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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이 로봇들을 움직이는, 네이버 제2사옥 1784 [가봤어요]

로봇·공간·사용자 연결한 '테크 컨버전스 빌딩’
업데이트되는 정보 통해 지속적으로 로봇 성능 확장돼

[이코노미스트 송재민 기자] 수많은 자율주행 로봇들이 전용 엘리베이터를 타고 돌아다니며 커피를 건네주고 택배를 전달한다. 양팔 로봇이 임무를 마치고 돌아온 로봇들을 수시로 소독하며 관리한다. 한켠에선 로봇이 마치 사람 같은 붓터치로 그림을 그린다. 그리고 이 모든 로봇들은 또 다른 로봇이 제어한다.

네이버웍스를 통해 로봇 서비스를 이용하는 모습. [송재민 기자]

네이버 분당 제2사옥 ‘1784’에서는 자연스러운 일이다. 건물 내부에 들어서면 브레인리스 로봇 루키들이 여기저기 분주하게 돌아다니며 방문객들과 직원들을 반긴다. 

AI·로봇·자율주행 등 네이버 기술 집약된 테스트베드


2010년도에 지은 네이버의 첫 번째 사옥 그린팩토리는 당시 대표 사업인 검색 서비스를 상징하는 초록색을 테마로 지어졌다. 그로부터 12년 후 지어진 1784는 검색 서비스를 넘어 다양한 영역으로 사업이 확장된 네이버의 변화를 보여주듯 기술 지향성을 담은 앰비언트 그레이 색상이 건물 전체에 반영됐다. 

실제로 루키들을 따라다니다 보면 집약된 신기술들의 테스트베드로 활용되는 1784의 모습들을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오후 1시 33분. 1784 2층 회의실에서 모바일 앱으로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1잔을 시켰다. 1시 41분에는 ‘로봇이 배달장소로 가고 있습니다’라는 메시지가 전송됐고, 1시 44분엔 루키가 5G 통신 네트워크 인프라를 통해 스스로 문을 열고 들어왔다. 

“000님의 음료가 준비되었어요”라는 문구와 함께 “♥”가 디스플레이에 표시된다. 사람의 음성으로 말을 하면 거부감을 느끼는 경우가 있어 목소리는 넣지 않았다는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임무를 마친 루키는 유유히 문을 열고 전용 엘리베이터 로보포트를 타고 충전소로 향했다.

회의실에서 주문한 커피를 배달하는 로봇 루키. [송재민 기자]

지난해 4월 처음 해당 서비스를 시작했을 당시에는 커피가 배달되기까지 평균 15분~17분까지의 시간이 소요됐다. 현재는 적게는 5분에서 10분 안에 배달이 완료될 만큼 시간이 크게 단축됐다. 

1년도 채 되지 않은 시간 동안 루키는 건물 곳곳을 누비며 효율적 동선을 파악해 편리성을 강화했다. 루키가 작업을 수행하며 수집한 데이터를 통해 알고리즘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면서 점점 똑똑해지고 있다는 증거다. 

초기 1784에는 40대의 루키만 업무를 수행했지만 지금은 그 수도 100여대로 늘어났다. 그만큼 수집하는 데이터의 양도 증가했다는 의미다.

네이버 제2사옥 '1784'를 브레인리스 로봇 루키가 돌아다니는 모습. [송재민 기자]

최적의 동선 찾아 효율성 강화돼

뇌가 없는 로봇 루키가 똑똑해질 수 있는 이유는 ‘아크(ARC, AI·ROBOT·CLOUD)’의 제어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아크는 루키의 실직적인 두뇌 역할을 한다. 인공지능(AI)과 로봇(Robot), 클라우드(Clound)를 결합한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네이버 클라우드 플랫폼 기반으로 하는 멀티 로봇 인텔리전스 시스템이다. 아크는 로봇과 공간, 서비스와 사용자를 실시간으로 제어하고 연결한다. 

두뇌 역할을 하는 로봇 아크와 아크의 제어를 받는 브레인리스 로봇 루키가 이루는 시스템이 주목받는 이유는 상용화가 쉬어서다. 

로봇마다 고가의 센서를 탑재하는 기존의 방식이 아닌 초저지연 5G 네트워크로 클라우드에 연결함으로써 로봇 제작 비용을 낮출 수 있다. 또한 로봇 본체를 작고 가볍게 만들어 활용 분야도 더 다양해졌다는 평이다. 

1784에서 루키가 하는 일은 단순해 보인다. 그러나 그 뒤에 있는 기술들은 결코 단순하지 않다. 로보틱스와 클라우드, 5G 특화망부터 디지털트윈, AI 기술까지 수많은 기술들이 융합해 1784에 자리 잡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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