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가 눈높이 낮춘 LB인베스트먼트, VC 혹한기 뚫을까 [공모꾼]
27년간 540여개 투자한 유니콘 발굴 전문 VC
하이브‧펄어비스‧카카오게임즈 초기 투자자
성장세 꺾이는 추세…희망 공모가 상단 5100원
‘-꾼’은 어떤 일을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 어떤 일 때문에 모인 사람을 뜻하는 접미사입니다. ‘공모꾼’은 공모주에 진심인 투자자분들께 예비 상장사 정보와 한 주간 공모주 시장에서 가장 뜨거웠던 소식을 전합니다. 기업공개(IPO) 일정부터 증권신고서를 토대로 한 실적·밸류에이션 분석까지. 매주 토요일, 공모주 투자에 꼭 필요한 정보를 보내드립니다. [편집자주]
[이코노미스트 마켓in 홍다원 기자] 범 LG그룹 벤처캐피탈(VC) LB인베스트먼트가 오는 3월 코스닥 상장 도전장을 냈다. 하이브 펄어비스·카카오게임즈 등 초기 투자해 성과를 낸 LB인베스트먼트는 공모 자금을 전부 펀드 자금 출자에 사용할 예정이다. 다만 VC업계가 위축된 만큼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LB인베스트먼트는 지난 26일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한다고 밝혔다. 1996년 설립된 LB인베스트먼트는 국내 VC 기업 중에서도 업력이 길고 성과가 좋은 편이다.
창립 후 27년 동안 540여개의 국내 기업에 투자했다. 특히 유니콘(상장 전 기업가치 1조원 이상) 기업 발굴로 성과를 내고 있다. 중소기업창업투자회사전자공시에 따르면 LB인베스트먼트는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총 20개의 조합에 총 1491억원을 투자했다.
성과도 좋다.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약 6300억 원을 회수했다. 원금 대비 3배 이상의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현재 포트폴리오로는 무신사‧에이블리‧뮤직카우 등이 포함됐다. 누적 투자 규모는 1조7000억원, 현재 운용자산(AUM) 규모는 약 1조20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VC 회사 229개 중 9위 규모 정도다.
LB인베스트먼트는 국내 증시에 상장한 6개 VC를 비교 기업으로 선정했다. 아주IB투자(027360)·SBI인베스트먼트(019550)·SV인베스트먼트(289080)·미래에셋벤처투자(100790)·다올인베스트먼트(298870)·대성창투(027830) 등이다. 기업 가치 평가 방식으로는 EV/AUM(매출액 대비 운용자산 비율)과 주가순자산비율(PBR) 방식을 적용했다.
LB인베스트먼트(옛 LG창업투자)는 LG전자와 LG상사 등 대기업의 지원으로 설립됐다. LG그룹 직계혈통인 구본천 대표는 1999년 LG전자와 LG상사가 가지고 있던 LB인베스트먼트 지분을 인수해 최대주주에 올랐다.
현재 LB인베스트먼트 최대 주주는 지분 100%를 보유한 LB그룹이다. 2000년 계열분리를 거쳐 LB그룹 출범 이후 2008년 LB인베스트먼트로 사명을 변경했다.
공모자금 전액은 결성 펀드의 출자 목적으로 사용될 계획이다.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LB인베스트먼트는 올해 89억9200만원, 2024년 45억6600만원 등 총 135억5800만원 규모의 펀드 결성이 목표다. 이미 결성된 ‘엘비혁신성장펀드II’를 비롯해 2024년 12월 결성이 예정된 블라인드펀드 등에 출자될 전망이다.
LB인베스트먼트는 총 공모주식 수는 462만주다. 신주 307만869주, 구주 153만9349주로 구성됐다. 희망 공모가 밴드는 4400~5100원이다. 예상 시가총액은 1022억원~1184억원 정도다. 오는 2월 23~24일 수요예측을 진행해 공모가를 확정하고 3월 2일부터 이틀 간 일반청약을 진행한다. 상장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이 맡았다.
