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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대신 남양연구소 택한 정의선…“위기를 기회로 만들자”

코로나 이후 3년 만의 대면 신년회 진행…신뢰·변화 통한 도약 제시

 
 
현대자동차그룹은 3일 현대차·기아 남양연구소에서 타운홀 미팅 방식의 신년회를 개최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새해 메시지에서 “도전을 통한 신뢰와 변화를 통한 도약의 한 해로 삼아,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보다 나은 미래를 향해 함께 나아가려 한다”고 말했다. [사진 현대차그룹]
경기 부진과 수출 악화 전망, 고금리 기조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까지. 2023년 계묘년에 드리운 어두운 그림자로 국내 기업들이 분위기를 살피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4대 그룹(삼성, SK, 현대, LG) 총수 중 처음으로 내부 소통을 통한 결속력 다지기에 나섰다. 직원들과 직접 소통을 통해 새로운 도전과 능동적 변화 의지를 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CES 대신 내부 소통 선택한 정 회장

정 회장은 3일 현대자동차·기아 남양연구소에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3년 만에 대면 신년회를 진행했다. 수백명의 연구소 임직원들과 그룹 주요 사장단인 현대차 장재훈 사장, 기아 송호성 사장, 연구개발본부 박정국 사장, TaaS 본부 및 차량 SW 담당 송창현 사장 등이 함께했다. 타운홀 미팅 방식으로 진행된 이번 신년회는 정 회장이 직접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은 글로벌 완성차업체 등이 모이는 세계 최대 규모의 가전·IT 박람회인 CES 대신 신년회를 선택했다. 2009년부터 13년간 매년 CES에 참가한 현대차는 올해 불참을 결정했다.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큰 새해 내부와의 소통을 통한 결속력 다지기가 더욱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 글로벌 자동차 시장은 경기 둔화 등의 영향으로 판매 회복세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영국 시장조사업체 LMC 오토모티브에 따르면 반도체 수급난 완화에도 올해 글로벌 시장은 전년 대비 4.8% 증가한 8834만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정 회장도 이날 신년회에서 올해 경영환경이 녹록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코로나19 여파에 금리와 물가가 상승하고 환율 변동 폭이 커졌을 뿐 아니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같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더해지며 경제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며 “우리는 한발 앞서 미래를 이끌며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전과 변화로 위기를 넘어선다

 
현대자동차그룹은 3일 현대차·기아 남양연구소에서 타운홀 미팅 방식의 신년회를 개최했다. 신년회 자리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직원들과 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 [사진 현대차그룹]
이날 정 회장이 수백명이 모인 신년회 자리에서 꺼낸 키워드는 ‘도전’과 ‘변화’다. 이를 통해 어려운 경영환경을 극복하고, 보다 나은 미래를 함께 개척해야 한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먼저, 전동화와 소프트웨어 그리고 신사업 부문에서 끊임없는 도전을 주문했다. 정 회장은 “시장을 선도하는 퍼스트 무버(선도자)가 되기 위해 최고의 인재를 영입하고, 기술을 개발하는 데 투자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전동화 체제로의 전환에 더욱 속도를 낼 계획이다. 올해 EV9부터 코나 EV, 레이 EV까지 다양한 차급의 전기차가 출시될 예정이다.

정 회장은 “올해 더욱 진화된 차량을 개발하고 공급해 글로벌 전기차 리더십을 공고히 하고, 전동화 체제 전환을 지속해 나가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라며 전동화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기반의 아이오닉5와 EV6로 세계 올해의 차와 유럽 올해의 차 등을 수상했으며, 글로벌 전기차 판매 톱 5에 이름을 올리며 전동화 체제로의 성공적인 전환을 알린 바 있다.

소프트웨어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정 회장은 “연구개발을 비롯한 회사 전반의 시스템을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며 “그래야만 우리는 비로소 보다 완벽한 SDV(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진화하는 자동차)를 만들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해 글로벌 경쟁에서 앞서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현대차그룹은 2025년까지 모든 차종을 SDV로 전환할 계획이다. 같은 기간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되는 모든 차종에 무선(OTA, Over-the-Air)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기본 적용하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구독 등 개인화된 서비스까지 제공할 예정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은 3일 현대차·기아 남양연구소에서 타운홀 미팅 방식의 신년회를 개최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가운데), 장재훈 현대차 사장(오른쪽에서 두번째), 송호성 사장(오른쪽에서 첫번째), 박정국 연구개발본부 사장(오른쪽에서 네번째), 송창현 TaaS본부 사장(오른쪽에서 다섯번째)이 직원들에게 새해 메시지와 사업 방향성 및 비전을 공유했다. [사진 현대차그룹]
그룹의 미래를 이끌어갈 신사업 분야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정 회장은 “그룹은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사업 영역에서 도전 중”이라며 자율주행, 미래 모빌리티, 로보틱스, 에너지, 신소재 등으로 신사업 분야 계획을 구체화했다.

정 회장은 “올해 국내에서 고속도로 자율주행(레벨3)이 가능한 차량을 출시하며, 북미에서는 레벨4 수준의 로보택시가 상용화된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상반기 중으로 레벨3 수준의 고속도로 자율주행 기능인 ‘HDP (Highway Driving Pilot)’를 탑재한 G90, EV9을 국내 선보인다.

미래 모빌리티와 관련해서는 “사람과 사물의 이동 목적에 부합하는 PBV 차량을 본격적으로 시장에 선보일 것이며, 항공 이동 수단인 AAM 프로토타입 기체도 개발해 모빌리티 서비스 프로바이더로서의 리더십도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로보틱스와 에너지 신사업 관련해서는 “보틱스 랩과 보스턴 다이내믹스 그리고 지난해 설립한 BD-AI 연구소 간 긴밀한 협업을 진행 중”이라며 “인류의 복지와 편의를 지원하는 인간 친화적인 제품 공급의 밸류체인을 꾸준히 완성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형원자로(SMR)와 같은 에너지 신사업 분야로의 확장을 추진할 것”이라며 “더욱 안전한 초고강도 철강 제품 개발과 스마트 물류 솔루션 육성에 박차를 가해 그룹의 미래 성장 동력을 지속 확보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이지완 기자 anew@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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