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매수 성공 열쇠는 ‘주가’…카카오의 도전은 성공할까
에스엠 주가 공개매수 마감날까지 69% 급등
하이브 실패 의견 ‘우세’…SM 지분 0.98% 확보
“카카오 공개매수 반격 가능성 있어”
[이코노미스트 마켓in 홍다원 기자] 에스엠(041510)엔터테인먼트(SM·에스엠)를 둘러싸고 공개매수 대전이 벌어진 가운데 에스엠 주가 흐름이 초미의 관심사다. 공개매수 성공 여부가 주가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하이브의 에스엠 공개매수가 실패로 돌아가고, 카카오(035720)가 15만원에 공개매수에 나서면서 에스엠 주가는 요동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하이브의 에스엠 실질적인 공개매수 가능 마지막날인 지난달 28일 에스엠은 12만76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분쟁 내내 주가가 오르락내리락했지만 결국은 공개매수 가격을 넘겼다. 공개매수가 시작되기 직전일인 지난달 9일 9만8500원이었던 주가는 공개매수 시작 나흘 만에 매수가인 12만원을 넘어섰다. 이후 줄곧 이 가격대를 유지해왔다.
결과는 실패였다. 주관사인 삼성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10일부터 28일까지 진행된 하이브의 에스엠 공개매수 결과 공개매수 청약주식 수는 23만3817주에 그쳤다. 지난 2일 하이브 공개매수에 응한 갤럭시아에스엠의 양도 물량(23만3813주)을 빼면 단 4주 만이 공개매수에 응한 것이다. 하이브는 공개매수로 에스엠 주식 0.98%를 확보했다.
반응이 뜨뜻미지근했던 것은 주가가 공개매수 가격을 대체로 웃돌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공개매수로 파는 것보다 시장에서 팔면 더 이익이니 응할 유인이 전혀 없었던 것이다.
실제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와 유니슨캐피탈코리아(UCK) 컨소시엄은 공개매수를 통해 오스템임플란트 인수에 성공했다. 당시 오스템임플란트 주가는 공개매수 기간(1월 25일~2월 24일) 동안 18만원 선에서 등락하면서 공개매수가인 19만원을 넘지 않았다. 공개매수 승패 여부가 주가에 달렸다는 점을 방증한 사례다.
하이브와 카카오 진영이 에스엠 경영권을 두고 지분확보전에 돌입한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에스엠 주가를 둘러싼 의혹이 끊이질 않았다. 카카오가 시장에서 대량으로 주식을 사들이면서 일부러 주가를 끌어올렸다는 의견도 있다.
실제 카카오가 7일 제출한 공개매수신고서에 따르면 카카오는 지난 2월 28일부터 3월 3일까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함께 116만7400주를 장내 매수했다고 밝혔다. 이는 SM 발행 주식 수의 4.9%로, 이 기간 카카오가 투입한 자금은 1443억원에 달한다.
또 지난 16일 ‘기타 법인’ 으로 분류된 특정계좌를 통해 에스엠 주식 68만3398주(상장주식 수의 2.73%) 매수 주문이 이뤄졌다. 이는 이날 거래된 SM 주식 전체 거래량(444만720주)의 15.8%다. 카카오 본사가 위치해 있는 판교 지역의 IBK투자증권 지점을 통해 거래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이 역시 카카오가 사들인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지만 사모펀드 등이 매수주체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하이브는 에스엠 공개매수를 방해하는 비정상 거래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금융감독원에 조사를 의뢰한 상황이다.
증권가에선 당초 하이브 공개매수가 실패할 것이란 분석이 우세했다. 에스엠 주가가 이달 15일부터 12만원 위에서 움직였고 16일과 17일엔 13만원을 넘겼다. 또 10~14일에 공개매수에 응한 투자자가 있더라도 이후 자유롭게 청약 취소가 가능해서다.
