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급의 1500% 더…‘역대급 성과급’ 쏜 기업들 살펴보니
호실적 낸 정유·가스업계, '1000%대' 성과급
불황에도 반도체 부문 연봉 절반 성과급
[이코노미스트 송현주 기자] 지난해 경기 침체 와중에도 정유, 가스, 배터리 등 대기업들은 호실적을 기록하며 직원에게 두둑한 성과급을 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업계의 성과급 수준은 기본급의 1000% 안팎에 이르렀고 반도체 업종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부터 불황이 시작됐으나 연봉의 절반에 가까운 성과급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호실적 낸 정유·가스업계, '1000%대' 성과급 잔치
5일 업계에 따르면 고유가와 정제마진 강세에 호실적을 기록한 정유업계는 성과급 잔치에 뛰어들었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현대오일뱅크 모든 임직원은 기본급의 1000%를 성과급으로 받았다. 이는 전년 성과급보다 400%가 늘어난 규모다. GS칼텍스는 지난해 경영실적 달성에 대한 성과급으로 최근 임직원에게 기본연봉의 50%를 지급했다.
LG에너지솔루션도 기본급의 평균 870%에 달하는 성과급을 지급했으며 LG이노텍은 최대 705%, LG화학 최대 735% 등의 성과급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스업계의 성과급 규모도 남다르다. LS그룹 계열 액화석유가스(LPG) 수입·유통업체 E1 직원들은 지난해 말에 기본급 대비 1500%를 성과급으로 받았다. E1은 지난해 LPG 제품 수요 증가에 따른 트레이딩 사업 호조 등에 힘입어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실제 지난해 1~3분기 누적 매출은 5조9913억원으로 전년보다 63.7% 늘어났다.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187억원 영업손실에서 1948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국내 최대 배터리 업체 LG에너지솔루션도 기본급의 870%(평균)를 성과급으로 지급했다. 조직 성과에 따라 일부 직원은 최대 900%를 받는다. 이는 전년도 성과급인 기본급 450% 대비 2배 수준이다. 또 LG이노텍(기본급의 517∼705%), LG화학(기본급의 352∼735%) 등을 제치고 LG그룹 계열사 중 가장 높은 성과급이다.
불황에도 반도체 부문 연봉 절반 성과급
매년 성과급과 관련해 가장 관심도가 높은 부문은 반도체다. 반도체 부문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불황이 시작됐으나 대부분의 기업이 높은 성과급을 지급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에 연봉의 50%를 초과이익성과급(OPI)으로 지급했다. OPI는 소속 사업부의 실적이 연초에 세운 목표를 넘었을 때 초과 이익의 20% 한도 안에서 개인 연봉의 최대 50%까지 매년 한 차례 지급하는 제도다.
지난해 4분기에 10년 만에 분기 적자를 낸 SK하이닉스도 모든 임직원에게 지난해 성과급으로 연봉의 41%를 지급했다. SK하이닉스는 작년 경영실적에 대한 초과이익분배금(PS)을 기준급의 820%로 결정했다. 기준급 820%는 연봉의 41% 수준이다. PS는 연간 실적에 따라 매년 1회 연봉의 최대 50%까지 지급하는 인센티브다.
이 밖에 LG전자는 첫 연간 흑자 달성에 성공한 전장(VS) 사업본부에 전 사업 부문을 통틀어 가장 높은 기본급의 550%에 해당하는 성과급을 지급하기로 했다.
반도체 사업을 제외한 전자업계 기업들의 성과급은 지난해 실적에 따라 나눠지기도 했다. 삼성전자의 세트 사업을 담당하는 DX(디바이스경험) 부문의 경우 MX사업부는 37%, 네트워크사업부는 27%, TV 사업을 담당하는 VD(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는 24%, 생활가전사업부와 의료기기사업부는 7%의 OPI를 받았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최대 수준인 50%, 지난해 업황 부진의 영향을 직격으로 받은 삼성전기의 경우에는 14~18%에 머물렀다.
LG전자의 경우 첫 연간 흑자 달성에 성공한 VS사업본부에 전 사업 부문을 통틀어 가장 높은 기본급의 550%에 해당하는 성과급을 지급하기로 했다. 2년 연속 글로벌 1위를 수성한 H&A사업본부는 300%를 받았다. TV를 담당하는 HE사업본부는 최대 130%에 그쳤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LG이노텍은 사업부문별로 550~705%의 성과급을 지급한다.
이밖에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낸 CJ올리브영 역시 일부 사업부에 연봉의 80~160%를 성과급으로 지급한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끌었다. 실제 CJ올리브영은 지난해 3분기 기준 상품 매출로만 2조 원이 넘는 매출 규모를 올렸다. 이는 2021년 연 매출과 맞먹는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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