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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3년 내 10만 달러’ 간다고?…올 들어 28% 급등

이더리움도 올 초 대비 30% 폭등
12월 CPI 둔화로 코인 투심 개선
“비트코인 2만 달러는 부활 신호”
DCG發 리스크 경계하자는 신중론도

지난해 11월 미국 암호화폐(가상자산) 거래소 FTX 파산 사태 이후 1만5000달러대까지 주저앉은 비트코인은 2개월 만에 2만1000달러까지 치솟았다. [로이터=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윤형준 기자] 계묘년(癸卯年) 새해 비트코인 가격이 토끼처럼 껑충 뛰어올랐다. 지난해 11월 미국 암호화폐(가상자산) 거래소 FTX 파산 사태 이후 1만5000달러대까지 주저앉은 비트코인은 2개월 만에 2만1000달러까지 치솟았다. 이더리움·리플 등 주요 알트코인들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올해 들어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 속도가 둔화될 것이란 기대감이 주식시장은 물론, 암호화폐 시장에도 영향을 미친 것이다.


17일 암호화폐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10분 현재 비트코인은 2만1137달러(약 2616만9920원)에 가격을 형성 중이다. FTX 사태 이후 약 두 달 만에 2만 달러대에 안착한 것이다. 새해 첫날인 지난 1일과 비교하면 28%나 급등했다.

알트코인(비트코인 외 코인)도 크게 상승했다. 이더리움은 연초 대비 30% 상승한 1565달러(약 194만483원)에 현재 거래되고 있다. 같은 기간 리플과 에이다 가격은 각각 12%, 39% 오른 0.38달러(약 480원), 0.34달러(약 432원)로 나타났다.

웨이브릿지 가상자산 종합지수 'CMX10'. 지난 1개월간 지수가 급등했음을 알 수 있다. [사진 웨이브릿지]

핀테크 업체 웨이브릿지가 암호화폐 시장 시총 상위 10개 종목(토큰 제외)를 종합해 만든 지수인 ‘CMX10’는 이날 4033.87을 기록했다. CMX10이 4000대를 넘은 건 지난해 11월 9일(4172.5) 이후 처음이다. CMX10은 국내의 코스피 지수나 미국의 나스닥 지수처럼 전체 암호화폐 시장의 움직임을 보여주는 지수다.

이 같은 최근 암호화폐 시장의 강세는 인플레이션이 둔화된다는 지표들이 나타나면서 시작됐다.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것이란 기대가 암호화폐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금리가 안정되면 안전자산으로 몰렸던 시중자금이 비트코인 등 위험자산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생기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12일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지난해 12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6.5%롤 1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하자, 비트코인은 이후 사흘 동안 1만7000달러대에서 2만 달러대까지 폭등했다. 이번 CPI는 시장의 예상(6.5%)에 부합한 것이면서, 전월 수치(7.1%)를 크게 밑돌았다.

17일 중립(51) 상태를 기록한 암호화폐 공포·탐욕 지수. [사진 얼터너티브]

암호화폐 시장의 투자 심리도 개선세에 접어들었다. 암호화폐 데이터 제공 업체 얼터너티브가 만든 ‘암호화폐 공포·탐욕 지수’는 지난 15일 52로 ‘중립’ 상태를 나타냈다. 이 지수가 50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4월 5일(53) 이후 처음이다. 공포·탐욕 지수는 0에 가까울수록 시장의 극단적 공포를 나타내며, 100에 가까울수록 극단적 낙관을 의미한다.

새해 코인 시장 강세, ‘찐반등’이냐 단기 랠리냐

다만 이번 암호화폐 시장의 강세가 본격적인 상승장의 시작인지, 단순한 베어마켓(약세장) 랠리인지에 대해선 시선이 엇갈린다.

미국 외환중개업체 오안다의 크레이그 얼름 수석연구원은 코인데스크를 통해 “비트코인이 2만 달러를 회복한 건 ‘부활의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디지털 자산운용사인 코인셰어즈의 멜템 데미로스 최고전략책임자(CSO)는 “상승폭은 제한되겠지만, 비트코인이 앞으로 높게는 2만5000∼3만 달러에 형성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 헤지펀드 스카이브릿지캐피탈의 앤서니 스카라무치 최고경영자(CEO)도 2023년을 비트코인의 ‘회복의 해’로 규정했다. 스카라무치 CEO는 “비트코인이 2~3년 안에 5만 달러에서 최고 10만 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최근의 거시경제 및 투자심리 개선에도 불구하고 마냥 낙관하긴 어렵다는 신중론도 만만찮다. FTX처럼 유동성 문제를 겪고 있는 암호화폐 기업들의 리스크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디지털커런시그룹(DCG) 로고. [사진 디지털커런시그룹 트위터]

암호화폐 전문 벤처캐피탈인 디지털커런시그룹(DCG)의 자회사 제네시스 트레이딩은 알라메다 리서치, 쓰리애로우캐피탈(3AC)에 막대한 자금을 대출해줬다가 이들 회사가 파산 신청을 하면서 700만 달러의 손실을 봤다.  DCG가 이 같은 유동성 위기를 해소하지 못하면 리스크가 시장 전체로 확대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주기영 크립토퀀트 대표는 “DCG가 제네시스 트레이딩으로 발생한 채무를 갚아야 하는 시기가 오는 5월 23일”이라며 “그때까지 돈을 갚지 못하면 DCG 사단의 자회사 코인데스크, 그레이스케일 등이 다른 회사에 넘어가거나 팔리는 일이 생길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올해도 전고점을 뚫기 힘들고, 아무리 빨라도 연말은 돼야 상승장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보수적으로는 2~3년 후까지도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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