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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하고 시식하고, 아직은 찝찝”…실내 소비자, 80%는 마스크 꼈다 [가봤어요]

[840일만에 ‘굿바이 마스크’]② 백화점·마트 직접 가보니
실내 마스크 의무착용 ‘27개월’만 해제...‘권고’로 전환
아직은 낯선 ‘실내 노마스크’...매장선 “매장 활기 기대”

현대백화점 신촌점 1층 매장에서 사람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이동하고 있다. [김서현 기자]

[이코노미스트 김서현 기자] “아직은 아무래도 좀 조심스럽죠. 실감이 안나기도 하고요.”

‘마스크 없는’ 새로운 한 주를 시작하는 지난달 30일 오전, 신촌 시내는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역 인근 백화점, 마트 역시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가운데, 아직은 마스크를 얼굴에 착용한 채 서로 눈치를 보는 사람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이날부터 대중교통, 병원 등 일부 시설을 제외한 실내 마스크 의무가 27개월만에 ‘권고’로 전환됐다. 마스크 착용이 의무가 아닌 자율 선택으로 바뀌면서, 마스크 없이도 실내 공간을 자유롭게 활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마트에서는 부담 없이 먹거리를 시식할 수 있고, 화장품 매장에서는 눈치를 보기 일쑤던 색조 화장품 시착을 보다 편하게, 한눈에 비교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유통업계에서는 더 많은 이들이 오프라인 공간을 찾아 매장에 활기를 더할 수 있으리란 기대를 모았다.

대형마트, 쇼핑몰 등은 물론 헬스장, 수영장에서도 마스크 착용이 의무가 아닌 자율로 전환된다는 점에서 이번 전환은 큰 변화다. 다만 현장에서는 아직 쉽사리 마스크를 풀어 헤치지 못하는 분위기가 다수 포착됐다.

각종 화장품 매장이 즐비한 현대백화점 신촌점 1층에서는 좀처럼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고객을 찾기 어려웠다. 20~30명이 로비를 오갈 때 1명 정도의 고객이 에스컬레이터를 가로질러 곧장 문밖으로 나가는 식이다.

현대백화점 신촌점 1층에 위치한 디올 매장. [김서현 기자]

디올 매장에서 약 두 달 전부터 근무해온 A씨는 “아직은 고객들이 마스크를 꼬박꼬박 착용하고 백화점에 들어서는 분위기”라며 “아무래도 백화점 내부 공간 안에 많은 사람이 몰릴 수 있다는 우려가 아직 많이 깔려있는 것 같아서, 며칠 기다려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디올 매장에서는 코로나19 확산이 감소세에 접어들 즈음부터 소독한 스파츌라(메이크업 도구)로 화장품 일부를 떼어내 고객이 제품을 시착해볼 수 있도록 해왔다. A씨는 “위생상 실내 마스크 착용 해제가 본격화된 이후에도 동일한 방식을 이어갈 예정이지만, 더 많은 고객이 부담없이 제품을 직접 둘러볼 수 있게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샤넬 매장에 진열돼 있는 향수 제품들을 정리하던 B씨 역시 “아직은 마스크 의무 해제가 실감되는 분위기는 아니지만, 더 많은 고객들이 매장을 찾아 제품을 둘러보리란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마트 신촌점 지하 식품코너에서 고객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냉장고 속 상품들을 살펴보고 있다. [김서현 기자]
 
대중교통선 착용 의무 ‘유지’...일부 혼선도

백화점 맞은 편에 위치한 이마트 신촌점 지하 식품 코너에서는 조금 더 자유로운 분위기가 느껴졌다. 이곳 역시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지만, 바깥 공간과 비교적 가까운 계산대 등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고객들을 여럿 만나볼 수 있었다. 현장에 있던 직원은 방문 고객 중 마스크를 착용한 비율이 80%에 가깝다고 전했다. 

매장에서는 기대감과 우려를 동시에 내비쳤다. 카트를 정리하던 이마트 현장 직원은 “마트에 방문하는 고객들이 더 자유롭게 매장을 둘러보고, 식품들을 구매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이 기대가 된다”면서도 “신촌점은 유동 인구가 많고, 특히 외국인이 많이 방문하는 위치에 있다 보니 다수의 고객을 접하는 입장에서 우려되는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이마트 직원들 역시 마스크 착용 ‘권고’ 대상이지만, 다수의 사람들과 접촉하는 업무 특성상 마스크 착용을 권장하는 편이라고도 덧붙였다.

이마트 신촌점 계산대에 모여 구입한 상품들을 계산하는 사람들. [김서현 기자]

친구들과 함께 장을 보러 이마트에 방문한 박서연(20)씨는 “건물 안에서도 마스크를 벗게 되니까 신기하다”며 “평소 안경을 착용하다 보니 추운 바깥 공간에서 실내에 들어설 때 마스크 위로 김이 서리는 상황이 불편했는데, 이제는 그런 불편을 감수하지 않아도 돼서 좋다”고 말했다.

다만 일부 장소에서는 의무가 남아있게 되면서 일부 혼선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대중교통을 비롯한 병원, 대형마트 내 약국, 등하교 통학 차량 등 감염취약시설에선 의무착용을 유지하기 때문이다.

박씨는 “실내 공간에서 느끼던 불편함은 줄어들었지만, 어차피 오갈 때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때문에 마스크를 항상 구비하고 썼다 벗는 상황을 반복해야 한다는 점은 다소 번거롭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부는 오는 5월 께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장소 구분 없이 해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기석 코로나19 특별대응단장 겸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마스크를 의무적으로 착용하지 않아도 되는 때는 5월 정도면 충분할 것”이라며 “모든 논의는 위원회 등을 중심으로 충분한 논의를 하고, 나오는 자료들을 살피면서 결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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