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헬스 산업의 성장 키워드 ‘빅데이터’…정보보호 우려는 여전
[바이오헬스 산업의 미래는]②
환자가 직접 민간 기관에 의료 데이터 전송
보건의료 데이터 산업 2030년 5조 규모 성장
정부 “부처 협력 통해 활용 방안 구체화할 것”
[이코노미스트 선모은 기자] 정부가 새롭게 발표한 ‘바이오헬스 신시장 창출 전략’의 핵심은 디지털 전환이다. 디지털 전환에서 데이터는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이번 전략에도 데이터의 확보, 활용과 관련한 세부 과제가 여럿 포함돼 있다. 보건의료 빅데이터 구축 사업과 건강정보 고속도로 사업 운영, 표준화된 데이터 전송 기술 개발 등이다.
그동안 의료 데이터는 산업계의 큰 관심을 받아왔다. 활용할 수 있는 정보가 많아지면 서비스는 고도화되기 마련이다. 세계적으로 고령화가 가속하고 예방 의학, 맞춤형 치료가 중요해지면서 헬스케어 시장도 빠르게 성장했다. 그러나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 등 정보기술(IT)과 보건의료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업을 이어온 곳들은 데이터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다. 대형병원과 협력하는 등 해결 방법을 모색했지만 이마저도 종종 제도적 한계에 부딪혔다.
정부는 의료 데이터를 개방해달라는 산업계의 요구를 받아들여 2020년 데이터 3법을 개정했다. 의료 데이터를 더 많은 기관이 제공, 수집할 수 있도록 한 법안이다. 이는 민간 기관이 제도로 가로막혔던 의료 데이터를 활용할 토대가 됐다. 개인정보를 비식별화하면 동의 없이도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바이오헬스 신시장 창출 전략의 의료 데이터 관련 과제는 한 걸음 더 나아간다. 의료 데이터의 ‘정보 주체’를 병원에서 환자로 옮긴 것이다. 기존에는 병의원이 의료 데이터를 소유, 관리했다. 이제는 환자가 정보에 자유롭게 접근하고 이를 다른 기관에 전송할 수 있게 된다. 정부는 이를 위해 최근 개인정보보호법을 개정하고 ‘제삼자 전송권’을 도입했다. 환자만 동의하면 병의원이 가지고 있는 의료 데이터를 다른 기관에 보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의료 데이터가 정부 주도로 구축, 활성화되면 국내 헬스케어 산업은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보건의료 분야의 데이터 산업 시장은 앞으로 10년 동안 37.6%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산업의 규모는 2030년 5조원을 돌파, 2032년에는 10조712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이를 통한 고용 창출 효과도 기대할만하다. 의료 마이데이터가 산업 현장에 도입되면 보건의료 분야의 데이터 산업 내 취업 유발효과는 9만684명, 생산 유발효과는 14조3175억원, 부가가치 유발효과는 8조5132억원일 것으로 예측된다. 보건의료 분야보다 시장 규모가 큰 금융 분야 데이터 산업의 수치와 비교해서도 크게 앞선다.
민간 기관이 내 의료 정보를?…보안 우려 여전
정부가 구축할 바이오헬스 빅데이터는 비식별화한 개인정보를 활용한다. 개인정보로 누군가를 특정할 수 없도록 조치했다는 뜻이다. 임인택 보건복지부(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2월 28일 공개된 ‘바이오헬스 신시장 창출 전략’ 브리핑에서 “개인정보는 정보 주체의 동의를 기반으로 다뤄져야 한다”며 “보건의료 데이터도 충분한 보안과 안전 처리를 전제로 한다”고 밝혔다.
실제 의료 데이터는 오랜 기간 오용과 악용 우려로 사용이 제한돼 왔다. 개인의 생활, 건강 정보는 물론 신체적, 생리적 특징이 담긴 민감 정보이기 때문이다. 개인정보를 비식별화했어도, 여러 정보를 취합하는 과정에서 정보 주체를 특정할 수 있다는 우려도 여전하다. 민감 정보인 만큼 유출되면 사회적인 문제로 비화된다.
전문가들이 보험사의 의료 데이터 접근을 경계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소수의 유전 질환 환자를 식별해 보험 가입을 거절하거나, 보장 범위를 축소한 상품을 설계하는 방식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앞서 건강보험공단은 이런 우려가 담긴 의견을 고려해 보험사가 요청한 의료 데이터의 제공을 받아들이지 않은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임 실장은 “의료 데이터는 비식별화 조치를 마친 후 외부 기관에 제공되지만, 빅데이터 형태이기 때문에 모두에게 제공 동의를 받을 수는 없다”며 “다만 가명 처리를 하지 않은 개인정보는 정보 주체가 ‘정지’를 요구할 수 있다”고 했다. 또한 “의료 데이터는 모든 민간 기관이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허가받은 기관에서만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청삼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개인정보위) 개인정보정책국장도 “데이터 사업의 기본은 ‘신뢰’이며, 이를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현행법으로도 의료 데이터를 받은 기관이 정보를 잘 관리하는지 관리, 감독 및 위법 사항이나 오남용을 조사, 처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최근 국회를 통과한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을 바탕으로 개인정보위와 구체적인 활용 방안을 수립해 나가겠다”고 했다.
