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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리오프닝 기대감 높지만…매수 타이밍 지났다 [이종우 증시 맥짚기]

'제로 코로나' 철회에 눈높이 높아졌지만
주요국 리오프닝 후 경기회복 더뎌
기대감만으로 매수하기엔 리스크 커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 철회에 리오프닝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지금은 중국 리오프닝 관련 주식을 매수할 때가 아니다  [연합뉴스]
[이종우 이코노미스트] 연초 주식시장의 핵심 주제는 ‘중국 리오프닝’이다. 작년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침체를 면치 못했던 중국 경제가 올해는 정책을 변경한 효과를 볼 거라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작년 한해 제로코로나 정책으로 중국의 경제 성장률이 3.0%에 그쳤던 걸 감안하면 올해 상황이 나아질 거라 기대하는 게 터무니없는 일은 아니다. 중국의 리오프닝에 대한 기대가 힘을 얻은 데에는 미국 월가의 역할이 컸다. 월가에서 중국을 주요국 중에서 가장 유망한 나라로 꼽았기 때문인데, 그 덕분에 중국의 리오프닝이 더 관심을 모을 수 있었다.

오랜 시간 중국 주식시장은 강한 변동성이란 특징을 가지고 있었다. 주가가 특정 계기를 만나면 크게 상승했다가 다시 하락한 후 오랜 시간 동안에 걸쳐서 저점을 만드는 과정을 이어왔다. 대표적인 사례가 2006~2008년 금융위기 직전까지다. 2006년 상반기까지 1200을 벗어나지 못하던 상하이종합주가지수는 상승 시작 20개월만에 6000을 넘었다.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가입 이후 중국경제의 대외 개방도가 올라가고, 강력한 투자를 기반으로 두 자릿수 성장을 계속한 게 주가를 끌어올린 동력이었다. 

하락도 상승만큼 역동적으로 진행됐다. 금융위기 발생 1년전인 2007년 10월 6124까지 올라갔던 상하이종합지수는 2008년 10월에 1664로 떨어졌다. 1년동안 73% 하락한 것이다. 미국 금융위기가 터졌을 때 중국시장이 이미 바닥에 근접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금융위기가 중국 주가를 끌어내린 원인이 아니었다고 봐야 한다.

중국시장이 가장 최근에 상승을 기록한 건 2014년이다. 상하이와 홍콩 시장에 교차투자를 허용하는 후강통 제도가 도입되면서 때 주가가 5000까지 상승했다가 다시 하락해 지난 5~6년간 3000 부근에 머물고 있다. 그 사이 미국시장은 네 배 가까이 상승했다. 

중국 주식시장이 오랜 시간 낮은 수준에 머물다 보니 월가에서는 중국 주가가 지금보다 더 떨어지는 일은 없을 거라 믿게 됐다. 미국시장이 작년에만 25% 가까이 하락했고, 지금도 주가가 바닥인지 아닌지 가늠하기 힘든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월가 입장에서 중국시장이 상당히 매력적인 대상일 수 밖에 없다. 

중국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 높아

여기에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더해졌다. 중국 정부가 제로 코로나 정책을 철회한 후 경기 부양을 위한 대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커지면서 주식시장이 이에 반응하기 시작했다. 2010년 이후 중국의 소매판매 추세와 작년 소비를 비교해 보면 작년 소비는 10년간 추세보다 5% 정도 밑에 있다. 아직은 과거 소비 추세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건데, 코로나가 처음 발생했던 2020년에는 해당 수치가 7% 넘게 벌어졌었다. 

시장에서는 리오프닝의 영향으로 2~3분기 중국의 성장률이 전분기보다 3% 정도 높아질 걸로 기대하고 있다. 코로나 발생 직후인 2020년 하반기처럼 급격한 성장률 상승이 있을 거라고 예상하는 건데, 이는 작년 4분기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이 팬데믹 이전 추세보다 4.6%, 팬데믹 이후 낮아진 성장 추세보다도 3.7% 낮은 수준에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충분히 기대할 수 있는 그림이다. 

