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은 언제 금리 낮추나…전기·가스비 ‘고공행진 물가’ 관건
미 연준, 올 첫 FOMC서 ‘베이비스텝’ 결정
파월 의장, 매파서 비둘기파로…“물가 상승 둔화 시작”
한은 상반기 중 ‘금리 동결’ 내놓을 수도…높은 韓 물가상승률 관건
[이코노미스트 이용우 기자] 지난 1년 동안 이어진 중앙은행들의 물가와의 전쟁에서 새로운 국면이 펼쳐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물가 상승 압력이 완화되고 있다고 판단하고 향후 ‘과잉 긴축’은 없다고 전한 것이다. 국내 시장의 관심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동결에 나설 수 있을지에 쏠린다.
4회 연속 자이언트스텝 감행했던 파월, ‘발언’ 변화 나타나
2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 연준은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1일(현지시간)까지 올해 첫 FOMC 정례회의를 열고 정책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연 4.50~4.75%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미 연준은 지난해 3월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며 제로금리 시대를 끝냈고, 이후 7차례 금리를 인상해왔다. 지난해 11월까지 4회 연속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을 밟은 바 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연준은 빅스텝(0.5%포인트 인상)을 실시하며 금리 인상 폭을 줄였고, 올해 들어와 첫 FOMC 정례회의에서 베이비스텝을 통해 금리 인상 속도를 낮췄다.
시장에서는 이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에도 주목했다. 파월 의장은 이번 금리 인상을 발표한 후 성명에서 “연준은 2% 물가상승률 목표를 위해 계속해서 금리를 올리는 것이 적절하다고 본다”라면서도 “처음으로 물가 상승 둔화(디스인플레이션) 과정이 시작됐다. 과도하게 긴축할 유인이나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금리 정책의 강도에 대해서는 “적절히 제약적인(appropriately restrictive) 수준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두어 차례(a couple of more) 추가 인상이 필요하다고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에 대해 통화완화적(비둘기파적, dovish)이라고 평가했다.
연준이 금리를 최대 2회 정도 금리를 인상한다 해도 과도하게 긴축할 의도가 없다고 밝혔고, 특히 최종금리가 5.25% 수준에서 동결될 가능성이 나타났다는 진단이다.
시장은 파월 의장의 비둘기파적 발언에 바로 반응했다.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이 끝난 후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0.10%포인트 큰 폭으로 하락했다.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 지수는 1.0% 상승했고, 미 달러화는 약세를 보였다.
다만 파월 의장은 “연준은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연준이 미 정부부채 디폴트에서 경제를 보호할 수 있다고 가정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연준이 물가가 아닌 시장의 어려움이나 정부의 사정에 맞춰 금리 결정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시장 관심은 한은 금리 동결…일부 금통위원도 ‘동결’ 지지
미 연준의 이번 금리 결정으로 국내 시장은 한은의 금융통화위원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은은 2월 23일 금통위를 통해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지난달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바 있다. 당시 이 총재는 금통위원 6명 중 3명이 최종금리를 3.50%로, 나머지 3명은 3.75%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후 공개된 한은 의사록에 따르면 금통위원 6명 중 2명이 1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의견을 내놓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이유로 한은 기준금리가 현재 연 3.50%를 기록한 상황에서 미 연준의 태도 변화를 반영하며 상반기 중 금리 동결 조치가 나올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다만 여전히 높아지고 있는 국내 물가는 한은의 부담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1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5.2% 올랐다. 전월 상승률이었던 5.0%보다 높아졌다.
전기·가스·수도가 같은 기간 28.3% 상승해,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한은은 중국의 경제활동 재개(리오프닝)로 인한 수요 상승과 미중 간 갈등 심화로 인해 다시 원자재가격이 상승하며 국내 물가의 추가 상승 여력을 높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한미 금리차는 1.25%포인트로 다시 확대됐고, 한은이 이번에 금리를 동결하면 그 차이는 더 커질 수 있다. 이에 따라 국내 금융시장 불안을 높일 가능성이 있어 2월 금통위에서 금리 인상이 다시 나올 가능성도 제기된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추가 기준금리 인상을 할 수 있는 요인은 원자재 가격 상승 혹은 연준이 더 크게 금리를 인상하는 것”이라며 “금리 인상이 마무리된 만큼 시장의 관심은 금리인하 시점이지만, 연내 인하할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4회 연속 자이언트스텝 감행했던 파월, ‘발언’ 변화 나타나
2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 연준은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1일(현지시간)까지 올해 첫 FOMC 정례회의를 열고 정책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연 4.50~4.75%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미 연준은 지난해 3월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며 제로금리 시대를 끝냈고, 이후 7차례 금리를 인상해왔다. 지난해 11월까지 4회 연속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을 밟은 바 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연준은 빅스텝(0.5%포인트 인상)을 실시하며 금리 인상 폭을 줄였고, 올해 들어와 첫 FOMC 정례회의에서 베이비스텝을 통해 금리 인상 속도를 낮췄다.
