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오요안나에 "너가 제일 잘났냐" 폭언…A씨 녹취록 일파만파
새벽 방송 마치고 퇴근한 고인 다시 불러들여…
다른 기상캐스터들 앞에서 인격 모독적 발언도
[이코노미스트 김기론 기자] 故 오요안나 기상캐스터의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라는 의혹이 제기된 A씨가 생전 고인에게 반복적으로 폭언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10일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이 유족들에게 받은 녹취록에서 A씨는 2022년 10월 새벽 방송을 마치고 퇴근한 오요안나를 다시 회사로 불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네가 예전에는 신입이어서 실드(방어)를 쳤는데, 지금도 방송을 너무 못한다는 얘기가 나온다"며 "이렇게 되면 그냥 잘리거나 기상팀이 없어지는 것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안 그래도 기상캐스터 지금 없어도 된다는 얘기가 너무 많은데 태도까지 안 좋으면 있어야 될 이유가 없다"며 "나는 계속 실드를 쳤는데 '입사한 지 얼마나 됐는데', '아침 방송을 지금 한 지가 얼마나 됐는데' 이런 얘기를 들으면 진짜 일단 기분이 너무 안 좋다"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요안나는 자신의 실력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나 태도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설명을 부탁하며, 이 과정에서 눈물을 흘리자 A씨는 "눈물을 가릴 생각도 없고 상대방이 어떻게 받아들일지에 대한 고민을 안 하냐"며 "선배한테 그게 할 태도냐. 너가 여기서 제일 잘 났냐"고 목소리를 높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오요안나는 동료에게 카카오톡으로 연락해 A씨와 있었던 일을 전하며 "내가 뭘 잘못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는 "내가 오늘 라이브(생방송) 하느라 남아서 선배님께 날씨 좀 여쭤봤는데, 나한테 '너 같이 일하는 사람한테 태도 좋게 하라'는 식으로 이야기했다"며 "내가 뭐 나쁘게 한 적도 없는 상황이다. 그래서 '선배님, 뉴스 투데이 팀에서 이야기가 나온 거냐'고 이랬더니 '투데이팀 이렇게 내가 말할 순 없을 것 같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지인이 "네가 건방지게 했을리가 절대 없는데"라고 답하자 오요안나는 "잘못을 했어도 내가 이런 소리를 들을 만큼 최악인가 싶다"고 했다.
A씨는 선배로서 "가르쳐야 한다"는 이유로 퇴근한 오요안나를 회사로 불러들이거나 퇴근 자체를 막았고, 이 과정에서 다른 기상캐스터들 앞에서 업무 역량이 부족하다며 도를 넘는 비난과 인격 모독적 발언을 쏟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 측은 "오요안나를 그 어떠한 대응도 할 수 없고, 가해자의 감정이 모두 사그라질 때까지 그 자리를 버틸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해 9월 세상을 떠난 고인은, 생전 MBC 관계자 여러 명에게 자신의 피해 사실을 알렸지만 별도의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직장 내 괴롭힘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이후 논란이 거세지자 MBC는 지난 3일 진상조사위원회를 출범하고 뒤늦게 조사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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