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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들이 원하면 얼마든지 자사주 살 수 있다” 김경배 HMM 사장[기업인 말말말]

장단점 있지만, 책임경영 차원에서 매입 가능
중간‧분기 배당도 검토

김경배 HMM 최고경영자(CEO) [사진 HMM]

[이코노미스트 이병희 기자]“주식을 충분히 보유하고 책임감 있는 경영을 할 준비가 돼 있다”

김경배 HMM 사장이 지난달 31일 HMM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에게 이같이 말했다. 김 사장은 “주주들이 원하면 얼마든지 살 수 있고 주식을 취득하도록 하겠다”며 “지난해 HMM 주식 매입을 고민했지만, 장단이 공존해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고 했다.

최근 매각 작업을 벌이고 있는 국내 최대 선사 HMM이 지난해 최대 실적을 냈음에도 주가 하락에 대한 주주들의 불만이 이어지자 김 대표가 자사주 매입 의사를 밝힌 것이다.

김 대표는 “지난해 대표로 오면서 자사주 매입을 고민했지만, 주가에 좋고 나쁜 영향을 복합적으로 미칠 것으로 보여 실행하지 않았다”며 “주주들이 원하면 이른 시일 내 자사주를 매입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기업 대표가 자사주를 매입하면 진정성을 갖고 회사를 경영하려는 의지가 있다고 해석할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주가가 내려가 임원들에게 회사가 자사주를 사도록 강제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배당을 늘려달라는 주주의 요청에 김 대표는 “2021년에는 주당 600원을 배당했고 올해는 실적 개선으로 100% 늘린 주당 1200원을 배당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간배당, 분기 배당도 검토하고 있다”며 “확답할 수는 없지만, 주주 이익이 침해되는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다만 HMM이 회사 차원에서 자사주를 취득해 소각에 나설지에 대해서는 뚜렷하게 답변하지 않았다.

지난해 HMM은 연결 기준 18조 5827억원의 매출액과 9조 951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이다. 지난해와 비교해도 매출액은 34.7%, 영업이익은 34.8% 늘어난 수준이다. 당기순이익은 10조 85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9% 증가했다. 부채비율은 1년새 73%에서 25.6%까지 줄었다.

대규모 이익을 바탕으로 HMM은 2026년까지 15조원을 투자해 120만TEU의 친환경 선대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 밖에 LNG선과 친환경 연료기반 선박 확대,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화 추진, 선박과 터미널 물류 시설 등 핵심 자산 투자에도 나설 방침이다.

한편 HMM은 최대 주주인 산업은행과 2대 주주인 해양진흥공사(해진공)가 경영권 매각 관련 자문단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는 등 매각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산업은행은 HMM의 지분 20.7%, 해진공은 19.6%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HMM의 주가는 현재 2만원 안팎, 시가총액은 약 10조원에 달한다.

산업은행과 해진공이 보유한 HMM 지분이 약 40%, 이들이 보유한 2조6800억원 규모의 HMM의 전환사채(CB)‧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주식으로 교환하면 1‧2대 주주의 HMM 지분율은 70%를 웃돌 수 있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계산하면 HMM 매각 가격은 7조원에 달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HMM 컨테이너선. [사진 H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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