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보스의 시간은 부산으로”…韓 기업 총수들 엑스포 유치전 나선다
UAE에선 수출에 중점, 스위스에서는 엑스포에 초점
정‧재계 총출동…“해볼만”
[이코노미스트 이병희 기자] UAE에서 스위스로 이동한 윤석열 대통령과 대규모 경제사절단의 ‘2030 부산세계박람회(부산엑스포) 유치 활동’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UAE에서 300억 달러(약 37조원) 규모의 투자 약속을 얻어낸 경제사절단이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다보스 포럼(세계경제포럼)’에서 부산엑스포 유치전에 본격적으로 나설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대통령 순방 경제사절단은 17일(현지시간) 다보스 포럼 참석을 위해 스위스로 향했다. UAE에서 한국과 UAE의 관계 개선과 투자 유치를 끌어내는 데 주력했다면, 다보스포럼에서는 ‘2030 부산엑스포’ 유치전에 전념할 예정이다. 재계 관계자는 “아랍에미리트(UAE)에서 한국으로 시간이 흘렀다면 이제 다보스의 시간은 부산을 향한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로 53회째를 맞는 다보스포럼은 전 세계 주요 인사들이 경제‧안보‧기술 등 인류의 관심사나 공동으로 대응해야 할 주제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글로벌 행사다. 올해는 ‘분열된 세계에서의 협력’을 주제로 논의가 진행된다. 인텔, IBM, JP모건 등 해외 주요 기업 CEO가 참여하는 간담회도 열린다. 국내에서도 4대 그룹 총수들이 다보스 포럼에 참석한다.
주목할 점은 전 세계 리더들이 모인 이 행사에서 우리나라 재계 대표들이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해 나선다는 점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주최하는 ‘한국의 밤’ 행사에서는 전 세계 유력 인사를 초청해 부산엑스포를 홍보할 예정인데, 윤석열 대통령과 정·재계 주요 인사들이 모두 참석한할 전망이다.
정‧재계 인사들이 총출동해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해 나선 것은 엑스포 유치의 상징성을 넘어 경제 효과가 막대하기 때문이다. 5년마다 열리는 이 엑스포는 올림픽·월드컵과 더불어 세계 3대 국제 행사로 꼽힌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부산 엑스포의 경제 효과는 생산 유발 효과가 43조원, 부가가치 유발 효과가 18조원에 달한다.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이탈리아·우크라이나가 유치 신청서 제출하고 경쟁을 벌이는데, 우리 기업과 정부는 지난해부터 ‘따로 또 같이’ 협력하며 엑스포 유치를 위해 뛰는 중이다. 지난해 11월 최태원 회장과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 이형희 SK 사회적밸류(SV)위원장, 김동욱 현대차 부사장 등 엑스포 민간유치위원들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171차 세계박람회기구(BIE) 총회에 참석해 엑스포 유치를 위한 3차 프리젠테이션(PT) 참관하고 각국 대사관 방문하며 민간 외교 활동을 펼쳤다.
당시 최태원 회장은 “가수 BTS, ‘꼬마외교관’으로 불리는 캠벨 에이시아, 드라마 ‘오징어게임’이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며 “한국이 하드웨어 강점과 소프트 파워를 겸비한 나라임을 알리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은 “경쟁국들이 개최지의 장점을 부각하려 노력했다면 우리나라는 부산 세계박람회가 세계인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설명하는 데 중점을 둬 차별성이 돋보였다”고 했다.
무게감 더한 유치전…“해볼 만 하다”
이번에는 이재용 회장, 정의선 회장, 구광모 회장 등 그룹 총수들이 직접 나선만큼 부산엑스포 유치전에 ‘급’이 다른 무게감이 실릴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BIE에 이어 다보스포럼에도 제네시스 G80 전동화 모델 등 친환경차 45대를 한국 주요 기업 대표단 등의 전용 차량으로 제공했다. ‘2030 부산세계박람회’ 홍보 문구가 랩핑 된 차량 58대를 운영하며 다보스포럼 참석을 위해 모인 각국 주요 인사 및 현지인,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세계박람회 개최 후보지인 부산 알리기에 나섰다.
한편, 지난달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한 대통령 특사로 유럽 4개국을 방문하고 돌아온 박형준 부산시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사우디아라비아 등) 경쟁국을 상당히 따라잡았고, BIE도 그렇게 평가한다”며 “유럽은 관망하는 자세이지만, 우리 지지세가 많을 수 있다고 볼 대목이 있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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