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전설의 삼선(三線)’…세계 2위 운동화 브랜드, 악재 딛고 비상할까 [브랜도피아]
아디다스, 카니예 웨스트와 협업 중단으로 적자 전망
‘이지(Yeezy)’ 제품 재고 탓 9800억원 영업손실 예상
ODM 업체 화승엔터도 주가 두달새 23% 하락
증권업계 “주가 빠질만큼 빠져, 하반기 실적 개선”
[이코노미스트 마켓in 김채영 기자] “유대인들에게 데스콘3(death con 3)를 가할 것이다.”
미국 래퍼 겸 음악 프로듀서 ‘예(카니예 웨스트)’가 내뱉은 이 한마디로 글로벌 2위 스포츠 브랜드가 이리저리 흔들리고 있다. 이 브랜드는 지난달 컨퍼런스 콜에서 올해 매출 감소와 영업손실이 발생할 것이라고 밝혀 31년 만의 첫 적자 기록까지 전망되고 있다. 줄무늬 세 개만으로 강력한 존재감을 발휘하는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아디다스(Adidas)’의 이야기다.
예와 계약해지로 9800억원 손실 예상…中불매 운동, 러시아 사업 중단도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아디다스가 30여년 만에 처음으로 연간 적자 위기에 놓였다. 아디다스는 최근 실적 발표에서 미국 힙합 스타 예와의 협업 중단 등으로 올해 매출이 감소하고 7억유로(약 98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는 예와의 협업 브랜드 ‘이지(Yeezy)’ 재고를 팔지 못해 발생하는 손실을 포함한 금액이다.
앞서 지난해 10월 아디다스는 예가 소셜미디어에 유대인 혐오 발언을 올려 논란이 되자 지난 2013년부터 이어온 예와의 협업을 9년 만에 중단했다. 예는 지난해 10월 트위터에 “유대인들에게 데스콘 3(death con 3)’를 가할 것”이라고 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예의 발언이 미군의 방어준비태세인 데프콘(DEFCON)에 빗대 죽음을 표현한 것으로 해석돼 비판이 거세지자 트위터는 이 글을 삭제하기에 이르렀다.
업계에 따르면 아디다스가 예와 협업해 벌어들인 연간 매출은 전체 매출액의 8% 수준인 20억달러(약 2조6000억원)에 달했다. 아디다스의 대표 제품 중 하나였던 예와의 협업 브랜드 ‘이지’ 제품이 판매 중단에 들어가자 창고에 쌓인 재고도 골칫거리로 떠올랐다. 업계에선 이지 재고가 현재 재판매(리셀) 시장에서 정가보다 5배 높은 가격에 팔리고 있어 리셀 시장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증권업계에선 예와의 협업 중단 외에도 아디다스의 적자 전망 요인을 다양하게 제시했다. 오지우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23일 리포트에서 중국 불매 운동에 따른 실적 악화와 재고 부담으로 인한 할인 판매 증가, 러시아 사업 중단 영향 지속을 아디다스의 실적 부진 이유로 꼽았다.
실제로 2년 전 아디다스 등 글로벌 기업들이 신장 위구르 자치구 인권 탄압 사태로 이 지역 강제 노역 문제를 지적하자 중국인들 사이에서 ‘궈차오'(國潮·애국 소비) 바람이 불자 아디다스의 중화권 매출은 36% 급감했던 바 있다.
이 같은 요인들로 인해 아디다스 ODM(제조업자 개발생산 방식) 업체인 화승엔터프라이즈(241590)의 주가도 바닥을 체험 중이다. 지난 3일 종가는 8500원으로, 두 달 전인 2월 3일 종가인 1만1030원 대비 22.67% 떨어졌고, 2021년 5월 10일 장중 신고가인 2만2150원과 비교해 61.49% 떨어졌다.
“더 이상 주가 하락은 없을 것” 푸마서 영입한 신임 CEO 활약도 기대
증권업계에선 화승엔터프라이즈의 주가는 빠질 만큼 빠졌고, 하반기부터 실적 성장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오 연구원은 “전방 업황 및 아디다스 실적 부진에 대한 우려는 이미 반영돼 왔기 때문에 추가적인 주가 하락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최근 1월 미국 소매 판매 지표가 호조를 보이고 있고 12월 의류 재고 증가폭이 감소하는 등 의류 OEM사들의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며 “아디다스가 재고 소진 이후 계절적 성수기를 앞두고 본격적인 재고 비축 기간에 돌입해 물량 증대와 함께 가동률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조소정 키움증권 연구원은 “화승엔터프라이즈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3861억, 영업이익은 428억을 기록하며 시장예상치를 하회했으나 최근 아디다스가 2023년을 전환의 해로 선언했고, 신제품 출시에 따른 재고 수요는 하반기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1월 경쟁사인 푸마에서 영입된 비외른 굴덴 아디다스 신임 CEO의 활약도 실적 개선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오 연구원은 “비외른 굴덴 CEO 하에서 본격적인 신제품 출시와 클래식 제품 집중이 모두 기대되며 물량 증대에 더해 믹스 개선 효과도 함께 누릴 수 있을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비외르 굴덴은 지난달 8일 열린 실적 발표에서 “올 한해는 수익성 있는 기업으로 다시 도약하기 위한 전환의 해로 소비자, 운동선수, 소매 파트너 및 직원에게 전적으로 집중할 것”이라며 “아디다스의 장점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글로벌 인프라로 시간이 지나면 다시 빛날 것이라고 확신하지만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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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래퍼 겸 음악 프로듀서 ‘예(카니예 웨스트)’가 내뱉은 이 한마디로 글로벌 2위 스포츠 브랜드가 이리저리 흔들리고 있다. 이 브랜드는 지난달 컨퍼런스 콜에서 올해 매출 감소와 영업손실이 발생할 것이라고 밝혀 31년 만의 첫 적자 기록까지 전망되고 있다. 줄무늬 세 개만으로 강력한 존재감을 발휘하는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아디다스(Adidas)’의 이야기다.
