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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이익률 곤두박질친 네이버, 커머스 손 데고 ‘GPT·네옴’ 강조

사상 최대 매출에도 영업익 뒷걸음질
영업이익률 25%에서 15%대로 급락
멤버십 혜택 줄이고, 신규 매출원 마련

경기 분당에 위치한 네이버 제2사옥 ‘1784’ 전경. [사진 네이버]

[이코노미스트 정두용 기자] 네이버의 연간 영업이익이 약 4년 만에 전년 대비 감소했다. 매출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음에도 영업이익은 뒷걸음질을 쳤다. 기업의 성장 동력을 평가하는 지표로 꼽히는 영업이익률은 지속 하락해 15%대로 주저앉았다.

네이버는 수익성 하락에 대응해 크게 ▶신규 매출원 마련 ▶기존 사업 재편 등을 추진한다. 신규 매출을 일으킬 서비스론 ‘대답하는 인공지능(AI)’으로 세계를 강타한 챗GPT(ChatGPT)의 약점을 보완한 ‘서치GPT’(SearchGPT) 출시를 꼽았다. 이와 함께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약 700조원을 들여 북서부 홍해 인근 황야에 신규 도시를 설립하는 ‘네옴시티’ 프로젝트 사업 수주도 ‘미래 먹거리’로 언급했다.

수익성 확보를 위한 사업 재편은 커머스 영역부터 손을 댔다. 유료 구독 서비스의 수익성을 강화하는 전략을 도입한다. 이와 함께 웹툰·웹소설 등 콘텐츠 기반의 글로벌 사업은 지속 강화할 방침이다.

25% 넘었던 영업이익률, 15%대로 급락

네이버는 연결기준 2022년 연간 실적이 매출 8조2201억원, 영업이익 1조3047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최근 공시했다. 2021년 대비 매출은 20.6% 증가하며 큰 폭으로 성장, 사상 최대치를 찍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1.6% 감소했다.

네이버의 연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감소하는 일은 2017년 이래 처음이다. 네이버 연간 영업이익은 2018년 9425억원에서 ▶2019년 1조1550억원 ▶2020년 1조2153억원 ▶2021년 1조3255억원으로 지속 성장했으나, 지난해엔 광고 시장 둔화 등의 이유로 규모가 전년 대비 감소했다.

증권가에선 네이버 매출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 외연에 성공했다는 점엔 높은 점수를 줬다. 전사적으로 공을 들여온 글로벌 시장 공략에서 성과가 나타났다는 방증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내실을 챙기지 못했다는 점은 네이버 입장에선 뼈아픈 대목이다.

네이버의 수익성 악화는 올해 특히 두드러졌다. 2021년 3분기 20.25%를 기록하던 영업이익률은 같은 해 4분기 18.22%로 떨어졌다. 2022년에 들어서선 ▶1분기 16.36% ▶2분기 16.43% ▶3분기 16.05% ▶4분기 14.8%로 좀처럼 반등하지 못했다.

지난해 4분기 기준 ▶웹툰의 작가 계약 변경에 따른 총매출 변경 ▶스튜디오N의 영상화 관련 매출을 제작 시점부터 진행률에 따라 인식하게 되는 계약 증가 등을 고려하면, 영업이익률이 15.7%로 증가한다. 4분기 매출 1368억원 증가와 함께 비용 1349억 증가 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지점을 반영해도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률이 15%에 들어서며 수익성에 제동이 걸렸다.

지난해 연간 기준 영업이익률도 15.9%로 평년 대비 저조하다. 네이버의 영업이익률은 ▶2017년 25.2% ▶2018년 16.9% ▶2019년 26.5% ▶2020년 22.9% ▶2021년 19.44%를 기록한 바 있다.
알 호가일 사우디아라비아 자치행정주택부 장관 일행이 네이버 제2사옥 1784에 적용된 기술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네이버]