공개매수 절차가 복잡한 점도 한 몫 했다. 공개매수는 장외 거래로 무조건 증권사 지점에 방문해야 한다. 처분한 주식의 차익이 250만원을 넘는 경우 22% 양도세를 내야 하는 점도 소액 주주들에겐 부담이다.
하이브 공개매수는 예견된 실패?
투자자별 매매 동향을 봐도 2월 내내 매도세가 이어지면서 사실상 미리 차익을 실현한 투자자들이 대다수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월 1일부터 공개매수 종료일인 28일까지 기관 투자자들은 3141억원, 연기금 등은 1521억원 각각 팔아치웠다. 이 기간 개인은 634만원 사들이는데 그쳤다.
‘큰 손’인 국민연금도 에스엠 지분 절반 가량을 팔아치웠다. 국민연금은 지난달 4거래일에 걸쳐 에스엠 주식 110만4513주를 장내매도했다. 특히 하이브가 공개매수를 시작해 주가가 12만원에 근접했던 2월 13일에는 24만993주를, 12만원을 넘은 2월 21일엔 24만6313주를 매도했다. 국민연금 에스엠 지분율은 기존 8.96%에서 4.32%로 감소했다.
카카오가 주당 15만원에 공개매수 맞불을 놓은 만큼 하이브도 대응에 나서 '쩐의 전쟁'이 시작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기관 등과 접촉해 지분을 사들이는 블록딜 방식은 자본시장법상 위법 소지가 있다. 현행 자본시장법은 “6개월 간 10명 이상의 주주로부터 장외거래를 통해 5% 이상 상장사 주식을 취득하려면 반드시 공개매수를 통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미 공개매수를 마친 하이브가 6개월 내 추가 지분을 확보하려면 장내에서 주식을 사들이거나 또 한 차례 공개매수 해야 한다.
증권가에선 앞으로도 에스엠과 하이브의 경영권 인수전에 따라 주가가 요동칠 것으로 보고 있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하이브가 에스엠 인수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것을 사실이지만 공개매수 분을 차치하고 봐도 보유 지분율은 20% 미만”이라며 “안정적 확보를 위해선 10% 이상의 추가 매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또 “카카오는 30% 이상 지분은 단기간에 공개매수 또는 블록딜 형태로 가져와야만 인수 가능성이 생기기 때문에 주주총회 개최 이전에 카카오가 공개매수 등의 방법을 통해 반격에 나서면서 에스엠 주가가 한 번 더 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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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하이브의 에스엠 실질적인 공개매수 가능 마지막날인 지난달 28일 에스엠은 12만76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분쟁 내내 주가가 오르락내리락했지만 결국은 공개매수 가격을 넘겼다. 공개매수가 시작되기 직전일인 지난달 9일 9만8500원이었던 주가는 공개매수 시작 나흘 만에 매수가인 12만원을 넘어섰다. 이후 줄곧 이 가격대를 유지해왔다.
결과는 실패였다. 주관사인 삼성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10일부터 28일까지 진행된 하이브의 에스엠 공개매수 결과 공개매수 청약주식 수는 23만3817주에 그쳤다. 지난 2일 하이브 공개매수에 응한 갤럭시아에스엠의 양도 물량(23만3813주)을 빼면 단 4주 만이 공개매수에 응한 것이다. 하이브는 공개매수로 에스엠 주식 0.98%를 확보했다.
반응이 뜨뜻미지근했던 것은 주가가 공개매수 가격을 대체로 웃돌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공개매수로 파는 것보다 시장에서 팔면 더 이익이니 응할 유인이 전혀 없었던 것이다.
실제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와 유니슨캐피탈코리아(UCK) 컨소시엄은 공개매수를 통해 오스템임플란트 인수에 성공했다. 당시 오스템임플란트 주가는 공개매수 기간(1월 25일~2월 24일) 동안 18만원 선에서 등락하면서 공개매수가인 19만원을 넘지 않았다. 공개매수 승패 여부가 주가에 달렸다는 점을 방증한 사례다.
