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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찬스’ 포르쉐 막차 타자”...정부 발표 후 법인차 더 늘었다[백카(CAR)사전]

전용번호판 도입 앞두고 법인차 등록 대수 급증
추가 규제 우려 법인 등록 서두르는 것으로 추정

정부가 법인차 전용번호판 도입을 추진 중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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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스트 이지완 기자] 정부가 지난 달 법인차 사적유용을 막기 위한 전용번호판 도입 계획을 공식화한 이후 수입차 법인 등록 대수가 급증하고 있다. 관련 제도가 본격적으로 시행되기 전 세금 혜택 등을 받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31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 달(2월) 법인 수입차 등록 대수는 8219대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5734대) 대비 43.3%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같은 기간(7947대)과 비교해도 3.4% 증가했다.

이 기간 판매 가격이 1억원 이상인 고가 법인 수입차의 등록 대수는 3569대로 전월(2569대) 대비 38.9% 늘었다. 1억5000만원 이상인 법인 수입차 등록 대수도 1772대로 전월(1200대) 대비 47.6% 증가했다.

KAIDA 소속 브랜드 중 법인 등록 대수 증가세가 가장 눈에 띄는 브랜드는 포르쉐다. 이 브랜드의 지난 달 법인 등록 대수는 618대로 전월(418대) 대비 47.8% 늘었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추진 중인 법인차 전용번호판 도입 정책이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달 6일 국토교통부는 올해 하반기부터 법인차 전용번호판 제도를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탈세 등에 악용되는 법인차 사적유용을 차단하기 위함이다. 법인이 차량 리스 및 장기 렌탈을 활용하면 월 납입금, 이자비, 유류비, 보험료 등을 사업비(경비)로 처리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세금 감면 등의 혜택을 받는다. 법인들이 고가의 수입차를 법인차로 구매하는 이유다.

법인차 사적유용은 심각한 사회적 문제다. 특히, 고가 수입차의 법인 등록 비중이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최근 5년(2018~2022년)간 법인차 신규 등록 대수는 연평균 2.4%씩 증가했다. 취득가액이 1억~4억원 이하인 차량 중 71.3%가 법인 구매였다. 4억원 초과 차량의 법인 구매 비중은 88.4%로 나타났다.

법인(사업자)이 수억원을 호가하는 고급 수입차를 인수한 뒤 사적용도로 활용하는 사례는 끊임 없이 적발되고 있다. 국세청은 최근 연예인, 유튜버, 웹툰작가 등 유명 인플루언서의 법인차 사적유용 등이 의심된다며 관련 조사에 착수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법인차 전용번호판 도입이 법인차 사적유용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정부는 보고 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지난 달 5일 개인 SNS를 통해 법인차 전용번호판 도입 정책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히기도 했다.

원 장관은 “포르쉐, 람보르기니, 페라리 등 슈퍼카를 법인차로 등록한 뒤 배우자 또는 자녀가 이용하는 꼼수는 횡령·탈세 등 법 위반은 물론 우리 사회의 불공정과 갈등을 심화시키는 원인”이라며 “(법인차 전용번호판 도입 시) 이런 꼼수를 쓰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제대로 세금을 내고 소비하는 문화가 중요하다”며 “이 것이 공정한 대한민국으로 가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당분간 법인 수입차 등록 대수 증가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는 법인차 전용번호판 도입 정책을 하반기 시행하겠다고 밝혔을 뿐 추가 규제 등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벤틀리, 롤스로이스 등 럭셔리 자동차 브랜드들은 정부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수입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해외 선진국과 달리 국내에는 법인차 관련 규제가 사실상 전무했다”며 “글로벌 메이커들은 정부가 어떤 지침을 내놓을지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고금리 기조에도 법인 수입차 등록을 서두르는 회사들이 제법 많다는 이야기가 들린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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