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 지뢰밭’ 韓 경제...한은, 올 성장률 1.6% 전망(종합)
상반기 부진 하반기 회복 ‘상저하고’
물가 전망 낮췄지만 ‘고인플레’ 여전
[이코노미스트 김윤주 기자] 한국경제에 드리운 먹구름이 걷히지 않고 있다. 한국은행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기존 1.7%에서 1.6%로 낮췄다. 경기침체 우려가 커진 가운데 당분간 물가 상승세도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전문가들은 경제성장과 물가상승을 좌우하는 불확실성의 폭이 커졌다고 강조한다.
올해 경제성장률 1.7 → 1.6%로 하향
23일 한국은행은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경제성장률을 1.6%로 전망했다. 지난해 11월 전망치인 1.7%보다 0.1%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이 전망이 현실화 되면 2%에 미치지 못하는 성장률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2020년 역성장(-0.7%)을 기록한 뒤 처음이다.
이날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경제성장률 전망치에 대해 “미국과 유럽의 연착륙 가능성, 중국의 경기 회복 등 상향조정 요인이 0.2%포인트 반영됐다”면서 “또한 IT경기 부진, 국내 부동산 경기 둔화 등 하향조정 요인 0.3%포인트를 종합적으로 반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다른 기관들의 경제전망도 잠재 성장률 2%를 밑돌고 있다. 정부의 성장률 전망은 한국은행과 같은 1.6%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도 한국 경제성장률을 0.3%포인트 하향 조정한 1.7%로 제시했고, 한국경제연구원도 1.9%에서 1.5%로 하향 수정했다.
한은은 올해 성장률이 상반기 1.1%, 하반기 2.0%로 ‘상저하고’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상반기 국내경제는 글로벌 경기둔화와 금리상승 등으로 부진한 성장 흐름을 이어가며, 하반기 이후에는 중국 및 IT경기 회복 등으로 점차 나아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은의 올해 경제 전망을 부문별로 살펴보면 민간소비는 실질구매력 둔화, 원리금 상환부담 증대 등으로 회복세가 완만해져 올해 2.3% 늘어나는데 그칠 예정이다. 지난해 0.7% 감소했던 설비투자는 글로벌 경기둔화와 금융비용 증대 등으로 올해도3.1% 감소하며 부진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건설투자 역시 주택경기 둔화와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감소 등이 하방요인으로 작용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0.7%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상품수출 증가율은 지난해 3.1%에서 올해 0.5%로, 상품수입 증가율은 지난해 4.6% 증가하다 올해는 0.2%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경제성장률 전망치 하향은 불가피하다”고 평가했다. “오늘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실제로 금리 인상 압력은 상당하고 전체적인 성장률 전망을 하향 조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수출 등이 현재 크게 개선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이 또한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키운다”고 덧붙였다.
커진 불확실성…변수될 ‘중국’
한은은 추후 한국 경제의 성장 경로에 불확실성이 높다고 거듭 강조했다. 상방요인으로는 ▲중국경제의 강한 회복 ▲IT경기의 빠른 반등 ▲우크라이나 사태 등의 지정학적 불안 조기 완화 등을 꼽았다. 반면 하방요인으로는 ▲높은 인플레이션 지속에 대응한 주요국 통화긴축 강화 ▲분절화(fragmentation) 심화 ▲국내 주택시장 부진 심화 등을 제시했다.
김웅 한국은행 조사국장은 경제전망 설명회에서 “불확실성의 크기를 계량적으로 말하긴 어렵지만 (과거보다) 불확실성의 영역이 커졌다”면서 “작년에는 미국 금리인상과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이 걱정이었는데 지금은 중국의 경제회복과 일본의 통화정책까지 불확실성의 스펙트럼이 다양하고 넓어졌다”고 말했다.
특히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재개)’이 변수다. 리오프닝 이후 한국으로의 중국 여행객 증가는 긍정적이지만 반면 중국 경제 회복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 조짐 등은 부정적이다. 중국 경제 회복도 한국경제에 다양한 방면으로 영향을 끼지는 복잡한 상황이라는 얘기다.
이 총재는 “전체적으로 중국 경제 성장률의 상향 조정은 우리에게 내수적 측면에서 긍정적 효과임이 틀림없다”면서도 “다만 미국과 함께하는 ‘칩4 동맹(반도체 4자 동맹)′ 등 정치·경제적인 불확실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와 달리 중국 경제가 투자자 중심이 아닌 소비자 중심으로 회복되면, 중간재를 많이 공급하는 우리나라 입장에선 예전만큼 효과를 보겠느냐는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이 총재는 “과거에는 중국 경제가 1% 오르면 한국 경제는 0.2~0.25% 오른다고 봤다”면서 “이번에는 보수적으로 평가해 기존의 절반 정도 효과를 받을 것으로 전망에 집계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물가 상승률 3.5% 전망…2월까진 5%대
한국은행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3.5%로 전망했다. 지난 11월 전망치 3.6%보다 0.1%포인트 하향한 수치다. 특히 유가가 하락하면서 소비자 물가 상승률을 약 0.3%포인트 정도 낮춰 잡는데 영향을 줬다는게 한은의 설명이다.
다만 한은의 물가안정 목표인 2%를 훨씬 웃도는 만큼 올해도 ‘고인플레이션’ 흐름 자체는 계속될 예정이다. 올해 1월 5.2%를 기록한 물가상승률은 2월에는 석유류가격 하락 등으로 전월보다 낮아지겠지만, 여전히 5%대가 예상된다.
이어 3월에는 지난해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하면서 상승률이 낮아지고, 연말에는 3%초반 수준을 나타낼 전망이다.
