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값만 ‘1500억’…‘강동역 SK 리더스 뷰’ 흥행 가능할까
DS네트웍스, 2020년 KT 강동 전화국 부지 매입
‘풀퍼니시드 컨셉’에도 부동산 침체에 분양가 낮춰
[이코노미스트 민보름 기자] 이달 고급 주거형 오피스텔 컨셉으로 공급될 ‘강동역 SK 리더스뷰’ 흥행 결과에 관련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부동산 시장이 침체한 가운데, 비싼 값에 팔린 옛 강동전화국 부지에 분양하기 때문이다.
해당 토지를 사들였던 시행사는 시장 분위기를 감안해 분양가를 계획보다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이코노미스트> 취재 결과 총 378실 규모 강동역 SK 리더스뷰 오피스텔은 전용면적 84㎡ 타입이 10억원 초반, 99㎡ 타입은 12억원 선에 공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오피스텔은 발코니 등 서비스면적이 포함되지 않아 실사용 면적이 아파트에 비해 좁은 편이다. 때문에 오피스텔 84㎡ 타입은 아파트 59㎡ 타입과 비슷하게 친다.
강동역 SK 리더스뷰 부지에서 약 800미터 거리에 있는 둔촌주공(올림픽파크 포레온) 분양가는 3.3㎡ 당 평균 3829만원으로, 전용면적 59㎡ 타입은 9억7940만원에서 10억6250만원에 나왔다. 84㎡ 타입은 12억3600만원에서 13억2040억원에 공급됐다. 저층을 제외하면 59㎡ 타입은 10억원, 84㎡ 타입은 12억원 후반에서 13억원 초반 대에 나온 셈이다.
강동역 SK 리더스뷰가 삼성 비스포크 빌트인 냉장고, 김치냉장고, 3구 하이브리드 쿡탑과 시스템 에어컨도 무상으로 제공하는 점, 둔촌주공을 분양받을 경우 발코니 확장비까지 추가적으로 납부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분양가는 비슷하거나 소폭 저렴하다. 둔촌주공 분양과 같은 지난해 말, 저층을 제외한 59㎡ 타입이 7억원 대로 저렴하게 공급돼 화제가 됐던 ‘강동헤리티지 자이’는 두 개 단지와 달리 역에서 다소 거리가 있다.
그동안 분양가상한제 등으로 아파트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눌려 있었던 데다 대출이 잘나오고 전매제한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부각돼 시장에서 각광 받는 대단지 아파트보다 주변 오피스텔 분양가가 수억원 더 높은 사례가 빈번했다. 규제 대상이 아닌 오피스텔 분양가에는 인근 주택 시세가 그대로 반영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한때 부동산 개발 업계에선 빌트인 가전과 유럽산 마감재를 앞세운 고급 오피스텔 또는 고급 레지던스(생활형 숙박시설) 등을 앞다퉈 분양하는 흐름이 이어졌다. 일부 상품은 높은 분양가에도 웃돈이 붙으며 이 같은 열기를 부추겼다.
그러나 정부가 분양가 규제 제도를 손질하고 공사비 또한 올라가면서 오피스텔 공급금액은 떨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오피스텔은 주로 교통이 편리하고 상업용도로 쓰일 수 있어 토지자격이 비싼 부지에 지어지기 때문에 분양가가 떨어지면 기대수익은 다소 낮아지게 된다.
DS네트웍스는 부동산 호황이 한창이던 2020년 8월 KT로부터 강동전화국 부지(7715㎡, 서울 강동구 길동 415-9번지)를 사들였다. KT가 접근성이 높은 위치에 전화국을 운영했던 만큼 강동전화국 부지 또한 5호선 길동역 앞 대로변에 있으며 강동역 또한 도보이용이 가능하고 지역 주민들에게도 잘 알려진 곳이었다.
이 같은 요소가 작용해 당시 토지매입비용은 1600억원에 육박했으며 취득세와 감정평가비용 등을 제외한 순수 토지금액만 1510억원에 달했다. 해당 토지 공시지가는 지난해 기준 808억원 수준이다. 현재 토지 소유권 및 개발사업은 우리자산신탁에 위탁된 상태다.
DS네트웍스와 우리자산신탁은 고가에 매입한 해당 부지에 부가가치 높은 고급오피스텔을 공급할 계획이었다. 이에 따라 강동역 SK 리더스뷰는 일반적으로 분양수익을 높이기 위해 공간을 잘게 쪼개는 ‘원룸’이나 ‘투룸’ 형태 대신 일명 ‘아파텔’이라 불리는 주거형 오피스텔 형태로 설계됐다. 각종 가전이 제공되는 풀퍼니시드(Full-Furnished) 컨셉 역시 몇 년간 흥행했던 브랜드 오피스텔의 공식을 따르고 있다.
그러나 부동산 침체와 둔촌주공 분양 지연 등 변수로 인해 공급 시기는 미뤄졌다. 결국 해당사업 관계자에 따르면 둔촌주공 일반청약 및 계약 이후로 분양일정이 잡힌 강동역 SK 리더스뷰 공급금액은 당초 계획보다 낮아졌다. 최근 높아진 금리부담을 감안해 중도금 전액 무이자 혜택도 제공된다. 특히 중도금 이자 지원 혜택이 부동산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DS네트웍스 관계자는 “기존에 계획했던 것보다 분양가를 많이 낮춘 것이 맞다”면서 “중도금 이자도 제공하면서 시행사 입장에선 마진이 많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분양가에 대한 문의는 꽤 있다고 알고 있으나 실제 얼마나 계약으로 이어질 지는 미지수”라면서 “오피스텔 분양가를 낮춰 수익이 좀 떨어지더라도 상가 분양으로 보완되지 않겠나”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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