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X세미콘, 1년 새 재고자산 두배로 껑충…TV 불황 직격타 [이코노 리포트]
재고자산 4826억원…전년比 140%↑
회전일수도 38.7→83.1일로 둔화
DDI수요 감소 여파…“당분간 지속”
[이코노미스트 마켓in 이건엄 기자] #LX세미콘의 재고자산이 1년 새 2.4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주력인 디스플레이 구동칩(DDI) 수요가 TV시장 불황 여파로 크게 위축되면서 재고가 큰 폭으로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특히 매출 의존도가 높은 LG디스플레이의 실적 개선이 여의치 않다는 점에서 LX세미콘의 재고 부담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LX세미콘의 재고자산은 4826억원으로 전년(2011억원) 대비 140% 증가했다. 이에 따른 재고자산 회전율은 9.4회에서 4.4회로 5회 줄었고 재고자산회전일수도 83.1일에서 38.7일로 2배 이상 길어졌다. 즉 38일이면 충분했던 LX세미콘의 재고 소진 기간이 83일로 대폭 둔화된 것이다.
재고자산은 일상적인 영업활동 과정에서 판매를 목적으로 보유하는 상품과 제품, 재공품, 원재료, 저장품으로 구성된다. 재고자산 회전율이 재고 상품의 현금화까지 걸리는 시간을 나타내는 지표라는 점을 감안하면 회전율이 낮을수록 기업의 재무 건전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재고 소진이 둔화될 경우 시간이 지날수록 해당 자산의 가치가 떨어질 수밖에 없고, 이에 따른 손실이 발생해 원가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이처럼 LX세미콘의 재고 상황이 악화된 것은 TV를 비롯한 디스플레이 수요 위축과 관련이 깊다. 디스플레이 시장 침체로 LX세미콘이 주력으로 삼고 있는 DDI 수요 역시 함께 줄면서 재고자산 증가로 이어진 것이다. DDI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액정표시장치(LCD) 등의 디스플레이를 구성하는 수많은 픽셀을 구동하는 데 쓰이는 반도체 칩이다. 지난해 LX세미콘의 전체 매출에서 DDI가 차지하는 비중은 90%에 육박한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TV 출하량은 2억325만대로 전년 대비 4.8%가량 줄었다. 지난해 DDI 매출도 124억3700만 달러로 같은 기간 대비 10% 감소했다. 옴디아는 오는 2029년 DDI 시장 규모가 78억 달러 규모로 축소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LX세미콘의 주요 고객사인 LG디스플레이가 경영 효율화 차원에서 디스플레이 패널 감산에 나선 점도 뼈아프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LG디스플레이는 지난 1월 국내 LCD TV 패널 생산라인인 파주 P7 가동을 중단하고 대형 OLED 패널을 감산 결정을 내렸다. LX세미콘의 재고 상황이 단기간 내에 개선되기 힘들다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가 LX세미콘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6.7%로 절반이 넘는다.
업계 관계자는 “LX세미콘의 매출구조상 DDI의 수요와 공급 균형이 무너지면 재고자산이 빠르게 늘 수밖에 없다”며 “TV를 비롯한 세트사업 수요 감소가 가시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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