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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떨어질라”…경비원 숨진 강남아파트, 추모 현수막 뗐다

입주자들, 경찰·구청에 “제거해달라” 항의
경찰, 노동청에 ‘갑질 여부’ 조사 통보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있는 아파트에서 70대 경비원이 극단적 선택을 한 가운데 해당 아파트에 설치된 현수막이 주민들의 항의로 제거됐다.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마켓in 허지은 기자]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70대 경비원이 극단적 선택을 한 가운데 해당 아파트에 걸린 추모 현수막이 입주자들의 항의로 16일 제거된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들은 이날 아파트 입구에 걸린 추모 현수막을 내렸다. 아파트 관계자는 “집값이 내려간다는 주민의 항의가 빗발쳤다”며 “단지 안과 후문에 있는 현수막은 그냥 두고 사람이 많이 지나다니는 (정문) 입구 현수막만 우선 제거했다”고 밝혔다. 

앞서 이 아파트 경비원 박모(74)씨는 지난 14일 아침 7시 40분께 아파트 단지 내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박씨는 극단선택을 하기 전 7시 16분 ‘관리책임자의 갑질 때문에 힘들었다’는 취지의 유서를 사진으로 찍어 동료들에게 보냈다. 동료들은 박씨가 숨진 뒤 전단을 붙이며 “10여년간 경비원으로 근무한 박씨가 인격적 모멸감을 견디지 못하고 투신했다”고 지적했다. 

아파트 입주자들은 경찰과 구청 측에 현수막을 떼라는 민원을 여러 차례 넣은 것으로 전해졌다. 동료 경비원들이 붙인 ‘갑질 전단’ 역시 같은 이유로 항의가 빗발쳤고, 결국 아파트 직원들이 전단 중 일부를 수거했다. 

지난 9일엔 같은 아파트에서 근무하던 70대 청소노동자 김모씨가 심장마비로 자택에서 숨지기도 했다. 김씨는 숨지기 하루 전 아파트 청소 용역업체로부터 해고 통보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동료 경비원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평소 관리책임자가 박씨를 상대로 무리한 업무 지시를 내렸는지 등 구체적인 사망 경위를 조사 중이다. 또 직장 내 괴롭힘 여부를 조사해달라며 조사 권한이 있는 서울지방노동청에 관련 내용을 통보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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