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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빅2’ 백화점 덕에 활짝 웃었다…롯데 김상현, 취임 첫 성적표 ‘A’

롯데·신세계 지난해 백화점 실적 두 자릿수 성장률
적자 폭 줄고 주요 사업부 매출 성장…구원투수 역할
영업익 1000억 돌파…신세계는 패션부문 성장 두드러져

김상현 롯데유통군 총괄 부회장이 취임 1년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사진 롯데쇼핑] 
[이코노미스트 김채영 기자] 지난해 유통 대기업 롯데와 신세계가 백화점 실적 호조로 활짝 웃었다. 명품 수요가 지속해 늘고,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등 엔데믹 기대감이 커지며 패션 부문 매출이 크게 늘어난 덕이다. 라이벌 유통기업들이 사이좋게 호실적을 달성하자 업계에선 김상현 롯데유통군 총괄대표 부회장과 손영식 신세계 대표이사 사장의 존재감이 드러났다는 평가도 나온다.

잠실점·본점 매출 5조원 육박…김상현 부회장 취임 1년 만의 성과

지난해 유통 대기업 롯데와 신세계가 백화점 실적 호조로 활짝 웃었다. [사진 각 사]
9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모두 두 자릿수 성장률을 보이며 ‘백화점’이 그룹의 호실적을 이끈 일등공신으로 꼽혔다. 

롯데백화점의 지난해 매출은 3조2320억원으로 전년 대비 11.9%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4980억원으로 42.9%가 늘었다. 백화점 매출이 3조원을 넘은 것은 2019년 이후 3년만으로,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다.

롯데백화점 측은 해외관광객 유입, 대규모 리뉴얼, 라이프스타일을 선도하는 이슈 팝업스토어 등을 발판으로 두 핵심 점포 매출이 크게 뛰어오른 결과라고 분석했다. 롯데백화점 측에 따르면 메인 점포인 잠실점과 본점의 지난해 합산 매출은 4조5000억원을 넘어섰다.

잠실점은 백화점과 에비뉴엘, 롯데몰이 시너지 효과를 내며 초대형 복합 쇼핑 타운으로 입지를 다지며 지난해 매출 2조5981억원을 기록하면서 롯데백화점에서 최초로 ‘2조 클럽’에 가입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잠실점은 지난해 롯데몰 사업권을 넘겨받아 통합 운영하면서 백화점과 에비뉴엘, 몰을 통합한 초대형 점포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고 설명했다. 

롯데월드몰은 지난해 리오프닝으로 야외활동의 수요에 맞춰 다양한 이색 팝업을 전개하며 많은 체험객들을 모았다. 사진은 테니스 팝업스토어 '더 코트'와 '잔망루피 팝업스토어' 모습. [사진 롯데백화점]
롯데월드몰은 지난해 리오프닝으로 야외활동의 수요에 맞춰 다양한 이색 팝업을 전개하며 많은 체험객들을 모았다. 대표적으로 테니스를 테마로 지난 6월 잠실 월드몰 아트리움 광장에 체험형 테니스 팝업스토어 ‘더 코트(The Court)’ 행사를 진행했고, 열흘간 약 20만명이라는 역대급 규모의 방문객을 불러 모으기도 했다. 이 밖에도 3월 BTS, 4월 발렌티노 뷰티, 8월 노티드, 에스티로더를 포함해 12월에는 크리스마켓, 잔망루피 등이 큰 화제를 모았다.

지난해 롯데백화점 본점 외벽에 꾸며진 크리스마스 기념 미디어 파사드. [사진 롯데쇼핑]
본점은 지난해 리오프닝 및 엔데믹 등의 영향으로 국내외 고객들이 크게 확대되며 역대 최대 매출인 1조9343억원을 기록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지난해 연말엔 본점 외벽을 미디어 파사드로 꾸며 수많은 인파가 몰린 점도 백화점 매출 증대에 영향을 줬다”며 “본점은 수년 전부터 ‘프리미엄’을 전략 방향으로 내세우고, 2021년부터 최대 규모의 리뉴얼을 진행해 엔데믹을 겨냥해 오프라인 강화에 힘썼다”고 설명했다. 

롯데쇼핑의 이러한 성과는 김상현 롯데유통군 총괄대표 부회장(롯데쇼핑 대표이사)이 취임 1년 만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더 주목을 받는다. 김 부회장은 42년 롯데쇼핑 역사상 첫 외부 출신 수장이다. 롯데쇼핑 실적이 코로나19 사태 등의 여파로 위축되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해 구원투수로 전격 영입한 인물이다.

김 부회장은 지난해 2월 공식 취임 이후 경직된 롯데쇼핑의 조직 문화를 손보고, 내실을 다지며 수익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했다. 지난해 롯데쇼핑의 분기별 영업이익은 계속 급증했고, 상반기 백화점을 중심으로 실적 개선세가 나타났으며 하반기부터는 마트·슈퍼·e커머스 등 전반적인 사업부의 실적 개선세가 뚜렷하게 나타났단 평가다.

특히 그간 부진했던 이커머스가 적자 폭을 줄이며 전체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고, 백화점·마트·슈퍼 등 주요 사업부문은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했다.

상품기획 전문가 손영식 대표…일상회복에 패션‘날았다’

신세계백화점도 호실적을 기록하며 손영식 대표이사 사장에 대한 평가도 긍정적이다. 신세계백화점의 전체 연간 매출(광주·대구·대전 포함)은 전년 동기 대비 16.4% 증가한 2조4869억원, 영업이익은 38.5% 늘어난 5018억원으로 집계됐다. 

손영식 대표는 상품기획 전문가로, 신세계백화점에서 해외명품팀장 등 상품기획자(MD)로 업계에서 경험을 쌓았고, 상품본부장과 패션본부장을 지냈다. 신세계디에프 사업총괄 겸 영업담당 부사장을 거쳐 신세계디에프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이후 신세계디에프 고문으로 물러났다가 2021년 10월 신세계 대표이사로 복귀했다.

신세계백화점 측은 해외여행 재개 등 일상 회복으로 인한 남성·여성·캐주얼 등 패션부문(12.3%)과 화장품(12.0%), 캐리어 등 여행 관련 장르(82.8%)의 수요 회복도 백화점 실적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지난해 창사 이래 최초로 영업이익 1000억원을 돌파하는 등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사진은 신세계인터내셔날 청담 사옥 모습. [사진 신세계인터내셔날]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해 전년(1조4508억원) 대비 7.1% 늘어난 1조5539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153억원을 기록해 전년(920억원)보다 25.3% 증가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역대 처음으로 연간 영업이익 1000억원을 넘겼다. 지난 한 해 패션, 뷰티, 라이프스타일 전 사업부문이 고른 실적을 보인 가운데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외출이 늘어나면서 패션부문의 실적이 큰 폭으로 증가한 덕이란 분석이다. 

패션·뷰티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와 중국 리오프닝으로 백화점 화장품 부문에서도 좋은 성과가 기대된다”며 “국내 대형 백화점들은 올해 신규 브랜드 도입과 육성을 통해 신성장동력을 마련하고 사업 효율성을 높이는데 총력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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