복지부는 현재 보건의료 데이터 활용 가이드라인에 따라 가명 처리 기준을 정하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가명 처리의 적정성을 심사하는 데이터심의위원회의 운영 기준을 완화하고, 정보 주체의 이익을 대변할 수 있는 인사를 외부위원으로 두도록 가이드라인을 개정했다. 가이드라인을 일부 법제화해 보건의료 데이터의 가명 처리와 방법, 절차를 규정하기 위한 법안도 발의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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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의료 데이터는 산업계의 큰 관심을 받아왔다. 활용할 수 있는 정보가 많아지면 서비스는 고도화되기 마련이다. 세계적으로 고령화가 가속하고 예방 의학, 맞춤형 치료가 중요해지면서 헬스케어 시장도 빠르게 성장했다. 그러나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 등 정보기술(IT)과 보건의료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업을 이어온 곳들은 데이터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다. 대형병원과 협력하는 등 해결 방법을 모색했지만 이마저도 종종 제도적 한계에 부딪혔다.
정부는 의료 데이터를 개방해달라는 산업계의 요구를 받아들여 2020년 데이터 3법을 개정했다. 의료 데이터를 더 많은 기관이 제공, 수집할 수 있도록 한 법안이다. 이는 민간 기관이 제도로 가로막혔던 의료 데이터를 활용할 토대가 됐다. 개인정보를 비식별화하면 동의 없이도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바이오헬스 신시장 창출 전략의 의료 데이터 관련 과제는 한 걸음 더 나아간다. 의료 데이터의 ‘정보 주체’를 병원에서 환자로 옮긴 것이다. 기존에는 병의원이 의료 데이터를 소유, 관리했다. 이제는 환자가 정보에 자유롭게 접근하고 이를 다른 기관에 전송할 수 있게 된다. 정부는 이를 위해 최근 개인정보보호법을 개정하고 ‘제삼자 전송권’을 도입했다. 환자만 동의하면 병의원이 가지고 있는 의료 데이터를 다른 기관에 보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의료 데이터가 정부 주도로 구축, 활성화되면 국내 헬스케어 산업은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보건의료 분야의 데이터 산업 시장은 앞으로 10년 동안 37.6%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산업의 규모는 2030년 5조원을 돌파, 2032년에는 10조712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이를 통한 고용 창출 효과도 기대할만하다. 의료 마이데이터가 산업 현장에 도입되면 보건의료 분야의 데이터 산업 내 취업 유발효과는 9만684명, 생산 유발효과는 14조3175억원, 부가가치 유발효과는 8조5132억원일 것으로 예측된다. 보건의료 분야보다 시장 규모가 큰 금융 분야 데이터 산업의 수치와 비교해서도 크게 앞선다.
민간 기관이 내 의료 정보를?…보안 우려 여전
정부가 구축할 바이오헬스 빅데이터는 비식별화한 개인정보를 활용한다. 개인정보로 누군가를 특정할 수 없도록 조치했다는 뜻이다. 임인택 보건복지부(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2월 28일 공개된 ‘바이오헬스 신시장 창출 전략’ 브리핑에서 “개인정보는 정보 주체의 동의를 기반으로 다뤄져야 한다”며 “보건의료 데이터도 충분한 보안과 안전 처리를 전제로 한다”고 밝혔다.
실제 의료 데이터는 오랜 기간 오용과 악용 우려로 사용이 제한돼 왔다. 개인의 생활, 건강 정보는 물론 신체적, 생리적 특징이 담긴 민감 정보이기 때문이다. 개인정보를 비식별화했어도, 여러 정보를 취합하는 과정에서 정보 주체를 특정할 수 있다는 우려도 여전하다. 민감 정보인 만큼 유출되면 사회적인 문제로 비화된다.
전문가들이 보험사의 의료 데이터 접근을 경계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소수의 유전 질환 환자를 식별해 보험 가입을 거절하거나, 보장 범위를 축소한 상품을 설계하는 방식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앞서 건강보험공단은 이런 우려가 담긴 의견을 고려해 보험사가 요청한 의료 데이터의 제공을 받아들이지 않은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임 실장은 “의료 데이터는 비식별화 조치를 마친 후 외부 기관에 제공되지만, 빅데이터 형태이기 때문에 모두에게 제공 동의를 받을 수는 없다”며 “다만 가명 처리를 하지 않은 개인정보는 정보 주체가 ‘정지’를 요구할 수 있다”고 했다. 또한 “의료 데이터는 모든 민간 기관이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허가받은 기관에서만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청삼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개인정보위) 개인정보정책국장도 “데이터 사업의 기본은 ‘신뢰’이며, 이를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현행법으로도 의료 데이터를 받은 기관이 정보를 잘 관리하는지 관리, 감독 및 위법 사항이나 오남용을 조사, 처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최근 국회를 통과한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을 바탕으로 개인정보위와 구체적인 활용 방안을 수립해 나가겠다”고 했다.
복지부는 현재 보건의료 데이터 활용 가이드라인에 따라 가명 처리 기준을 정하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가명 처리의 적정성을 심사하는 데이터심의위원회의 운영 기준을 완화하고, 정보 주체의 이익을 대변할 수 있는 인사를 외부위원으로 두도록 가이드라인을 개정했다. 가이드라인을 일부 법제화해 보건의료 데이터의 가명 처리와 방법, 절차를 규정하기 위한 법안도 발의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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