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사 실적으로 살펴본 인기 IP의 중요성 [서대문 오락실]
인기 IP 다수 보유한 게임사들 호실적 달성해
[이코노미스트 원태영 기자] IT·게임업계는 그 어떤 산업군보다도 변화의 속도가 빠릅니다. 흐름을 한번 놓치면 적응하기 쉽지 않습니다. 누군가 이런 흐름을 정리해준다면 한결 이해하기 쉬울 테죠. 서대문 오락실에서는 지난 한주간 IT·게임업계에서 이슈가 됐던 일들과 그 비하인드까지도 정리해줍니다. 서대문 오락실만 잘 따라와도 흐름을 놓칠 일은 없을 것입니다. [편집자주]
게임사들의 2022년 실적 발표가 서서히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실적 발표에서 주목할 점은 게임사들의 실적이 크게 엇갈렸다는 점입니다. 그렇다면 게임사간 실적 차이가 발생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지금부터 그 이유를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국내 게임시장을 대표하는 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 등 ‘게임 빅3’ 실적을 살펴보겠습니다. 넥슨은 지난해 선보인 ‘던전앤파이터 모바일’과 ‘히트2(HIT2)’ 등이 잇달아 흥행하면서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습니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3조3946억원, 영업이익 9952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각각 전년대비 29%, 13%씩 증가한 수치입니다.
엔씨소프트도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2조5718억원, 영업이익 5590억원을 기록했습니다. 매출은 전년대비 11% 증가해 역대 최대를 달성했으며 영업이익도 49%나 늘었습니다. 리니지 IP를 활용한 모바일게임의 흥행 덕분입니다. 특히 지난 2021년 11월 출시한 ‘리니지W’의 경우, 누적 매출이 1조3284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넷마블은 전년 대비 6.6% 늘어난 매출 2조6734억원을 달성했지만 누적 영업손실 1044억원을 기록, 적자전환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권영식 넷마블 대표는 “지난해는 신작 출시 지연 및 출시작 흥행 부진으로 미흡한 실적을 기록했다”며 “위기 상황에서 인력과 비용을 철저하게 관리하고 선별된 프로젝트 중심으로 회사의 역량을 집중해 기대 신작이 흥행에 성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다른 게임사도 살펴보겠습니다. 크래프톤과 카카오게임즈도 지난해 호실적을 기록했습니다. 크래프톤은 2022년 매출이 전년 대비 1.7% 감소한 1조854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5.5% 늘어난 7516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해 매출 1조1477억원, 영업이익 1777억원을 달성했다고 발표했습니다. 각각 전년 대비 13%, 59% 증가한 수치입니다. 이번 성적은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이기도 합니다.
이번에 호실적을 기록한 게임사들의 공통점이 보이시나요? 해당 게임사들의 공통점은 인기 IP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넥슨은 ‘던전앤파이터’를 비롯해 ‘메이플스토리’, ‘카트라이더’, ‘마비노기’ 등 일일이 나열하기도 어려울 정도의 인기 IP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 시리즈를 비롯해 ‘아이온’, ‘블레이드앤소울’, ‘길드워’ 등의 인기 IP를 보유 중입니다.
크래프톤과 카카오게임즈도 마찬가지입니다.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라는 전무후무한 글로벌 흥행 IP를 보유 중이며, 카카오게임즈는 자체 IP ‘오딘’과 외부 인기 IP ‘우마무스메’로 흥행에 성공했습니다.
넷마블 역시 ‘세븐나이츠’, ‘모두의마블’ 등 여러 자체 IP를 보유 중이지만 앞서 소개한 인기 IP들과 비교하면 흥행 파워가 떨어지는 상황입니다. 이에 넷마블은 지난해 실적 부진을 만회하고자, 올해 ‘나 혼자만 레벨업:어라이즈’ 등 기대작 9종을 출시해 반등을 노리겠단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넷마블은 TPS MOBA 장르인 ‘파라곤: 디 오버프라임’과 액션 배틀 게임 ‘하이프스쿼드’를 얼리 액세스 이후 연내 정식 출시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모두의마블2: 메타월드’, ‘그랜드크로스 W’, ‘신의탑: 새로운 세계’를 상반기 중에, ‘아스달 연대기’, ‘나 혼자만 레벨업:어라이즈’, ‘원탁의 기사’, ‘세븐나이츠 핑거(가제)’ 등은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에 있습니다.
특히 ‘나 혼자만 레벨업:어라이즈’는 전 세계에서 누적 조회 수 142억을 기록하며 글로벌 인기 웹툰으로 자리 잡은 ‘나 혼자만 레벨업’ IP를 활용한 액션 RPG입니다. 현재 PC 및 모바일 크로스 플랫폼으로 개발 중이며, 이용자들은 웹툰 주인공인 성진우가 돼 전투를 하고, 레벨업을 통해 다양한 스킬과 무기로 자신만의 액션 스타일을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또 원작 핵심 요소인 그림자 군단을 육성하고, 강력한 헌터들을 길드원으로 모아가는 부분도 심도 있게 구현한 것이 특징입니다. 해당 게임은 지난 2022 지스타에서 관람객들에게 호평을 받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넷마블은 부진한 실적에도 불구, 실적 발표 당일 주가가 상승했습니다. 앞으로 나올 신작에 대한 기대감 때문으로 보입니다.
앞으로도 게임사들은 인기 IP 발굴을 위해 사활을 걸 것으로 전망됩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국내 게임사들이 신규 IP에 대한 도전보다는 과거 인기 IP에 의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중국 게임들이 더 참신하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유저들의 눈높이가 높아진 만큼, 신규 IP에 대한 도전이 계속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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