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울고 조선·2차전지 웃고…업종별 기상도는
[시계제로 2023 한국경제 어디로]③
中 빗장 해제…호텔·게임·미디어 ‘화색’
경기 침체 우려에 반도체·해운 감익 불가피
삼성전자 46% 감익, SK하이닉스 적자 전망도
[이코노미스트 마켓in 허지은 기자] 계묘년 한국 경제는 주요 업종별로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작년 하반기부터 주도주로 떠오른 조선과 2차전지는 올해도 글로벌 수요 증대에 힘입어 호실적이 예상된다. 해외 여행 증가와 중국발 규제 완화로 호텔 및 레저, 게임, 미디어 업종도 수혜가 기대된다. 반면 경기 침체 우려가 큰 반도체와 해운 등은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1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의 ‘2023년 기업 실적 추정치’ 자료에 따르면 올해 국내 증시 50개 업종 가운데 조선, 2차전지, 호텔 및 레저, 게임, 미디어, 인터넷서비스, 은행 등 39개 업종은 전년대비 영업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작년말부터 국내 증시를 주도한 ‘태조이방원(태양광·조선·2차전지·방산·원전)’ 중 조선과 2차전지는 올해도 랠리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조선·2차전지 날고 호텔·게임·미디어 뛴다
가장 큰 폭의 증익이 전망되는 업종은 조선이다. 조선 업종은 올해 영업이익 1조9408억원을 기록하며 전년(영업손실 2조4253억원) 대비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대우조선해양, 한국조선해양, HSD엔진 등 6개 조선사 모두 올해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됐다.
각국의 환경 규제 강화로 친환경 LNG 선박의 매력이 부각되는 가운데 노후 선박 교체 빅사이클이 도래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026년 유럽의 탄소배출권 거래제 시행을 앞두고 친환경 선박으로의 교체가 늘어날 거라는 전망이다. 여기에 고환율과 선가 운임 상승 등 업황 개선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봉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2023년 수주 물량 자체는 경기 침체 우려를 반영하면서 지난해 수준을 넘어서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연말로 가면서 업황은 회복될 것”이라며 “LNG가 친환경 연료로서의 대안으로 자리잡은 만큼 경제적 수명이 다하는 선박들을 친환경 선박으로 교체하는 빅사이클이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2차전지 업종도 이익 개선이 전망된다. 글로벌 완성차 내 전기차 비중이 확대되면서 2차전지 시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호황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기업별로는 LG에너지솔루션이 올해 영업이익 2조4576억원을 기록해 전년대비 102.5%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고 포스코케미칼(92.3%), 엘앤에프(66.4%), 에코프로비엠(57.6%), 삼성SDI(29.6%) 등도 이익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나타났다.
이현욱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북미 완성차 업체들과 2차전지 기업들의 ‘배터리 동맹’이 가속화하고 있다.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으로 북미 내 배터리 생산 공장 보유 여부도 가장 필수적인 요건이 됐다”며 “글로벌 기업들과의 안정적인 레퍼런스와 추가적인 조인트벤처(JV) 모멘텀을 고려하면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가 최선호주”라고 밝혔다.
해외 여행 빗장이 풀리면서 호텔 및 레저 업종도 빛을 볼 전망이다. 올해 영업이익 951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2250억원) 대비 322.8% 성장할 전망이다. 파라다이스와 호텔신라가 올해 각각 1126억원, 2331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전년대비 473.5%, 106.1% 증익할 것으로 전망됐고 롯데관광개발, 하나투어, 모두투어 등 여행사들도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게임과 미디어 업종은 중국발 규제 완화로 수혜가 예상된다. 김선영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의 제로(0) 코로나 종료의 파급력은 상상 이상이다. 한한령(限韓令) 해제 가능성도 기존과 달리 높아졌다”며 “한한령을 유지해도 한국에 초창기 같은 타격감은 없고, 그 사이 중국의 대외정책이 완화와 개방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밖에 건설, 정보기술(IT)서비스, 은행, 자동차 등은 전년대비 증익은 가능하겠지만 업황 개선세가 뚜렷하진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로 건설과 은행주는 단기 상승세를 보일 수 있지만 중장기 성장성은 한계가 있을 거란 전망이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핵심 이익인 광고·커머스 이익 성장이 둔화하는 점이 위기로 인식됐다. 작년 사상 최대 실적을 낸 현대차는 올해 고물가·고금리 여파로 인한 글로벌 시장 수요 둔화라는 산을 넘어야한다.
반도체·해운, 올해도 어렵다
반도체 업종은 올해도 반등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가 계속되는 가운데 경기 침체 우려를 반영해 글로벌 투자 수요 감소도 지속 중이다. 삼성전자의 반도체(DS) 부문은 올해 1분기 적자 전망이 나오고 있고, SK하이닉스는 연간 적자가 유력한 상황이다.
올해 SK하이닉스는 올해 2조5236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전년(7조9670억원) 대비 적자전환할 전망이다. SK하이닉스가 연간 적자를 낸 건 지난 2012년이 마지막이다. 삼성전자 역시 반도체 부진 여파로 올해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46.2% 감소한 19조5735억원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최도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한국 기업들이 메모리 반도체 독과점 체제를 구축한 2010년 이후 3번의 상승 사이클을 경험했고, 현재 세 번째 하락 사이클이 진행되고 있다”면서 “이번 공급 축소는 지난 사이클 수준을 뛰어넘은 역대급 강도”라고 우려했다.
