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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금주의 CEO]

코로나19 사태 넘어 ‘사상 최대’ 실적
아시아나항공 인수 마무리 등 과제도

불확실성의 시대입니다. 기업의 생존은 선택과 집중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겁니다. 최고 의사결정권자인 CEO(최고경영자)의 역량이 기업의 희비와 직결되는 이유입니다. CEO의 결정은 기업을 살리는 약이 될 수도 기업을 죽이는 독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한 주간 국내 CEO들의 선택을 들여다보고, 이목이 집중된 CEO를 소개합니다. 매주 토요일 오전 연재합니다. [편집자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사진 한진그룹]

[이코노미스트 이창훈 기자] 코로나19 사태 이후 정부 지원으로 연명해온 산업이 있습니다. 코로나19 사태로 산업 역동성이 사실상 멈춰버렸기 때문입니다. 항공 산업이 대표적입니다.

글로벌 주요 국가들은 코로나19 사태가 극에 달하자 항공기 운항을 제한했고, 국적 항공사들은 버는 돈 없이 유지비만 토해내는 상황에 직면했죠. 대부분의 항공사는 정부 지원에도 버틸 여력이 충분치 않았고, 유상증자 등 자본 확충에 나서야 했죠. 

그런데 코로나19 사태에도 위기는커녕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항공사가 있습니다. 국적 1위 항공사인 대한항공입니다. 글로벌 항공사 중 대한항공처럼 코로나19 위기에서 빠르게 탈출한 항공사는 없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항공 화물 사업 호황에 발맞춰 여객기를 화물기로 개조해 화물 사업에 주력했고, 여객 사업이 회복하자 화물기로 개조한 여객기를 원상 복구하는 등 시장 상황에 기민하게 대처한 것이 주효했죠. 이 기민한 대처를 이끈 경영인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입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2조80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달성한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고 1일 공시했습니다. 사상 최대 연간 영업이익을 기록한 2021년의 약 2배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달성한 것이죠. 지난해 고유가‧고환율 등 항공사를 둘러싼 여러 악재에도 종전의 최대 실적을 갈아치워 많은 주목을 받았습니다. 

조원태 회장은 아버지인 조양호 전 회장이 지난 2019년 갑작스럽게 별세하면서 한진그룹 회장에 취임했습니다. 당시 한진그룹 오너 일가의 이른바 ‘갑질 논란’ 등으로 조 회장을 향한 대중의 시선은 곱지 않았죠. 취임 이후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됐고, 국내 사모펀드인 KCGI가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 지분을 확보해 경영권 분쟁을 일으켰죠. 조 회장 입장에선 취임하자마자 대내외 악재를 정면으로 마주한 셈입니다. 

현재 대한항공의 모습은 어떨까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대한항공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여객기를 화물기로 개조하는 등 조 회장이 제안한 이른바 ‘역발상 전략’이 효과를 낸 것이죠. 시장에서 우호 지분으로 분류되는 델타항공, KDB산업은행 등의 한진칼 지분 확보로 KCGI가 일으킨 경영권 분쟁도 마침표를 찍었습니다. KCGI가 한진칼 보유 지분 전량을 호반건설에 매각했기 때문이죠.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추진해 초대형 국적 항공사로 도약할 기회도 만들었습니다. 

재계 안팎에선 “조원태 회장이 취임 이후 코로나19 사태 위기 극복, 경영권 분쟁 종식 등 경영 능력을 입증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물론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습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에 대한 해외 기업 결합 심사를 매듭지어야 합니다. 조 회장은 올해 아시아나항공 인수 과제를 마무리한다는 목표입니다. 코로나19 사태로 고꾸라졌다 빠르게 회복 중인 여객 사업 역시 정상화해야 합니다. 최근 대한항공을 이용한 승객들 사이에선 “대한항공 서비스가 코로나19 사태 이전만 못 하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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