성장률 상승에도 불구하고 부문별 회복은 다르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제조업 산업생산은 둔화되는 반면 소비가 빠르게 회복될 걸로 보이는데, 중국의 상품 생산은 팬데믹 이후 해외 소비 확대의 영향으로 이미 추세보다 높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어 추가 상승 여력이 크지 않다. 반면 소비는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어 앞으로 늘어날 여지가 있다. 중국의 12월 소매판매는 2019년보다 5.4% 높은 정도에 그치고 있는데, 지난 3년간 물가 상승을 감안할 경우 작년 소비는 사실상 팬데믹 이전 수준에 불과하다고 봐야 한다. 이를 감안하면 리오프닝 이후 중국의 소비는 최소 1년간 20% 이상 증가할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부동산도 경기 회복 기대의 한 축을 담당할 것이다. 중국 주요 70대 도시의 주택 가격 하락세가 1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중국정부가 부동산의 사적 개발을 적극 권장한 1990년대 후반 이후 최장기 위축이다. 최근에는 70개 주요 도시 중 전월보다 가격이 오른 곳이 10%도 되지 않을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았다. 이에 따라 중국 일부 중소도시에서는 일정 가격 이하로 부동산을 팔지 못하게 하는 가격 제한령을 내렸다.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30%를 부동산이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부동산 시장 침체는 다른 경제 부문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데, 부동산 위축이 약해질 경우 경제가 빠르게 회복할 수 있다.

중국 리오프닝 주식을 매수하기에는 늦은 시간

중국이 올해 주요국 주식시장 중 가장 유망한 시장으로 꼽히고 그 영향으로 주가가 올라가는 상황은 치명적인 약점을 가지고 있다. 주가가 오르지 않으면 전망을 구성하고 있는 논리 전체가 작동하지 못한다. 

만약 주가 조정이 7년을 넘어 8년으로 이어진다면? 올 한해도 중국시장이 3000을 중심으로 오르락 내리락 만을 거듭한다면? 중국의 리오프닝에 대한 기대와 경기회복 기대는 낮아질 것이다. 경기에 대한 전망을 토대로 주식시장 전망이 만들어지기 보다 주가 전망에 맞춰 경제 전망이 만들어졌고 다시 그 전망을 토대로 주가가 움직이는 형태이기 때문에 주가가 오르지 않으면 경제 전망은 물론 주가까지 한꺼번에 약해질 수 있다. 월가가 돈을 벌기 위해 강력하게 세일즈를 했던 많은 경우가 그랬던 것처럼.

작년까지 많은 주요국이 코로나 상황에서 빠져 나왔다. 통계적으로는 리오프닝에 들어간 후 2분기 정도 경기가 회복됐다고 하지만 효과를 감지할 수 있을 정도는 아니었다. 우리나라가 코로나 극대점을 지난 후 리오프닝에 들어가도 일반 사람들이 변화를 체감하지 못했던 걸 감안하면 리오프닝의 한계를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만 그런 게 아니라 주요국 대부분도 비슷한 형태였다. 

그런데 시장에서는 중국에서 대단한 리오프닝 효과가 발생할거라 기대하고 있다. 그 동안 중국정부가 다른 나라보다 강한 코로나 정책을 펴 왔기 때문에 이를 되돌리는 효과가 강하게 나타날 수 있을 거라 기대하지만 이는 아직 상상의 단계다. 실제 효과가 어느 정도 되는지는 시간이 지나봐야 가늠할 수 있다. 이런 한계를 무시하고 무조건 리오프닝 효과가 경제와 주가를 끌어올릴 거라 기대하는 건 맞는 생각이 아니다.  

지금은 중국 리오프닝 관련 주식을 매수할 때가 아니다. 추가 매수를 멈추고 코로나 이후 중국이 어떻게 되는지, 리오프닝 효과가 실제 발생하는지 지켜봐야 한다. 리오프닝에 대한 판단이 내려질 때까지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을 것이다. 올해 1분기내에 중국 리오프닝에 대한 판단이 가능할 텐데 그 때 주식을 매수해도 늦지 않다.

※필자는 경제 및 주식시장 전문 칼럼니스트로, 오랜 기간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 해당 분석 업무를 담당했다. 자본시장이 모두에게 유익한 곳이 될 수 있도록 여러 활동을 하고 있다. [기본에 충실한 주식투자의 원칙] 등 주식분석 기본서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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