멤버십부터 손 덴 네이버, 신규 매출원은 GPT·네옴시티

네이버가 이 같은 수익성 악화에 가장 먼저 칼을 댄 사업 부문은 커머스다. 그간 고객 확보를 위해 혜택을 지속해 늘려온 유료 구독 서비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부터 재편했다. 회사는 지난 3일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가입자를 대상으로 ‘네이버페이 포인트 적립 한도 구간을 신규로 설정한다’는 골자의 ‘정책 변경 사전 공지’ 메일을 보냈다. 그간 추가 적립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구매 금액에는 제한이 없었으나, 오는 3월 8일부터는 300만원으로 한도를 설정한다. 회사 측은 ‘수익성 개선’을 이번 제도 변경의 이유로 들었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실적은 커머스 부문에 묶인다. 커머스 사업 부문은 지난해 4분기에 ▶커머스 광고 2765억원 ▶중개 및 판매 1729억원 ▶멤버십 374억원 매출을 올렸다. 멤버십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무려 211.7% 성장했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은 월 4900원을 결제하면, 20만원 내 구매 금액에선 5%의 포인트 적립이 가능한 유료 구독형 상품이다. 20만원 이상의 구매 금액 구간에선 2% 적립이 이뤄진다.

업계에선 최근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가입자가 1000만명에 육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약 170개 브랜드와 협업하면서 상품 매력을 높이고, 대학(원)생 전용 ‘스튜던트’와 가족 혜택이 가능한 ‘패밀리’ 등으로 고객 접점을 늘린 데 따른 증가다. 업계 관계자는 이를 두고 “이미 외연 확대에 성공한 멤버십 서비스부터 비용 통제에 들어선 것”이라며 “이미 충분한 가입자를 모집했다는 판단을 내리고 고액 사용자부터 혜택을 줄여 점차 수익성 강화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네이버의 수익성 강화가 멤버십 외에도 커머스 전반에서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서정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네이버 실적 관련 보고서를 통해 “쇼핑 부문 수수료는 업계 최저 수준으로 플랫폼 장악력을 감안했을 때 마진을 높여 갈 여지가 충분한 상황”이라고 했다.
네이버가 자사 유료 구독 서비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의 네이버페이 포인트 적립 한도 구간을 신규로 설정한다. 사진은 멤버십 가입자에 보낸 공지 내용. [사진 네이버메일 캡처]

네이버는 이와 함께 신규 매출원 마련도 강조하고 나섰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 3일 2022년 연간 실적 발표 후 이어진 컨퍼런스콜(투자자 설명회)를 통해 “최근에 많은 주목을 받는 생성형 인공지능(Generative AI) 같은 새로운 검색 트렌드에 대한 대응책을 준비 중”이라며 “올 상반기 내로 네이버만의 업그레이드된 검색 경험인 ‘서치GPT’를 선보이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네이버가 확보한 고품질 검색 데이터와 그간 지속 강화해온 AI 기술력을 통해 신규 먹거리를 마련하겠단 취지다.

최 대표는 “생성형 AI 단점으로 꼽히는 신뢰성과 최신성 부족, 해외 업체들의 영어 기반 개발 모델을 한국어로 번역함으로써 발생하는 정확성 저하를 자사 기술로 해결할 것”이라며 “조언이 필요한 검색에 대해서도 다양한 콘텐츠를 활용한 답변을 제시해 검색 결과의 품질과 이용자의 콘텐츠 소비 경험을 향상해 나가기 위한 실험을 내부적으로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서치GPT의 수익성과 관련해선 “현재 챗GPT 관심은 높지만 비용효율화 면에서는 검토할 과제들이 많다”며 “다만 네이버가 구축해 놓은 초거대 AI 하이버클로바가 계속 발전해 나가고 유료 기업 간 거래(B2B) 시장도 열리고 있기에 GPT에 대한 다양한 투자 통해서 수익화를 모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1월 사우디아라비아 정부 인사가 네이버 사옥을 방문하며 수주 타진이 본격적으로 대외에 알려진 ‘네옴시티’ 역시 기대 요소로 꼽힌다. 최 대표는 “네옴시티와 관련해 로봇·디지털 트윈·자율주행·AI 등 여러 미래 기술을 건설 회사와 협업해 스마티빌딩·스마트시티 구축 솔루션으로 제공하는 방식으로 논의 중”이라며 “사우디아라비아와 일본 일부 프로젝트에서 이르지만 요청서(RFI)를 준비하는 기초 단계”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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