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도 SK하이닉스도 ‘메모리 쇼크’ 못 피했다
SK하이닉스, 10년 만에 분기 적자
삼성전자는 손실 겨우 면해
반도체 수출 부진에 1월 무역수지도 적자
[이코노미스트 이병희 기자] 메모리 반도체 한파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대표 반도체 기업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는 영업이익(잠정)이 20분의 1수준으로 쪼그라들었고, 같은 기간 SK하이닉스는 10년 만에 처음으로 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2022년 4분기 연결기준 잠정 매출액은 70조4646억원, 영업이익은 4조3061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액은 7.97%, 영업이익은 68.95% 줄어든 수준이다.
주목할 점은 삼성전자의 핵심 사업인 메모리 반도체 사업에서 27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는 데 그쳤다는 것이다. 1년 전 같은 기간, 삼성전자가 반도체 부문에서 8조83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을 고려하면 얼마나 큰 충격인지 짐작할 수 있다.
삼성전자 측은 “글로벌 경기침체 가능성 등 대외 환경의 불확실성이 이어진 가운데 메모리 사업 수요 부진으로 실적이 나빠졌다”고 설명했다. 또 “메모리 사업은 글로벌 고금리 상황이 이어지고 경기 침체 전망에 소비심리가 위축될 것이란 우려로 고객사들이 긴축재정 기조를 강화했다”며 “재고조정 영향으로 4분기 구매 수요가 예상보다 줄었다”고 전했다. 반도체 공급사들의 재고가 증가하면서 가격이 하락한 점도 실적 부진에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불황은 SK하이닉스도 피해 가지 못했다. SK하이닉스는 1일 실적발표회를 통해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잠정 영업손실이 1조7012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10년 만에 ‘분기 적자’를 낸 것이다. 2012년 SK 품에 안긴 이후 승승장구했지만, 글로벌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와 수요 둔화, 제품가 하락 영향에 부진을 면치 못한 것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실적 부진에 대한 우려가 가시화하면서 올해 투자 계획을 수정하기도 했다. 2022년 19조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했는데, 올해는 그 절반 수준으로 투자를 줄이겠다는 것이다.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아져 투자와 비용을 줄이고, 성장 가능성이 큰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우현 SK하이닉스 부사장(CFO)은 “최근 인텔이 DDR5가 적용되는 신형 CPU를 출시하고, AI에 기반한 신규 서버용 메모리 수요가 발생할 수 있는 긍정적인 시그널이 시장에 나오고 있는데 주목하고 있다”며 “시장 상황이 개선되면 턴어라운드를 해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반도체 기업의 부진으로 우리 경제의 성장판이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다. 산업통상자원부의 ‘1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수출은 전년 대비 16.6% 감소한 462억7000만 달러(약 56조9907억원), 수입은 2.6% 줄어든 589억6000만 달러(72조6328억원)를 기록했다. 1월 무역수지는 126억9000만 달러(약 15조6594억원) 적자로 집계됐다. 지난해 3월부터 11개월 연속 흑자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적자 심화의 주된 요인 중 하나로는 반도체 수출 악화가 꼽힌다. 지난달 반도체 부문 수출액은 지난해 1월보다 44.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월 수출 감소분의 약 52% 수준인데, 우리 경제가 특히 반도체 수출에 상당 부분 의존하고 있다는 점에서 반도체 시장 불황의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고금리·고물가, 러시아의-우크라이나 전쟁 등 세계 경제 하방 리스크 확대 속 올해 1월 수출이 감소했다”며 “대규모 에너지 수입 지속도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무역 적자가 확대됐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대외여건 불확실성 속에서 수출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보유한 모든 지원역량을 결집하고 수출지원 수단을 총동원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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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2022년 4분기 연결기준 잠정 매출액은 70조4646억원, 영업이익은 4조3061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액은 7.97%, 영업이익은 68.95% 줄어든 수준이다.
주목할 점은 삼성전자의 핵심 사업인 메모리 반도체 사업에서 27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는 데 그쳤다는 것이다. 1년 전 같은 기간, 삼성전자가 반도체 부문에서 8조83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을 고려하면 얼마나 큰 충격인지 짐작할 수 있다.
삼성전자 측은 “글로벌 경기침체 가능성 등 대외 환경의 불확실성이 이어진 가운데 메모리 사업 수요 부진으로 실적이 나빠졌다”고 설명했다. 또 “메모리 사업은 글로벌 고금리 상황이 이어지고 경기 침체 전망에 소비심리가 위축될 것이란 우려로 고객사들이 긴축재정 기조를 강화했다”며 “재고조정 영향으로 4분기 구매 수요가 예상보다 줄었다”고 전했다. 반도체 공급사들의 재고가 증가하면서 가격이 하락한 점도 실적 부진에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불황은 SK하이닉스도 피해 가지 못했다. SK하이닉스는 1일 실적발표회를 통해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잠정 영업손실이 1조7012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10년 만에 ‘분기 적자’를 낸 것이다. 2012년 SK 품에 안긴 이후 승승장구했지만, 글로벌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와 수요 둔화, 제품가 하락 영향에 부진을 면치 못한 것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실적 부진에 대한 우려가 가시화하면서 올해 투자 계획을 수정하기도 했다. 2022년 19조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했는데, 올해는 그 절반 수준으로 투자를 줄이겠다는 것이다.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아져 투자와 비용을 줄이고, 성장 가능성이 큰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우현 SK하이닉스 부사장(CFO)은 “최근 인텔이 DDR5가 적용되는 신형 CPU를 출시하고, AI에 기반한 신규 서버용 메모리 수요가 발생할 수 있는 긍정적인 시그널이 시장에 나오고 있는데 주목하고 있다”며 “시장 상황이 개선되면 턴어라운드를 해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반도체 기업의 부진으로 우리 경제의 성장판이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다. 산업통상자원부의 ‘1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수출은 전년 대비 16.6% 감소한 462억7000만 달러(약 56조9907억원), 수입은 2.6% 줄어든 589억6000만 달러(72조6328억원)를 기록했다. 1월 무역수지는 126억9000만 달러(약 15조6594억원) 적자로 집계됐다. 지난해 3월부터 11개월 연속 흑자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적자 심화의 주된 요인 중 하나로는 반도체 수출 악화가 꼽힌다. 지난달 반도체 부문 수출액은 지난해 1월보다 44.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월 수출 감소분의 약 52% 수준인데, 우리 경제가 특히 반도체 수출에 상당 부분 의존하고 있다는 점에서 반도체 시장 불황의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고금리·고물가, 러시아의-우크라이나 전쟁 등 세계 경제 하방 리스크 확대 속 올해 1월 수출이 감소했다”며 “대규모 에너지 수입 지속도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무역 적자가 확대됐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대외여건 불확실성 속에서 수출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보유한 모든 지원역량을 결집하고 수출지원 수단을 총동원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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