하이브와 카카오 진영이 에스엠 경영권을 두고 지분확보전에 돌입한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에스엠 주가를 둘러싼 의혹이 끊이질 않았다. 카카오가 시장에서 대량으로 주식을 사들이면서 일부러 주가를 끌어올렸다는 의견도 있다.
실제 카카오가 7일 제출한 공개매수신고서에 따르면 카카오는 지난 2월 28일부터 3월 3일까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함께 116만7400주를 장내 매수했다고 밝혔다. 이는 SM 발행 주식 수의 4.9%로, 이 기간 카카오가 투입한 자금은 1443억원에 달한다.
또 지난 16일 ‘기타 법인’ 으로 분류된 특정계좌를 통해 에스엠 주식 68만3398주(상장주식 수의 2.73%) 매수 주문이 이뤄졌다. 이는 이날 거래된 SM 주식 전체 거래량(444만720주)의 15.8%다. 카카오 본사가 위치해 있는 판교 지역의 IBK투자증권 지점을 통해 거래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이 역시 카카오가 사들인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지만 사모펀드 등이 매수주체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하이브는 에스엠 공개매수를 방해하는 비정상 거래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금융감독원에 조사를 의뢰한 상황이다.
증권가에선 당초 하이브 공개매수가 실패할 것이란 분석이 우세했다. 에스엠 주가가 이달 15일부터 12만원 위에서 움직였고 16일과 17일엔 13만원을 넘겼다. 또 10~14일에 공개매수에 응한 투자자가 있더라도 이후 자유롭게 청약 취소가 가능해서다.
공개매수 절차가 복잡한 점도 한 몫 했다. 공개매수는 장외 거래로 무조건 증권사 지점에 방문해야 한다. 처분한 주식의 차익이 250만원을 넘는 경우 22% 양도세를 내야 하는 점도 소액 주주들에겐 부담이다.
하이브 공개매수는 예견된 실패?
투자자별 매매 동향을 봐도 2월 내내 매도세가 이어지면서 사실상 미리 차익을 실현한 투자자들이 대다수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월 1일부터 공개매수 종료일인 28일까지 기관 투자자들은 3141억원, 연기금 등은 1521억원 각각 팔아치웠다. 이 기간 개인은 634만원 사들이는데 그쳤다.
‘큰 손’인 국민연금도 에스엠 지분 절반 가량을 팔아치웠다. 국민연금은 지난달 4거래일에 걸쳐 에스엠 주식 110만4513주를 장내매도했다. 특히 하이브가 공개매수를 시작해 주가가 12만원에 근접했던 2월 13일에는 24만993주를, 12만원을 넘은 2월 21일엔 24만6313주를 매도했다. 국민연금 에스엠 지분율은 기존 8.96%에서 4.32%로 감소했다.
카카오가 주당 15만원에 공개매수 맞불을 놓은 만큼 하이브도 대응에 나서 '쩐의 전쟁'이 시작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기관 등과 접촉해 지분을 사들이는 블록딜 방식은 자본시장법상 위법 소지가 있다. 현행 자본시장법은 “6개월 간 10명 이상의 주주로부터 장외거래를 통해 5% 이상 상장사 주식을 취득하려면 반드시 공개매수를 통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미 공개매수를 마친 하이브가 6개월 내 추가 지분을 확보하려면 장내에서 주식을 사들이거나 또 한 차례 공개매수 해야 한다.
증권가에선 앞으로도 에스엠과 하이브의 경영권 인수전에 따라 주가가 요동칠 것으로 보고 있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하이브가 에스엠 인수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것을 사실이지만 공개매수 분을 차치하고 봐도 보유 지분율은 20% 미만”이라며 “안정적 확보를 위해선 10% 이상의 추가 매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또 “카카오는 30% 이상 지분은 단기간에 공개매수 또는 블록딜 형태로 가져와야만 인수 가능성이 생기기 때문에 주주총회 개최 이전에 카카오가 공개매수 등의 방법을 통해 반격에 나서면서 에스엠 주가가 한 번 더 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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