내에서 ‘2인자’로 칭해지는 자리다. 내부 출신이 오를 수 있는 가장 높은 직급으로, 회장 보조를 맞춰 산은 경영을 총괄한다. 특히 이번 수석부행장 인사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수석부행장이 산업은행 부산 이전을 위한 준비단장을 겸직했기 때문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기존 수석부행장이 부산이전추진단장을 겸임했던 것으로 미뤄보아, 신규 선임되는 수석부행장도 해당 직무를 이어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차기 수석부행장은 강 회장의 ‘오른팔’ 역할을 수행하면서, 부산 이전을 성사시키는 것이 가장 큰 임무일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은행 수석 부행장직은 산은 임원후보추천위원회 추천과 회장 제청을 거쳐 금융위원회가 임명한다.
 
산업은행 안팎에서는 차기 수석부행장 유력 후보로 김복규 정책기획부문장(부행장)이 거론되고 있다. 김 부행장은 서울대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산업은행 입행 후 기획조정팀장, 프로젝트금융(PF)3실장, 인사부장, 회장 비서실장 등의 요직을 거쳤다. 강 회장과는 서울대 동문이다.
 
이처럼 ‘뜨거운 감자’인 산업은행 부산 이전을 전두지휘할 수석부행장 선임을 앞두고, 산업은행 새 노동조합은 반대 강경 기조를 이어가고 있어 이후 계속되는 충돌이 예견된다. 12월 13일 진행된 산업은행은 차기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한국산업은행지부 집행부 선거에서 당선된 김현준 당선인은 기존 노조의 ‘부산 이전 반대’ 입장을 이어갈 방침을 천명하고 있다.
 
1월 6일 임기를 시작하는 김 당선인은 “노조 측에서는 수석부행장직에 직원들의 목소리를 대변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임명돼야 한다고 보는데, 현재 거론되는 인물들 중에는 없다”면서 “차기 수석부행장은 강석훈 회장의 입맛에 맞는 사람이 선임될 것이라고 짐작 중”이라고 말했다.
 
지난 26일 산업은행 노조가 부산 롯데호텔 앞에서 ‘산업은행 부산 이전 및 경영진 불통 행보 규탄’ 집회를 개최했다. [사진 산업은행 노조]

조직개편에 인사발령까지…직원들 불안감 ↑

강 회장은 취임 이후 줄곧 ‘부산 이전’에 대한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12월 26일 강 회장은 부산롯데호텔에서 열린 ‘산업은행 부산 이전 시민 대토론회’에 참석해 “2023년 3월까지 산업은행을 부산 이전 공공기관으로 지정하는 절차를 모두 마치겠다”고 단언했다.
 
이 자리에서 강 회장은 “2023년 초 산업은행이 지방 이전 대상기업으로 지정되면 행정절차는 마무리된다”며 “국회를 설득해 법률적 절차가 마무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김 당선인은 당선 이후 입장문을 통해 “강 회장이 한국산업은행 회장으로서의 도리와 경제학자로서의 양심을 져버리고 오직 개인의 영달을 위해 고개를 조아리고 산업은행 부산 이전을 외치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강력 비판했다. 이어 그는 “모든 금융기관이 모여있어 전국에서 가장 낮은 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장소가 서울 여의도”라면서 “산업은행이 금융중심지 서울에 있어야 지방기업도 살아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산업은행은 11월 29일 이사회에서 부산 이전 추진력을 강화하는 데 중점을 둔 조직개편도 단행한 바 있다. 당시 조직개편으로 산업은행의 국내지점 영업을 총괄하는 ‘중소중견부문’의 명칭이 ‘지역성장부문’으로 변경돼 부산지역으로 이전된다. 부문 내 네트워크지원실과 지역성장지원실은 ‘지역성장지원실’로 통합돼 유사 업무가 일원화됐다.
 
당시 산은 측은 조직개편 배경에 대해 “동남권 지역을 국가 성장의 양대 축으로 육성하고 국가 균형 발전의 국가적 아젠다 실현을 지원하고자 한다”며 “지역성장 지원 업무를 강화하기 위한 방침”이라고 밝혔다.
 
앞선 조직 개편안을 바탕으로 내년에는 50명 가량의 산은 본점 인원이 부산 지역으로 발령될 예정이다. 이에 산업은행 직원들의 불안감은 커져가고 있다. 산업은행 한 직원은 “조직개편과 예정되어 있는 인사발령 등으로 내부 분위기는 외부에서 보는 것보다 훨씬 안 좋다”고 토로했다.
 
한편, 산업은행 노조는 앞으로도 출근 전 서울 여의도 본점 1층 로비에서 진행하는 ‘부산 이전 반대’ 시위를 지속할 예정이다. 또한 내달 19일 발표될 직원 인사에서 본사 직원 수십명의 부산 발령이 예상되는 만큼, 관련 사안에 대해 법률 검토를 받아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김윤주 기자 joos2@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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