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풍 조리기 돌렸더니 셰프의 향기가”…고메, 프리미엄 승부수 [1000억 식품의 비밀]
기획 단계서부터 ‘셰프’ 참여…프리미엄 브랜드로 발돋움
프라잉 스낵으로 1차 전성기, 중화 간편식으로 화룡점정
[이코노미스트 김서현 기자] 값비싼 레스토랑 대신 내방 건너 주방 안에서 만나는 고 퀄리티의 음식. 일상 속 근사한 식사를 선보이는 CJ제일제당 ‘고메’를 통해 맛볼 수 있는 풍경이다.
고메는 프랑스어로 ‘미식가’(Gourmet)를 의미한다. 매일 새로운 미식의 경험과 가치를 전하겠다는 포부가 담긴 프리미엄 간편식(HMR) 브랜드다. ‘비비고’가 한식 대표 HMR이라면 고메는 그 외 메뉴를 모두 포괄하는 셈이다.
고메는 지난 2015년 론칭 이후 약 2년만에 1000억원대 매출을 기록했다. 제품 최초 기획 단계에서부터 CJ제일제당의 전문 셰프들이 제품 개발에 참여한다는 점을 앞세우며 ‘높은 품질’을 차별화 지점으로 삼았다.
고메의 급부상은 외식산업 트렌드와 정확히 맥을 같이 한다. 지난 2019년은 ‘에어프라이기의 시대’라는 수식어가 과언이 아닐 정도로 그 인기가 뜨겁던 시기다. 기름 없이 튀기는 이 열풍 조리기는 편리성과 건강을 모두 잡아, 당시 만능 주방 가전으로 자리매김했다.
고메 소비자들의 심상치 않은 움직임이 이를 증명한다. 고메 상품군 중에서도 치킨과 핫도그 등의 프라잉 스낵 제품은 지난 2019년 한해 50% 넘는 성장세를 보이며 프라잉 스낵 단독만으로 매출 1000억원대를 기록했다. 이에 힘입어 전체 조리냉동 시장에서 식품업계 최초로 시장점유율 30%를 돌파하기도 했다.
심상치 않은 성장세…외식·배달 전유물 ‘중화요리’를 HMR로
프라잉 스낵으로 메가 브랜드 지위를 확보한 이후에도 제품군 확대를 멈추지 않았다. 다음 주자로 나선 것이 바로 중화 간편식이다. 지난 2021년 기준 중화요리 외식시장이 최근 4년간 15% 가량 성장한 데서 가능성을 엿봤다. 외식과 배달에 치우쳐 있는 중화식 수요를 HMR 시장으로 끌어오겠다는 전략이었다.
예상은 적중했다. 지난해 3월 출시된 고메 탕수육은 시장의 사각지대를 저격하면서도 에어프라이기 조리에 특화된 고메의 장점을 살려 매우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이에 CJ제일제당은 중화 간편식을 대형 브랜드로 키우겠다고 공표했으며, 그 의지를 반영한 듯 고메 중화 간편식 매출은 지난해 30% 증가해 550만봉 팔렸다.
고메의 향후 목표는 지속적으로 강조해왔던 ‘미식의 일상화’를 모티브로 소비자가 직접 식탁에서 플레이팅할 수 있을 정도의 제품을 제공해나가는 것이다.
이에 대한 일환으로 최근 외식에서 수요가 큰 카테고리인 치킨을 새롭게 육성하고 있다. 외식·배달로 즐기던 가치를 제품에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 이달 초 ‘고메 소바바치킨’ 제품을 출시했다. 전문점 제조 방식과 동일하게 두 번 튀긴 치킨에 소스를 얇게 코팅한 ‘소스코팅’ 기술을 활용해 맛과 편의성을 높였다. 출시 전 진행한 소비자 평가에서 고메 브랜드 중 역대 최고 점수를 받기도 했다.
CJ 제일제당 관계자는 “에어프라이기 보급 확대와 맞물려 성장한 프라잉류 제품들처럼 앞으로도 트렌디하면서도 소비자 행태와 동떨어지지 않은 제품들을 펼쳐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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