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치킨값 3000원’ 올리더니…교촌치킨, 닭고기 공급가도 600원 인상
교촌에프앤비, 3일 소비자가 인상과 함께 납품가도 올려
육계값 600원 인상, 주요 부자재 가격도 인상 대열 합류
본사 측 “가맹점 수익개선이 목적, 본사도 한계에 달해”
3일 업계에 따르면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는 이날부터 가맹점에 납품하는 육계(닭고기) 가격을 마리당 600원 올리는 등 주 원부자재 가격을 인상한다. 지난해부터 사룟값이 오르면서 사육 수가 감소했고, 공급 부족으로 인한 육계 공급 불안정 사태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교촌에프앤비는 육계 가격 외에 소스와 치킨무 등 다른 원부자재 가격도 소폭 올리기로 했다.
이번 인상으로 교촌 가맹점주는 닭고기 형태에 따라 한 마리당 7000~8000원의 금액을 지급해야 할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교촌치킨이 취급하는 육계는 10호 닭고기다. 이는 한국육계협회의 육계생계 시세 3월 30일을 기준으로 9~10호 닭고기(5308원) 가격 보다 2000원 정도가 더 비싼 수준이다.
교촌에프앤비 관계자는 “이번 육계 공급가 인상은 2014년 이후 10년 만에 진행되는 주요 원자재 값 인상”이라면서 “이는 본사 마진을 키우기 위한다기 보다는 협력 업체 납품가의 변동 사항에 맞춰 따라가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동안 본사가 오르는 재료 값을 분담해왔지만 이제는 한계에 다다른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본사의 매출원가율이 77.3%(2014년)에서 86.2%(2022년)까지 상승했는데, 매출원가율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원가부담을 본사가 분담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10년 인상 없었다더니…주기적으로 납품가 올려
교촌에프앤비 측 설명과 달리 치킨의 주 원재료인 육계 공급가격까지 오르면서 가맹점주의 이중 부담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국내 빅3 치킨 프랜차이즈 브랜드 중 나홀로 소비자 가격 인상을 선포하면서 정부와 소비자의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는 것에 이어 공급가까지 올리면 점주에게 떨어지는 마진 역시 줄어들기 때문이다.
10년간 납품가 동결이라는 주장과 달리 교촌에프앤비는 그동안 원자재에 대한 가맹점주 납품 가격을 종종 올려왔다. 튀김유 가격은 지난해 말 14% 인상됐다.
교촌에프앤비 관계자는 “주요 원자재엔 닭고기와 소스 등이 포함돼 있고 튀김유, 밀가루, 파우더 등은 부자재에 속하기 때문”이라며 “육계 가격의 작은 오르락내리락은 시세에 따라 변동한 것이고 본사에게 남는 마진율은 10년간 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가맹점주 수익 구조 악화로 소비자 가격을 인상한다고 밝혔지만, 결국 공급가를 올리면서 본사 이익도 함께 가져가고자 하는 것 아니겠냐”면서 “이번에도 소비자 가격 인상 없이 공급가만 올리면 가맹점주 부담이 그만큼 커지기 때문에 반발이 커지는 상황도 고려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와 공급가가 한꺼번에 인상됐지만 점주들은 압박이 그만큼 커지고 있다는 입장이다. 임대료와 인건비, 배달 대행료 부담까지 커지는 상황에서 고정 지출 비용까지 인상되면서 수익이 악화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소비자 가격 인상으로 인한 교촌 불매, 교촌 손절 등의 부정적 분위기도 부담이다.
교촌치킨 매장을 운영해오다 양도를 앞두고 있는 한 사장은 “가뜩이나 엔데믹 분위기에 배달 매출이 크게 줄었는데 소비자 가격 인상 발표에 소비자 발길도 크게 줄었다”며 “물론 다른 치킨 브랜드보다 교촌이 매장당 매출이 높은 건 알고 있지만, 오르는 재료값과 인건비, 월세를 내고 나면 남는 수익도 별로 없다”고 하소연했다.
교촌에프앤비 측은 가맹점주와의 상생을 위해 노력하고, 해외 판로 확대에도 적극 나서 지금의 위기를 타개해 나갈 방침이다. 교촌에프앤비 관계자는 “교촌치킨이 타 브랜드에 비해 인건비가 많이 들고 만드는 과정도 더 복잡하다”면서 “가맹점 수를 무리하게 늘리지 않으면서 가맹점과 상생을 위해 노력해 온 브랜드라는 것을 알아 줬으면 한다. 앞으로도 토종 브랜드로서 해외망도 넓혀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해 교촌에프앤비는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78%를 기록했다. 750억원 규모였던 부채 역시 1257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이는 교촌에프앤비의 판교 신사옥 건축에 투입된 건축비 증가와 패키지 관련 공장 설립을 위해 충주 첨단산업지구의 2000평 규모 부지 매입을 위한 외부 차입금 사용이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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