LB인베 당기순이익 246억원→58억원 급감
다만 VC 업계가 상황이 좋지 않은 점은 문제다. 금리 상승기에 자금 조달이 어려워져서다. LB인베스트먼트는 투자 자금을 외부로부터 조달받아 최종 회수하기 까지 전 과정에서 경기 영향을 크게 받는다.
실제 실적 성장세도 꺾이고 있다. LB인베스트먼트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영업수익은 2019년 196억원, 2020년 280억원, 2021년 494억원으로 성장하다가 2022년 3분기 말 기준 173억원으로 하락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2021년 246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기준 58억원으로 줄었다.
IPO(기업공개) 시장 위축이 VC 기업의 실적으로 이어지고 있어서다. 펀드 평가 금액이 줄어들면서 악영향을 줬다. 국내 VC 펀드의 투자금 회수 방법은 대부분 매각 또는 IPO 방식으로 이뤄진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2022년 9월 기준 국내 벤처캐피탈의 투자회수 방식은 IPO(25.6%), 장외매각(50.6%) 및 상환(12.4%)을 통한 회수가 약 88.6%에 달한다.
코로나19 이후 급격하게 늘어났던 결성 총액 1000억원 이상 투자 조합(대형 벤처 펀드) 개수도 주춤하고 있다. 지난 12일 기준 중소기업창업투자회사전자공시에 따르면 2019년 6개였던 대형 벤처 펀드는 2021년 21개까지 늘어났다가 지난해 17개로 쪼그라들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LB인베스트먼트는 공모가를 지난해 6월 예비심사 서류 청구 당시 공모가보다 낮게 제시했다. 기존 공모 희망가인 6700~7500원에서 4400~5100원으로 낮춰 시장 친화적인 가격으로 승부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VC업계는 금리 인상으로 조달비용이 올랐고 후속 투자를 집행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주요 유니콘 기업들이 적자를 이어가고 있는 만큼 최소 7~9년간 대규모 자금이 들어갈 수 있을지 의구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LB인베스트먼트도 이러한 위험을 인정하고 있다. LB인베스트먼트는 증권신고서에서 “코로나19 이후 비상장기업이 높은 평가를 받던 시기 많은 중소기업창업투자회사의 평가이익이 상승했고 최근과 같이 시장이 악화된 시기에는 반대로 많은 평가손실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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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스트 마켓in 홍다원 기자] 범 LG그룹 벤처캐피탈(VC) LB인베스트먼트가 오는 3월 코스닥 상장 도전장을 냈다. 하이브 펄어비스·카카오게임즈 등 초기 투자해 성과를 낸 LB인베스트먼트는 공모 자금을 전부 펀드 자금 출자에 사용할 예정이다. 다만 VC업계가 위축된 만큼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LB인베스트먼트는 지난 26일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한다고 밝혔다. 1996년 설립된 LB인베스트먼트는 국내 VC 기업 중에서도 업력이 길고 성과가 좋은 편이다.
창립 후 27년 동안 540여개의 국내 기업에 투자했다. 특히 유니콘(상장 전 기업가치 1조원 이상) 기업 발굴로 성과를 내고 있다. 중소기업창업투자회사전자공시에 따르면 LB인베스트먼트는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총 20개의 조합에 총 1491억원을 투자했다.
성과도 좋다.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약 6300억 원을 회수했다. 원금 대비 3배 이상의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현재 포트폴리오로는 무신사‧에이블리‧뮤직카우 등이 포함됐다. 누적 투자 규모는 1조7000억원, 현재 운용자산(AUM) 규모는 약 1조20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VC 회사 229개 중 9위 규모 정도다.
LB인베스트먼트는 국내 증시에 상장한 6개 VC를 비교 기업으로 선정했다. 아주IB투자(027360)·SBI인베스트먼트(019550)·SV인베스트먼트(289080)·미래에셋벤처투자(100790)·다올인베스트먼트(298870)·대성창투(027830) 등이다. 기업 가치 평가 방식으로는 EV/AUM(매출액 대비 운용자산 비율)과 주가순자산비율(PBR) 방식을 적용했다.
