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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방비 폭탄’ 맞았는데…‘영하 17도’ 역대급 한파에 시민들 속앓이

25일 서울 영하 17.3도, 관측 이래 9번째로 낮은 수치
이번 주말 한파 지속…‘관리비 2배 올랐다’ 인증 다수
38.5% 상승한 가스요금 직접적 원인…지자체 지원 나서

서울 시내 가스계량기 모습.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정두용 기자] 역대급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가스요금 인상에 이미 한차례 ‘난방비 폭탄’을 맞은 시민들의 걱정이 높아지고 있는 분위기다.

28일 기상청 기상자료개방포털에 따르면 서울 기온이 지난 25일 오전 2시께 영하 17.3도를 기록했다. 이는 기상 관측망이 갖춰진 1973년 1월 이래 9번째로 낮은 수치다.

추위는 이번 주말(28~29일)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기상청은 28일 오전 국내 최저기온이 영하 18도 안팎을 기록할 것으로 봤다. 주요 도시 예상 최저기온은 ▶서울 영하 12도 ▶인천 영하 11도 ▶춘천 영하 17도 ▶강릉 영하 9도 ▶대전 영하 12도 ▶대구 영하 10도 ▶전주 영하 10도 ▶광주 영하 7도 ▶부산 영하 7도 ▶제주 0도 등으로 전망됐다. 또 찬 바람이 강하게 불면서 체감 온도는 5도가량 낮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낮 최고 기온 역시 영하 5도에서 영상 3도로 사이를 기록할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29일 역시 주요 도시 대부분 아침 기온이 영하 10도 안팎을 기록, 추위가 지속될 전망이다.

이같이 ‘역대급 한파’가 지속되자 시민들의 난방비 걱정이 늘고 있다. 이미 2022년 12월분 관리비 명세서를 인증하며 ‘관리비가 평년 대비 2배 이상 늘었다’는 글이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쏟아지고 있다.

‘난방비 폭탄’은 도시가스 요금이 2022년 네 차례 인상된 게 직접적 원인이 됐다. 러시아가 2022년 2월 우크라이나에 침공하면서 국제 에너지 가격이 급등했다.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가격이 치솟자 정부는 지난해 4·5·7·10월에 걸쳐 도시가스 요금을 인상했다. 가스공사가 각 회사에 판매하는 도시가스 도매가는 지난해에만 메가줄(MJ)당 5.47원 올랐다. 이는 직전년도 대비 42.3% 오른 수치다.

도매가 상승으로 인해 각 가정에 공급되는 도시가스 요금도 직전년도 대비 38.5% 상승했다. MJ 당 14.2원에서 19.7원으로 가격이 오른 상태에서 한파가 겹쳐 ‘난방비 폭등’이 발생했다. 정부는 올해 1분기 전기요금을 올리면서도 겨울철 난방비 부담 등을 고려해 가스요금을 동결했다. 다만 올해 2분기엔 MJ 당 최소 10원 인상이 예고돼 있어 향후 각 가정의 난방비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지방자치단체가 시행 중인 난방비 지원책. [연합뉴스]

역대급 한파가 지속되면서 난방비 급등에 대한 불만의 여론이 들끓자, 각 지방자치단체는 지원책 마련에 나섰다. 정부 역시 에너지바우처 지원과 가스요금 할인을 확대하기로 했다.

경기도는 취약계층 43만5564명, 시설 6225곳의 난방비를 지원한다. 200억원 규모의 예비비와 재해구호기금이 투입된다. 서울시는 예비비와 특별교부금으로 노숙인 보호시설이나 경로당 같은 사회복지시설에 난방비를 추가로 지원할 방침이다. 대전시 역시 저소득 한부모가정 4627가구에 22만원씩 월동비를 2월 말까지 지원한다. 이 밖에 강원도와 제주도 등에서 취약계층 대상 난방비 지원책을 확대했다.

서울에 거주하는 김씨(35)는 “가스요금이 오른 것은 알고 있지만, 관리비가 2배로 상승하는 걸 체감하니 갑자기 삶이 팍팍해진 기분”이라며 “물가 상승에 전기세 부담도 늘어 걱정이 많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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