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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만 잡는 사이…저축은행 대출금리, 법정최고금리 육박

업계 1~2위 저축은행 금리마저 법정 최고 금리까지 높아져
업계 금리 높아지자 신용대출 연체율 5% 돌파
“시중은행 금리 경쟁이 원인…올해 다시 떨어질 질 것”

서울시내 한 금융사에 대출금리 안내 현수막이 걸려있다.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이용우 기자] 저축은행 업계의 최근 신용대출 금리가 ‘법정 최고 금리’인 연 20%까지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이 시중은행 대출 금리 잡기에 집중하면서 상대적으로 관심에서 멀어진 저축은행 업계의 금리가 요동치는 모습이다. 이런 이유로 연체율도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SBI, OK저축은행 신용대출 금리 연 19% 내외

31일 저축은행중앙회에 공시된 바에 따르면 저축은행에서 가장 많이 취급되는 신용점수 701~800점대 구간에서 SBI저축은행 ‘직장인 대출’ 평균금리는 연 19.68%에 달했고, ‘SBI중금리 대출’도 연 17.03%를 기록했다. 

OK저축은행도 비슷한 상황으로 같은 신용점수대에서 ‘비상금OK론’ 평균금리는 연 19.22%를 기록했다. 이 외에 ▲사업자든든OK론 연 19.3% ▲마이너스OK론 연 19.02% ▲주부OK론 연 19.01% ▲OK론 연 18.80% ▲OK한도우대론 연 16.71%를 보였다. ‘OK금리우대론’ 금리는 연 15%대를 보였다. 

아파트 등 담보대출을 보면 SBI저축은행의 ‘SBI온라인주택대출’ 금리가 연 최저 9.12에서 최고 16.22%를 보였다. ‘사잇돌2’ 대출의 최고 금리는 19.90%로, 법정 최고 한도까지 높아졌다. OK저축은행의 ‘OK햇살론’도 연 11.00~11.50%를 기록했다. 

치솟는 대출금리와 함께 저축은행의 연체율도 지난해 들어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저축은행 업계의 연체율은 3.4%로 전년 동월 대비 0.9%포인트 상승했다. 국내은행의 연체율이 같은 기간 0.25%를 기록한 것과 비교해 높은 수준이다. 특히 저축은행의 가계대출 연체율은 4.7%를, 가계신용대출은 5.2%를 기록했다. 

지난해 하반기 ‘레고랜드 사태’로 수신금리 경쟁 벌어져

지난해 11월에 한 저축은행 앞에 연 5.5% 금리의 정기예금 특판 광고가 걸렸다. [사진 연합뉴스]
업계에서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은행권의 금리 경쟁으로 저축은행들도 자금조달을 위해 예적금 상품에 고금리를 적용하기 시작하면서 현재와 같이 대출금리가 치솟았다고 보고 있다. 

저축은행들은 은행채를 발행할 수 있는 시중은행과 달리 대부분의 자금을 예적금에서만 마련하고 있다. 고금리로 수신금리를 내놓게 되면 대출금리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구조다. 

특히 지난해 9월 28일 강원도가 레고랜드 개발업체인 강원도중도개발공사(GJC)에 기업회생을 신청하면서 지급보증에서 발을 빼는 것으로 시장이 받아들여 금융시장에 충격을 줬다. 이로 인해 국고채 금리만 아니라 은행채 금리가 모두 올라 은행권 정기예금 금리가 보통 연 5%를 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에 지난해 10월 한 달에만 은행 정기예금으로 56조2000억원이 유입됐다.  

이후 당국은 2금융권의 자금조달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판단해 시중은행의 금리 경쟁 자제령을 내놨다. 또 정부가 채권시장안정화펀드를 조성하는 등 시장 안정화 조치에 나섰고, 이런 영향에 은행권 정기예금이 올해 들어와 3%대로 하락한 상황이다. 

저축은행 업계는 올해는 대출 금리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 시중은행의 예적금 금리가 떨어지고 있고,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2월에 동결하면서 금리를 내릴 여유가 생기고 있다는 설명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저축은행권의 연체율이 빠르게 오르는 가운데 가계신용대출 연체율이 5.2%를 기록했다. [제공 금융감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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