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 전에 샀으면 10만원 올랐는데'...금 가격 어디까지 치솟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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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금 현물과 선물 가격은 최근 온스당 2950달러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 8주간 12% 이상 상승한 금 선물은 1년 전 대비 약 44% 상승하며, 같은 기간 주식시장의 대표 지수인 나스닥(약 22% 상승)을 앞지르는 성과를 보였다. 이와 같이 글로벌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안전자산인 금에 몰리면서 전 세계적으로 ‘골드 러쉬’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금 가격은 빠르게 치솟고 있다. 대표적 사설 금현물거래소인 한국금거래소에서는 1돈(3.75g) 순금의 매입가가 60만3000원을 기록하며 사상 처음 60만원대를 돌파했다. 1년 전 중반 30만원 수준이던 가격이 단기간에 45% 이상 상승한 것이다. 이처럼 국제 가격보다 20% 이상 높은 ‘김치 프리미엄’ 현상은 국내 투자 수요가 급증한 데 반해 공급이 부족해진 결과로 풀이된다.
한편, 종로구의 여러 금은방에서는 1돈, 2돈 금뭉치는 이미 매진되고 3돈짜리만 남아 있는 등 물량 부족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골드바 역시 조폐공사의 공급 중단과 은행권의 재고 축소로 시중에서 찾기 어려워진 상황이다.
현장에서 소비자들은 금값 상승에 대해 엇갈린 반응을 보인다. 예물을 준비하던 한 부부는 높은 가격에 망설임을 보였으나, 일부 소비자는 “착용만 해도 가치가 오르니 장기적 자산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또한, TV홈쇼핑 채널에서는 24K 순금 목걸이, 팔찌, 반지 등 금 액세서리의 매출이 급증하며, 주문 기준 수억원대의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그러나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금 투자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KRX 금현물시장에서 국내 금은 가격이 연속 하락하는 모습이 나타난 가운데, “김치 프리미엄이 해소되기 전까지는 금 선물 ETF를 통한 투자 전략이 유리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금은방 점원은 “1년 동안 너무 올라 앞으로도 1배 정도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며, 현 시점에서 금은 팔아야 할 타이밍이라는 의견도 있다.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과 지정학적 위협 등 글로벌 불안 요인이 금 수요를 견인한 반면, 미국 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은 금 투자 매력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 즉, 인플레이션 우려가 금리 인상으로 이어지면 이자가 발생하지 않는 자산인 금의 매력은 다소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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