예와 계약해지로 9800억원 손실 예상…中불매 운동, 러시아 사업 중단도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아디다스가 30여년 만에 처음으로 연간 적자 위기에 놓였다. 아디다스는 최근 실적 발표에서 미국 힙합 스타 예와의 협업 중단 등으로 올해 매출이 감소하고 7억유로(약 98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는 예와의 협업 브랜드 ‘이지(Yeezy)’ 재고를 팔지 못해 발생하는 손실을 포함한 금액이다.
앞서 지난해 10월 아디다스는 예가 소셜미디어에 유대인 혐오 발언을 올려 논란이 되자 지난 2013년부터 이어온 예와의 협업을 9년 만에 중단했다. 예는 지난해 10월 트위터에 “유대인들에게 데스콘 3(death con 3)’를 가할 것”이라고 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예의 발언이 미군의 방어준비태세인 데프콘(DEFCON)에 빗대 죽음을 표현한 것으로 해석돼 비판이 거세지자 트위터는 이 글을 삭제하기에 이르렀다.
업계에 따르면 아디다스가 예와 협업해 벌어들인 연간 매출은 전체 매출액의 8% 수준인 20억달러(약 2조6000억원)에 달했다. 아디다스의 대표 제품 중 하나였던 예와의 협업 브랜드 ‘이지’ 제품이 판매 중단에 들어가자 창고에 쌓인 재고도 골칫거리로 떠올랐다. 업계에선 이지 재고가 현재 재판매(리셀) 시장에서 정가보다 5배 높은 가격에 팔리고 있어 리셀 시장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증권업계에선 예와의 협업 중단 외에도 아디다스의 적자 전망 요인을 다양하게 제시했다. 오지우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23일 리포트에서 중국 불매 운동에 따른 실적 악화와 재고 부담으로 인한 할인 판매 증가, 러시아 사업 중단 영향 지속을 아디다스의 실적 부진 이유로 꼽았다.
실제로 2년 전 아디다스 등 글로벌 기업들이 신장 위구르 자치구 인권 탄압 사태로 이 지역 강제 노역 문제를 지적하자 중국인들 사이에서 ‘궈차오'(國潮·애국 소비) 바람이 불자 아디다스의 중화권 매출은 36% 급감했던 바 있다.
이 같은 요인들로 인해 아디다스 ODM(제조업자 개발생산 방식) 업체인 화승엔터프라이즈(241590)의 주가도 바닥을 체험 중이다. 지난 3일 종가는 8500원으로, 두 달 전인 2월 3일 종가인 1만1030원 대비 22.67% 떨어졌고, 2021년 5월 10일 장중 신고가인 2만2150원과 비교해 61.49% 떨어졌다.
“더 이상 주가 하락은 없을 것” 푸마서 영입한 신임 CEO 활약도 기대
증권업계에선 화승엔터프라이즈의 주가는 빠질 만큼 빠졌고, 하반기부터 실적 성장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오 연구원은 “전방 업황 및 아디다스 실적 부진에 대한 우려는 이미 반영돼 왔기 때문에 추가적인 주가 하락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최근 1월 미국 소매 판매 지표가 호조를 보이고 있고 12월 의류 재고 증가폭이 감소하는 등 의류 OEM사들의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며 “아디다스가 재고 소진 이후 계절적 성수기를 앞두고 본격적인 재고 비축 기간에 돌입해 물량 증대와 함께 가동률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조소정 키움증권 연구원은 “화승엔터프라이즈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3861억, 영업이익은 428억을 기록하며 시장예상치를 하회했으나 최근 아디다스가 2023년을 전환의 해로 선언했고, 신제품 출시에 따른 재고 수요는 하반기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1월 경쟁사인 푸마에서 영입된 비외른 굴덴 아디다스 신임 CEO의 활약도 실적 개선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오 연구원은 “비외른 굴덴 CEO 하에서 본격적인 신제품 출시와 클래식 제품 집중이 모두 기대되며 물량 증대에 더해 믹스 개선 효과도 함께 누릴 수 있을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비외르 굴덴은 지난달 8일 열린 실적 발표에서 “올 한해는 수익성 있는 기업으로 다시 도약하기 위한 전환의 해로 소비자, 운동선수, 소매 파트너 및 직원에게 전적으로 집중할 것”이라며 “아디다스의 장점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글로벌 인프라로 시간이 지나면 다시 빛날 것이라고 확신하지만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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