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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티리얼즈 상장 본격화…에코프로 패밀리 어디까지 치솟을까

머티리얼즈, 에코프로그룹 첫 코스피 상장 기대감에 주가 탄력
호실적, 2차 전지 수혜 등에 투심 몰리지만 과열우려도 팽배

에코프로그룹 본사. [사진 에코프로]

[이코노미스트 마켓in 이승훈 기자] 증권가의 고평가 논란을 비웃듯 에코프로그룹주의 고공행진이 심상치 않다. 자회사 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기업공개(IPO) 준비에 돌입하며 ‘에코프로 4형제’의 날개 짓이 어디까지 닿을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에코프로(086520)의 주가는 장초반 82만원까지 오르며 전날에 이어 또 한 번 상장 후 신고가를 경신했다. 에코프로비엠도 전날 13.59%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기준 에코프로 주가는 1년 전과 비교해 780%나 상승했다. 같은기간 에코프로비엠(247540)과 에코프로에이치엔(383310)은 각각 159%, 46.3% 상승했다. 

주가 과열 논란에도 불구하고 에코프로 그룹주의 호실적과 2차전지 업체들의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수혜 기대감 등이 주가에 반영되며 개인들의 매수세도 계속되는 모양새다. 주가 부담은 높아졌지만 그만큼 앞으로 생산능력 확대, 미국 내 수주 모멘텀 등 성장성이 있다는 판단에서 투심이 몰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른 마땅한 주도주나 대안 업종이 나타나지 않는 점도 2차전지 쏠림 현상을 심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머티리얼즈, 하반기 코스피 입성 예고에 기대감 ↑

특히 자회사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IPO 기대감은 그룹 지주사격인 에코프로 주가에 힘을 주는데 한몫했다. 업계에 따르면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이달 말 한국거래소 코스피시장본부에 상장 예비 심사 청구서를 제출하기 위한 마무리 작업이 한창이다. 통상 거래소의 예비심사와 증권신고서 제출, 수요예측 및 일반 청약을 거쳐 최종 상장까지 약 4개월 걸리는 만큼 이르면 올 3분기 코스피 입성이 가능할 것으로 관측된다. 미래에셋증권이 대표 주관사를, NH투자증권이 공동주관사를 맡았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상장에 성공하면 에코프로그룹의 상장사는 네 곳으로 늘어난다. 2007년 지주사인 에코프로가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고, 양극재 제조업체 에코프로비엠, 친환경 솔루션 제공 업체 에코프로에이치엔이 코스닥 시장에 상장해 ‘에코프로 삼형제’로 불리고 있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2차전지 양극 핵심 소재인 전구체를 생산하는 기업이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IPO를 서두르는 이유도 전구체 생산 시설을 증설하는 데 필요한 막대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서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연간 3만 톤(t) 규모 전구체를 생산하는 공장 1개를 건설하는데 약 1500억원이 들어간다. 에코프로머티리얼얼즈는 2027년까지 20만7000t 규모의 글로벌 전구체 생산능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회사는 지난해 12월 설비투자를 위한 1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는데 당시 신주 발행가액이 2만8500원이었다. 에코프로(약 995억원)와 기존 투자자인 BRV펀드들(약 456억원) 등이 증자에 참여했다. 회사의 총 발행 주식수와 신주 발행가액을 곱해 계산해보면 당시 몸값은 약 1조 6500억원이다.

IB업계에서는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몸값이 3조 원대에 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회사의 실적도 양호하다. 지난해 매출은 6652억원으로 전년(3428억원) 대비 94% 증가해 역대 최고 기록을 썼다. 2020년(2167억원)과 비교하면 매출이 3배 넘게 증가했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연내 성공적으로 코스피시장에 안착할 경우 에코프로 주가에 상승동력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은 여전해 보인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지난해 말 기준 최대주주는 지주사인 에코프로로 지분 52.78%를 보유 중이다. BRV 역시 막대한 투자금 회수가 가능할 것이란 예상이다. 고(故) 구본부 LG(003550) 선대 회장의 맏사위인 윤관 씨가 대표로 있는 BRV캐피탈매니지먼트의 운용 펀드 2개가 각각 18.96%, 10.15%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호실적, 2차 전지 기대감 불구 주가 과열 논란 ‘지속’ 

또한 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IPO 시장 최대어로 꼽혀왔던 만큼 상장 성공시 침체된 IPO시장에도 온기를 불어넣을 것이란 기대감도 나온다. IPO 업계 관계자는 “대형주 IPO는 하반기까지 기다려봐야겠지만 에코프로머티리얼즈 등이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한다면 침체된 IPO시장에 조금이라도 활력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에코프로그룹주에 대한 영향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에코프로 삼형제의 미래 성장성은 인정하지만 주가가 기대감을 너무 빨리 반영하고 있다는 우려의 시선도 보낸다. 에프로비엠의 경우 현재 IRA 세부법안 발표에 따라 다수 신규 계획이 구체화되고 신규 수주 모멘텀이 생겨난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해외 경쟁사들을 제치고 점유율을 높여야 하는 과제도 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에코프로비엠의 생산능력(capa) 기준 점유율은 올해 19%에서 2025년 21%, 2027년 26%, 2030년 24%로 추정된다”며 “미국과 유럽의 삼원계 양극재 시장에서의 위상은 유지되지만 글로벌 capa 기준 70~80%에 해당하는 경쟁자들과 소리 없는 전쟁은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회사 경쟁력이 주가에 빠르게 반영되고 있는 지주사 에코프로에 대해서도 현 주가가가 순자산가치(NAV) 대비 현저한 고평가 영역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지주회사는 자회사들로부터 받는 배당금이 주요 수입원이고 보유 지분에 대한 가치로 일정한 할인율을 받아 평가돼왔다. 그런데 에코프로는 오히려 프리미엄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주가 급등으로 오히려 자회사 가치보다 높은 시가총액을 보이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사업 자회사보다 지주사를 더 평가해주는 이유를 비상장 자회사의 사업가치에서 찾으려는 시도도 부담”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에코프로머티리얼즈와 에코프로이노베이션 제품 모두 에코프로비엠 양극재 제조 원료로 들어가 계열사 내부 매출이 주력인 비상장사인데, 이들을 자산가치나 수익가치에 근거해 시장가치를 부여하겠다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에코프로그룹주의 1분기 실적이 발표됐다. 에코프로는 1분기 연결기준 잠정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202.5% 증가한 2조589억원, 영업이익은 233.2% 증가한 1796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에코프로비엠의 1분기 잠정 매출액은 2조10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3.5%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61.3% 증가한 1073억원을 기록했다. 에코프로에이치엔은 같은 기간 잠정 매출액은 594억9600만원으로 179.5% 늘었고, 영업이익은 119억58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48.9%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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