LB인베스트먼트(옛 LG창업투자)는 LG전자와 LG상사 등 대기업의 지원으로 설립됐다. LG그룹 직계혈통인 구본천 대표는 1999년 LG전자와 LG상사가 가지고 있던 LB인베스트먼트 지분을 인수해 최대주주에 올랐다.
현재 LB인베스트먼트 최대 주주는 지분 100%를 보유한 LB그룹이다. 2000년 계열분리를 거쳐 LB그룹 출범 이후 2008년 LB인베스트먼트로 사명을 변경했다.
공모자금 전액은 결성 펀드의 출자 목적으로 사용될 계획이다.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LB인베스트먼트는 올해 89억9200만원, 2024년 45억6600만원 등 총 135억5800만원 규모의 펀드 결성이 목표다. 이미 결성된 ‘엘비혁신성장펀드II’를 비롯해 2024년 12월 결성이 예정된 블라인드펀드 등에 출자될 전망이다.
LB인베스트먼트는 총 공모주식 수는 462만주다. 신주 307만869주, 구주 153만9349주로 구성됐다. 희망 공모가 밴드는 4400~5100원이다. 예상 시가총액은 1022억원~1184억원 정도다. 오는 2월 23~24일 수요예측을 진행해 공모가를 확정하고 3월 2일부터 이틀 간 일반청약을 진행한다. 상장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이 맡았다.
LB인베 당기순이익 246억원→58억원 급감
다만 VC 업계가 상황이 좋지 않은 점은 문제다. 금리 상승기에 자금 조달이 어려워져서다. LB인베스트먼트는 투자 자금을 외부로부터 조달받아 최종 회수하기 까지 전 과정에서 경기 영향을 크게 받는다.
실제 실적 성장세도 꺾이고 있다. LB인베스트먼트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영업수익은 2019년 196억원, 2020년 280억원, 2021년 494억원으로 성장하다가 2022년 3분기 말 기준 173억원으로 하락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2021년 246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기준 58억원으로 줄었다.
IPO(기업공개) 시장 위축이 VC 기업의 실적으로 이어지고 있어서다. 펀드 평가 금액이 줄어들면서 악영향을 줬다. 국내 VC 펀드의 투자금 회수 방법은 대부분 매각 또는 IPO 방식으로 이뤄진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2022년 9월 기준 국내 벤처캐피탈의 투자회수 방식은 IPO(25.6%), 장외매각(50.6%) 및 상환(12.4%)을 통한 회수가 약 88.6%에 달한다.
코로나19 이후 급격하게 늘어났던 결성 총액 1000억원 이상 투자 조합(대형 벤처 펀드) 개수도 주춤하고 있다. 지난 12일 기준 중소기업창업투자회사전자공시에 따르면 2019년 6개였던 대형 벤처 펀드는 2021년 21개까지 늘어났다가 지난해 17개로 쪼그라들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LB인베스트먼트는 공모가를 지난해 6월 예비심사 서류 청구 당시 공모가보다 낮게 제시했다. 기존 공모 희망가인 6700~7500원에서 4400~5100원으로 낮춰 시장 친화적인 가격으로 승부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VC업계는 금리 인상으로 조달비용이 올랐고 후속 투자를 집행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주요 유니콘 기업들이 적자를 이어가고 있는 만큼 최소 7~9년간 대규모 자금이 들어갈 수 있을지 의구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LB인베스트먼트도 이러한 위험을 인정하고 있다. LB인베스트먼트는 증권신고서에서 “코로나19 이후 비상장기업이 높은 평가를 받던 시기 많은 중소기업창업투자회사의 평가이익이 상승했고 최근과 같이 시장이 악화된 시기에는 반대로 많은 평가손실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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