해운 전망도 먹구름이 꼈다. HMM은 올해 영업이익이 2조8074억원에 그치면서 전년(10조993억원) 대비 72.2%나 감익할 것으로 전망됐다. 김영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해 벌크와 컨테이너 물동량 증가율은 작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며 “경기 침체 우려와 중국 셧다운 영향 등에 따른 수요 측면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다. 해운 업황 반등의 열쇠는 공급 완화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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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의 ‘2023년 기업 실적 추정치’ 자료에 따르면 올해 국내 증시 50개 업종 가운데 조선, 2차전지, 호텔 및 레저, 게임, 미디어, 인터넷서비스, 은행 등 39개 업종은 전년대비 영업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작년말부터 국내 증시를 주도한 ‘태조이방원(태양광·조선·2차전지·방산·원전)’ 중 조선과 2차전지는 올해도 랠리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조선·2차전지 날고 호텔·게임·미디어 뛴다
가장 큰 폭의 증익이 전망되는 업종은 조선이다. 조선 업종은 올해 영업이익 1조9408억원을 기록하며 전년(영업손실 2조4253억원) 대비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대우조선해양, 한국조선해양, HSD엔진 등 6개 조선사 모두 올해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됐다.
각국의 환경 규제 강화로 친환경 LNG 선박의 매력이 부각되는 가운데 노후 선박 교체 빅사이클이 도래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026년 유럽의 탄소배출권 거래제 시행을 앞두고 친환경 선박으로의 교체가 늘어날 거라는 전망이다. 여기에 고환율과 선가 운임 상승 등 업황 개선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봉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2023년 수주 물량 자체는 경기 침체 우려를 반영하면서 지난해 수준을 넘어서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연말로 가면서 업황은 회복될 것”이라며 “LNG가 친환경 연료로서의 대안으로 자리잡은 만큼 경제적 수명이 다하는 선박들을 친환경 선박으로 교체하는 빅사이클이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2차전지 업종도 이익 개선이 전망된다. 글로벌 완성차 내 전기차 비중이 확대되면서 2차전지 시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호황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기업별로는 LG에너지솔루션이 올해 영업이익 2조4576억원을 기록해 전년대비 102.5%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고 포스코케미칼(92.3%), 엘앤에프(66.4%), 에코프로비엠(57.6%), 삼성SDI(29.6%) 등도 이익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나타났다.
이현욱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북미 완성차 업체들과 2차전지 기업들의 ‘배터리 동맹’이 가속화하고 있다.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으로 북미 내 배터리 생산 공장 보유 여부도 가장 필수적인 요건이 됐다”며 “글로벌 기업들과의 안정적인 레퍼런스와 추가적인 조인트벤처(JV) 모멘텀을 고려하면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가 최선호주”라고 밝혔다.
해외 여행 빗장이 풀리면서 호텔 및 레저 업종도 빛을 볼 전망이다. 올해 영업이익 951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2250억원) 대비 322.8% 성장할 전망이다. 파라다이스와 호텔신라가 올해 각각 1126억원, 2331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전년대비 473.5%, 106.1% 증익할 것으로 전망됐고 롯데관광개발, 하나투어, 모두투어 등 여행사들도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게임과 미디어 업종은 중국발 규제 완화로 수혜가 예상된다. 김선영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의 제로(0) 코로나 종료의 파급력은 상상 이상이다. 한한령(限韓令) 해제 가능성도 기존과 달리 높아졌다”며 “한한령을 유지해도 한국에 초창기 같은 타격감은 없고, 그 사이 중국의 대외정책이 완화와 개방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밖에 건설, 정보기술(IT)서비스, 은행, 자동차 등은 전년대비 증익은 가능하겠지만 업황 개선세가 뚜렷하진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로 건설과 은행주는 단기 상승세를 보일 수 있지만 중장기 성장성은 한계가 있을 거란 전망이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핵심 이익인 광고·커머스 이익 성장이 둔화하는 점이 위기로 인식됐다. 작년 사상 최대 실적을 낸 현대차는 올해 고물가·고금리 여파로 인한 글로벌 시장 수요 둔화라는 산을 넘어야한다.
반도체·해운, 올해도 어렵다
반도체 업종은 올해도 반등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가 계속되는 가운데 경기 침체 우려를 반영해 글로벌 투자 수요 감소도 지속 중이다. 삼성전자의 반도체(DS) 부문은 올해 1분기 적자 전망이 나오고 있고, SK하이닉스는 연간 적자가 유력한 상황이다.
올해 SK하이닉스는 올해 2조5236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전년(7조9670억원) 대비 적자전환할 전망이다. SK하이닉스가 연간 적자를 낸 건 지난 2012년이 마지막이다. 삼성전자 역시 반도체 부진 여파로 올해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46.2% 감소한 19조5735억원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최도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한국 기업들이 메모리 반도체 독과점 체제를 구축한 2010년 이후 3번의 상승 사이클을 경험했고, 현재 세 번째 하락 사이클이 진행되고 있다”면서 “이번 공급 축소는 지난 사이클 수준을 뛰어넘은 역대급 강도”라고 우려했다.
해운 전망도 먹구름이 꼈다. HMM은 올해 영업이익이 2조8074억원에 그치면서 전년(10조993억원) 대비 72.2%나 감익할 것으로 전망됐다. 김영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해 벌크와 컨테이너 물동량 증가율은 작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며 “경기 침체 우려와 중국 셧다운 영향 등에 따른 수요 측면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다. 해운 업황 반등의 열쇠는 공급 완화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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