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 꺾인’ 명품 수요에도…백화점 3사, ‘에루샤’ 모시기에 진심인 까닭
올해 百3사 명품 매출 신장률 5%대 그쳐
명품 매출 전체 20~30%...매년 증가
‘명품=매출’ 공식…백화점 자존심 대결까지
[이코노미스트 송현주 기자] 소비심리가 꺾이면서 명품 시장 성장세가 둔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국내 백화점들은 여전히 명품 매장 유치에 적극적이다.어떤 명품 매장이 들어오느냐에 백화점 위상이 달라지는데다, 3대 명품이라 불리는 ‘에루샤’(에르메스·루이뷔통·샤넬)를 유치하는 것이 백화점의 연간 실적을 좌지우지할 정도로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어서다.
"소비 심리 꺾였나" 百3사, 올해 명품 매출 신장률 5%대
업계에 따르면 올해 1~2월 백화점 3사 기준 롯데 5%, 신세계 5.3%, 현대 5.8%를 기록, 명품 매출 신장률은 5%대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롯데 35%, 신세계 47.8%, 현대 20.8% 등 20~40%대 고성장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성장세가 큰 폭으로 꺾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명품으로 향했던 보복소비가 트렌드가 고물가·고금리 상황과 하늘길 확대로 급격히 수그러들고 있어서다.
에루샤 매장 유치 여부에 百매출 좌지우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백화점들이 명품 매장 유치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명품이 곧 백화점 출점 흥행의 척도’가 되고 있어서다. 전체 매출에서 명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30%로 매년 증가 추세다. 이중에서도 3대 명품으로 꼽히는 ‘에루샤’ 유치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다. 실제 매출 1조 점포는 ‘에루샤’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전국에서 매출 1조원을 돌파한 매장은 총 11곳이다. 주요 백화점 3사 중 '에루샤'를 모두 유치한 점포는 롯데백화점 잠실점, 신세계백화점 본점·강남점·센텀시티점·대구,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 등 6곳이다. 전국 단일 점포 매출 1위인 신세계 강남점 역시 ‘에루샤’가 모두 입점해있다. 신세계 강남점은 2019년 국내 백화점 최초로 매출액 2조원을 돌파한 후 6년 연속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명품 유치가 백화점 매출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치면서 백화점업계 자존심 대결로도 번지는 모양새다. 현대백화점도 2021년 2월 오픈한 더현대 서울의 루이비통 매장 입점에 총력을 가하고 있다. 더현대서울은 개점 2년차에 매출 9770억원을 기록, 올해 백화점 업계 최단기간 연 매출 1조 달성을 바라보고 있다.
이는 에루샤 등 대표 명품 없이 받아든 성적표로, 업계에선 주요 명품 브랜드 추가 입점이 이뤄지면 매출 확대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에루샤 가운데 루이비통은 더현대 서울 오픈 초부터 입점 논의를 이어온 곳으로 알려져있다. 지난해 8월 현대백화점 목동점 루이비통 매장이 영업을 종료하자, 더현대서울로 매장을 이전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이어졌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아직 더현대서울의 루이비통 입점에 관해 확정된 사실은 없다"면서도 "입점 논의는 진행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백화점 업계는 국내 명품 매출의 성장세가 코로나19 기간만큼 폭발적이지 않을 뿐, 앞으로도 꾸준한 명품 소비는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한국 명품 소비 지출액 약 168억달러(20조9000억원)를 국민 1인당 평균 금액으로 환산한 수치로 2021년보다 24% 증가했다. 미국(280달러·약 34만8000원), 중국(55달러·약 6만8000원)보다 많은 세계 1위 수준이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는 지난해 국내 명품시장 규모가 21조100억원을 기록해 전년보다 8% 이상 성장했다고 밝혔다.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그간 코로나19로 억눌린 소비 욕구를 분출하듯 돈을 쓰는 이 현상은 명품 분야에서 두드러지며 명품 매출이 급성장했다”라며 “보복소비가 해외여행 등으로 옮겨가고 있지만 명품업계 특성상 로열티 높은 고객 수요층이 꾸준히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에 일정한 수요는 꾸준히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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