시장에서는 이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에도 주목했다. 파월 의장은 이번 금리 인상을 발표한 후 성명에서 “연준은 2% 물가상승률 목표를 위해 계속해서 금리를 올리는 것이 적절하다고 본다”라면서도 “처음으로 물가 상승 둔화(디스인플레이션) 과정이 시작됐다. 과도하게 긴축할 유인이나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금리 정책의 강도에 대해서는 “적절히 제약적인(appropriately restrictive) 수준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두어 차례(a couple of more) 추가 인상이 필요하다고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에 대해 통화완화적(비둘기파적, dovish)이라고 평가했다.
연준이 금리를 최대 2회 정도 금리를 인상한다 해도 과도하게 긴축할 의도가 없다고 밝혔고, 특히 최종금리가 5.25% 수준에서 동결될 가능성이 나타났다는 진단이다.
시장은 파월 의장의 비둘기파적 발언에 바로 반응했다.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이 끝난 후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0.10%포인트 큰 폭으로 하락했다.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 지수는 1.0% 상승했고, 미 달러화는 약세를 보였다.
다만 파월 의장은 “연준은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연준이 미 정부부채 디폴트에서 경제를 보호할 수 있다고 가정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연준이 물가가 아닌 시장의 어려움이나 정부의 사정에 맞춰 금리 결정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시장 관심은 한은 금리 동결…일부 금통위원도 ‘동결’ 지지
미 연준의 이번 금리 결정으로 국내 시장은 한은의 금융통화위원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은은 2월 23일 금통위를 통해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지난달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바 있다. 당시 이 총재는 금통위원 6명 중 3명이 최종금리를 3.50%로, 나머지 3명은 3.75%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후 공개된 한은 의사록에 따르면 금통위원 6명 중 2명이 1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의견을 내놓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이유로 한은 기준금리가 현재 연 3.50%를 기록한 상황에서 미 연준의 태도 변화를 반영하며 상반기 중 금리 동결 조치가 나올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다만 여전히 높아지고 있는 국내 물가는 한은의 부담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1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5.2% 올랐다. 전월 상승률이었던 5.0%보다 높아졌다.
전기·가스·수도가 같은 기간 28.3% 상승해,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한은은 중국의 경제활동 재개(리오프닝)로 인한 수요 상승과 미중 간 갈등 심화로 인해 다시 원자재가격이 상승하며 국내 물가의 추가 상승 여력을 높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한미 금리차는 1.25%포인트로 다시 확대됐고, 한은이 이번에 금리를 동결하면 그 차이는 더 커질 수 있다. 이에 따라 국내 금융시장 불안을 높일 가능성이 있어 2월 금통위에서 금리 인상이 다시 나올 가능성도 제기된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추가 기준금리 인상을 할 수 있는 요인은 원자재 가격 상승 혹은 연준이 더 크게 금리를 인상하는 것”이라며 “금리 인상이 마무리된 만큼 시장의 관심은 금리인하 시점이지만, 연내 인하할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1900조 대왕고래' 기대감…한국도 석유 생산국 될까
22025 기업 임원 인사 흐름 살펴보니…대규모 변화 및 조직 슬림화가 특징
3우리은행 찾은 김난도 교수, 내년 소비트렌드 10대 키워드 공개
4이역만리 우즈벡서 내 휴대폰이 왜…술이 문젠가 사람이 문젠가
51기 신도시 볕 드리우나…'선도지구' 매수 문의 '활활'
6해외촬영 중 비보…'티아라' 함은정 모친 별세
7청강문화산업대학교, '日 웹툰시장 진출전략 세미나' 진행
8‘오너 4세’ 허서홍, GS리테일 이끈다…“신성장동력 창출 기대”
9곽튜브, 부산까지 가서 "감칠 맛이…" 동공 커진 까닭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