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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D 드라이브 건 동아에스티…신약 딛고 선도기업 될까

종양·면역·퇴행성질환 집중

박재홍 동아에스티 연구개발(R&D) 총괄 사장 [사진 동아에스티]
[이코노미스트 선모은 기자] 동아에스티가 신약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에서 중개연구 전문가로 의약품 연구개발(R&D)을 이끈 박재홍 사장이 지난해 이 회사의 R&D 부문 총괄이 되면서다. 회사 측은 “신약 부문에서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R&D 역량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며 “현재는 전문의약품(ETC)을 중심으로 사업을 키우고 있으나 앞으로 종양과 면역, 퇴행성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의약품을 개발하겠다”고 했다.

동아에스티가 세 개 분야에 집중하게 된 배경에는 박 사장이 있다. 그는 하버드대 의과대학의 프로테오믹스 연구소에서 박사후 연구원을 거쳤고 일본의 다케다제약과 독일의 베링거 인겔하임 등 세계적인 제약사에서 R&D 경험을 쌓았다. 동아에스티에서는 지난해 2월부터 R&D 부문을 전담하고 있다. 취임 이후 이 회사의 R&D 방향을 잡고 글로벌 제약사의 R&D 체계를 동아에스티에 수혈하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

박 사장의 지휘 아래 동아에스티가 집중하고 있는 파이프라인의 하나는 염증성 장질환 치료제인 ‘스텔라라’의 바이오시밀러 후보물질 ‘DMB-3115’이다. 블록버스터 의약품인 스텔라라는 올해 미국에서, 내년 유럽에서 물질 특허가 만료된다. 동아에스티는 스텔라라와 유사한 효능을 가진 약물로 염증성 장질환 치료제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안으로 두 지역에서 DMB-3115의 품목허가를 얻는 등 상업화도 준비하고 있다.

과민성방광 치료제 후보물질인 ‘DA-8010’는 현재 국내에서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기존 치료제와 비교해 방광의 수축을 억제하는 효과가 우수하고 구갈과 변비 등 부작용은 적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동아에스티는 전통 제약사라는 이미지와 달리 신약을 여럿 개발했다. 당뇨병 치료제 ‘슈가논’은 신약 중 가장 우수한 성적을 내는 치료제다. 동아에스티의 합작사인 레드앤비아는 슈가논을 대동맥 판막 석회화증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다. 국내에선 임상 2상을, 미국에선 임상 2·3상을 진행 중이다.

종양 분야에서는 단백질 분해 플랫폼 기술이 적용된 물질을 표적항암제로 개발하고 있다. 다른 표적치료제와 달리 단백질의 특정 부위에 결합하지 않아도 돼 적용할 수 있는 질환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동아에스티는 2021년 한국화학연구원과 한국생명공학연구원으로부터 이 기술이 적용된 물질을 이전받았다. 카나프 테라퓨틱스와 함께 이중융합항체 기전의 면역항암제 후보물질도 연구 중이다. 사이토카인을 종양에 전달해 특정 부위에서만 면역세포를 활성화하는 물질이다.

R&D를 추진하기 위한 비용은 ETC 사업에서 충당한다는 계획이다. 동아에스티 관계자는 “신약 개발에는 천문학적 비용이 투입되는데 동아에스티는 ‘캐시카우’로 재원을 조달할 예정”이라며 “내분비질환과 당뇨병, 소화기질환, 근골격계질환이 대상인 ETC 제품을 개발하거나 도입할 계획이며 여기에서 나오는 안정적 자금으로 R&D 성과나 기술 수출을 이뤄내는 순환 구조를 만들겠다”고 했다. 실제 동아에스티의 소화불량 치료제인 ‘가스터’와 성장호르몬 제품인 ‘그로트르핀’은 지난해 상반기에만 각각 1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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