성 교수는 “에너지 가격 상승 등 물가 상승 요인이 여전하고, 경제 전반에 부담이 커져 있다”면서 “한은이 물가 전망치를 낮추면서 물가상승세가 다시 가속화되지는 않았지만, 여전히 물가 상승세가 존재하고 있는 상황으로 봐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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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경제성장률 1.7 → 1.6%로 하향
23일 한국은행은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경제성장률을 1.6%로 전망했다. 지난해 11월 전망치인 1.7%보다 0.1%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이 전망이 현실화 되면 2%에 미치지 못하는 성장률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2020년 역성장(-0.7%)을 기록한 뒤 처음이다.
이날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경제성장률 전망치에 대해 “미국과 유럽의 연착륙 가능성, 중국의 경기 회복 등 상향조정 요인이 0.2%포인트 반영됐다”면서 “또한 IT경기 부진, 국내 부동산 경기 둔화 등 하향조정 요인 0.3%포인트를 종합적으로 반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다른 기관들의 경제전망도 잠재 성장률 2%를 밑돌고 있다. 정부의 성장률 전망은 한국은행과 같은 1.6%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도 한국 경제성장률을 0.3%포인트 하향 조정한 1.7%로 제시했고, 한국경제연구원도 1.9%에서 1.5%로 하향 수정했다.
한은은 올해 성장률이 상반기 1.1%, 하반기 2.0%로 ‘상저하고’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상반기 국내경제는 글로벌 경기둔화와 금리상승 등으로 부진한 성장 흐름을 이어가며, 하반기 이후에는 중국 및 IT경기 회복 등으로 점차 나아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은의 올해 경제 전망을 부문별로 살펴보면 민간소비는 실질구매력 둔화, 원리금 상환부담 증대 등으로 회복세가 완만해져 올해 2.3% 늘어나는데 그칠 예정이다. 지난해 0.7% 감소했던 설비투자는 글로벌 경기둔화와 금융비용 증대 등으로 올해도3.1% 감소하며 부진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건설투자 역시 주택경기 둔화와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감소 등이 하방요인으로 작용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0.7%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상품수출 증가율은 지난해 3.1%에서 올해 0.5%로, 상품수입 증가율은 지난해 4.6% 증가하다 올해는 0.2%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경제성장률 전망치 하향은 불가피하다”고 평가했다. “오늘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실제로 금리 인상 압력은 상당하고 전체적인 성장률 전망을 하향 조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수출 등이 현재 크게 개선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이 또한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키운다”고 덧붙였다.
커진 불확실성…변수될 ‘중국’
한은은 추후 한국 경제의 성장 경로에 불확실성이 높다고 거듭 강조했다. 상방요인으로는 ▲중국경제의 강한 회복 ▲IT경기의 빠른 반등 ▲우크라이나 사태 등의 지정학적 불안 조기 완화 등을 꼽았다. 반면 하방요인으로는 ▲높은 인플레이션 지속에 대응한 주요국 통화긴축 강화 ▲분절화(fragmentation) 심화 ▲국내 주택시장 부진 심화 등을 제시했다.
김웅 한국은행 조사국장은 경제전망 설명회에서 “불확실성의 크기를 계량적으로 말하긴 어렵지만 (과거보다) 불확실성의 영역이 커졌다”면서 “작년에는 미국 금리인상과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이 걱정이었는데 지금은 중국의 경제회복과 일본의 통화정책까지 불확실성의 스펙트럼이 다양하고 넓어졌다”고 말했다.
특히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재개)’이 변수다. 리오프닝 이후 한국으로의 중국 여행객 증가는 긍정적이지만 반면 중국 경제 회복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 조짐 등은 부정적이다. 중국 경제 회복도 한국경제에 다양한 방면으로 영향을 끼지는 복잡한 상황이라는 얘기다.
이 총재는 “전체적으로 중국 경제 성장률의 상향 조정은 우리에게 내수적 측면에서 긍정적 효과임이 틀림없다”면서도 “다만 미국과 함께하는 ‘칩4 동맹(반도체 4자 동맹)′ 등 정치·경제적인 불확실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와 달리 중국 경제가 투자자 중심이 아닌 소비자 중심으로 회복되면, 중간재를 많이 공급하는 우리나라 입장에선 예전만큼 효과를 보겠느냐는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이 총재는 “과거에는 중국 경제가 1% 오르면 한국 경제는 0.2~0.25% 오른다고 봤다”면서 “이번에는 보수적으로 평가해 기존의 절반 정도 효과를 받을 것으로 전망에 집계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물가 상승률 3.5% 전망…2월까진 5%대
한국은행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3.5%로 전망했다. 지난 11월 전망치 3.6%보다 0.1%포인트 하향한 수치다. 특히 유가가 하락하면서 소비자 물가 상승률을 약 0.3%포인트 정도 낮춰 잡는데 영향을 줬다는게 한은의 설명이다.
다만 한은의 물가안정 목표인 2%를 훨씬 웃도는 만큼 올해도 ‘고인플레이션’ 흐름 자체는 계속될 예정이다. 올해 1월 5.2%를 기록한 물가상승률은 2월에는 석유류가격 하락 등으로 전월보다 낮아지겠지만, 여전히 5%대가 예상된다.
이어 3월에는 지난해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하면서 상승률이 낮아지고, 연말에는 3%초반 수준을 나타낼 전망이다.
성 교수는 “에너지 가격 상승 등 물가 상승 요인이 여전하고, 경제 전반에 부담이 커져 있다”면서 “한은이 물가 전망치를 낮추면서 물가상승세가 다시 가속화되지는 않았지만, 여전히 물가 상승세가 존재하고 있는 상황으로 봐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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