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건설, 원자잿값 상승에 수익성↓…골프사업 해결책될까
3분기 누적 영업이익 182억원, 전년 대비 62% 감소
10월 대구·부산 미분양 1만가구 돌파, ‘빌리브’ 주택사업에 악영향
레저부문, 스크린골프·골프장사업 투자 확대…영업손실 벗어날까
신세계건설이 올해 원자잿값 상승과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수익성이 전년보다 약 60% 줄어들었다. 특히 신세계건설이 주택사업을 집중한 대구, 부산 지역 분양 시장이 악화하고 울산, 포항 등 향후 분양 예정 사업장도 분양 실적이 저조한 상황이다. 신세계건설은 최근 레저부문에서 스크린골프사업, 골프장사업 확장에 나서면서 사업다각화를 통한 수익성 강화에 시동을 거는 모습이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세계건설은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액 9949억3484만원, 영업이익 182억4741만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매출액은 10.3%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61.9% 줄어들었다.
수익성이 급감한 것은 올해 하반기 부동산 경기가 꺾이면서 분양 시장이 침체를 겪은 데다 원자잿값이 급격하게 상승한 것이 주요인으로 꼽힌다. 신세계건설은 지난 2017년 출시한 주택 브랜드 ‘빌리브’를 내세워 올해 9월 말 기준 32곳 가운데 대구와 부산에서 각각 5개, 4개의 주택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대구에서는 ▶대구 본동 주상복합(빌리브 클라쎄) ▶대구 칠성동 주상복합(빌리브 루센트) ▶대구 삼덕동 주상복합(빌리브 프리미어) ▶대구 본동3 주상복합(빌리브 라디체) ▶대구 감삼동 주상복합(빌리브 스카이)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부산에선 ▶부산 명지지구 아파텔 신축공사(빌리브 명지 듀클래스) ▶부산 명지지구 아파텔 신축공사(빌리브 명지 듀클래스) ▶부산 용호동 복합시설(빌리브 센트로) ▶해운대구 우동 생활형숙박시설(빌리브 패러그라프)을 짓고 있다.
문제는 신세계건설이 주택사업을 집중한 대구와 부산 지역 미분양 주택은 총 1만3000가구를 넘는 등 분양 환경이 급격하게 나빠지고 있다는 것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0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총 4만7217가구를 기록했다. 이 중 대구는 1만830가구, 부산은 2514가구로 각각 23%, 5% 비중을 차지했다. 경북 포항에서는 3995가구(8.4%), 울산은 1414가구(3%)가 주인을 찾지 못했다.
원자잿값 급등, 수익성 감소 직격탄…철근·레미콘·시멘트 가격↑
주택·건설 경기 침체영향으로 신세계건설의 건설부문이 부진한 사이 레저부문의 수익성 악화도 전체 영업이익 감소에 다소 영향을 줬다. 신세계건설은 건설부문과 레저부문으로 나뉘는데 코로나19로 인해 레저부문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레저부문은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449억6759억원의 매출액과 45억8089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레저부문은 신세계건설 전체 매출액의 4.5%를 차지하는 수준이지만 수십억대의 영업손실이 발생하면서 전체 영업이익을 줄이고 있다.
다행히 올 들어 코로나19 여파로 부진했던 레저부문의 적자폭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레저부문의 영업손실액은 2018년 19억5000만원에서 2019년 12억2000만원으로 줄었다가 코로나19가 터진 2020년 129억원으로 2배로 커졌다. 2021년에도 11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올해 9월 기준 46억원으로 감소했다.
이는 신세계건설 레저부문이 운영하는 아쿠아필드가 코로나19 사태로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약 9개월 동안 문을 닫았다가, 지난 5월부터 다시 정상 운영을 시작하면서 손실이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레저부문 골프사업 강화, 신세계건설 수익성 개선 미미할 듯
신세계건설은 ‘TGX(토탈 골프 익스피리언스)’라는 브랜드를 론칭하고 2023년 1월에 서울 스타필드 코엑스몰 내부에 스크린골프장 1호점을 개점할 예정이다. 신세계건설은 2022년 10월 11일 특허청에 TGX를 상표권 출원도 신청했다. 상표권 사업분류에는 골프 연습장 서비스업, 골프장피팅업, 경기장 시설임대업, 골프공 소매업 등을 등록했다. TGX는 수준 높은 전문 레슨, 특화 기술을 접목한 공간, 차별화된 서비스로 골프의 모든 경험을 제공하는 데이터 기반 프로미엄 골프 아카데미다. 신세계건설은 TGX가 현재 운영 중인 골프장과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는 교두보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오는 2026년까지 신세계건설이 보유한 자유CC의 골프코스를 기존 18홀에서 9홀 늘어난 27홀로 증설하기 위해 총 85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골프장 증설 투자비는 회원권을 분양해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하지만 레저부문이 신사업을 통해 흑자 전환에 성공하더라도 신세계건설에서 건설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훨씬 크기 때문에 수익성 증대 효과는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레저부문보다는 전체 매출액의 95%를 차지하는 건설부문이 신세계건설의 실적 변화를 주도할 것”이라며“신세계건설의 민간 주택사업은 대부분 도급사업이거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약정을 맺어 공사비 80~90%를 회수할 수 있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하지만 내년에도 고금리 등으로 부동산 경기 회복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보이는데 신세계건설은 울산, 포항 등 미분양 주택이 많은 곳에 분양사업을 준비하고 있다”며 “분양 성적이 부진할 경우 대금을 회수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 재무 부담이 커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부동산개발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이 하락 기조를 보일 때는 그룹 계열공사 수주로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거나 공공공사 수주를 확대하는 것이 돌파구가 될 수 있다”며 “신세계건설은 수원·청라 스타필드나 화성 국제 테마파크 등 신세계그룹이 추진하는 대형프로젝트를 통해 안정적으로 수익성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신세계건설 레저부문이 스크린골프사업에 진출하고 골프장사업을 강화해서 흑자로 돌아서더라도 건설부문 매출 비중이 훨씬 크기 때문에 전체 실적 개선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신세계건설은 최근 500억원 규모의 단기차입금을 금융기관으로부터 조달했다. 이는 건설 경기 불확실성에 대비하고 건설사업의 안정성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다.
신세계건설 관계자는 “신세계건설은 사업다각화로 주거사업 빌리브를 비롯해 물류센터, 지식산업센터, 리조트, 호텔, 교육시설등 외부사업을 확장하고 있다”며 “주거사업과 외부사업, 그룹사업의 매출 비중을 균형있게 구성하고 있으며 대형 프로젝트에 강점을 살려 경쟁력있는 프로젝트의 성공적 수행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지윤 기자 jypark92@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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