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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쇼크' 늪에 빠진 한국 경제…터널의 끝은 언제쯤

총수출액 감소, 반도체 수출액은 더 줄어
2022년 반도체 수출액 비중 18%, 1년 만에 6%감소
2분기 손실 전망…하반기 실적 개선 기대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지난 4월 반도체 초격차 지원을 위해 경기도 평택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방문, 반도체 생산 현장을 둘러보면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 기획재정부]

[이코노미스트 이병희 기자] 무역수지 14개월 연속 적자, 수출은 7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면서 한국 경제에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 특성을 고려하면 결코 좋은 상황은 아니라는 것이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3년 4월 수출입동향’을 보면 지난달 수출은 496억2000만 달러(66조540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2% 감소한 수준이다. 수입은 13.3% 줄어든 522억3000만 달러(70조404억원)로 집계됐다. 수출과 수입의 합을 나타내는 무역수지는 26억2000만 달러 적자였다. 김완기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우리의 주요 수출대상국인 중국·베트남이 수입을 줄이면서 대중국·아세안 수출 감소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실제 우리나라는 지난해 10월부터 연속해 월간 수출액이 줄어들고 있다.

문제는 우리나라 수출의 핵심으로 꼽히는 반도체가 언제 살아나느냐는 것이다. 지난해 4월 기준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액은 108억 2000만 달러, 당시 전체 수출액이 576억 9000만 달러였던 것을 고려하면 18.7% 수준이었다. 하지만 1년 뒤인 2023년 4월 기준 반도체 수출액은 63억 8,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0% 감소했다. 지난달 총수출액 496억 2000만 달러의 12% 수준이다. 수출 총액도 2022년 8월부터 9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경기 회복이 지연되고 수요가 살아나지 않으면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우리나라 대표 반도체 업체들은 직격탄을 맞았다.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잠정 영업이익이 6402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95.5% 감소했다고 지난달 밝혔다. 매출액은 18.1% 줄어든 63조7454억원으로 나타났다. 특히 반도체를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에서 4조5800억원의 손실을 냈다고 밝히면서 시장에 충격을 안겼다. 삼성전자가 분기 영업이익 1조원을 넘기지 못한 것은 2009년 1분기(5900억원) 이후 처음이다. 전체 매출에서 메모리 반도체 비중이 90%가 넘는 SK하이닉스 역시 지난 1분기 3조402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반도체의 경우 2분기 실적 전망도 어둡다.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등이 이미 감산에 들어갔고, 메모리 반도체 시장점유율 1위 기업인 삼성전자도 ‘의미 있는 수준의 감산을 진행 중’이라고 밝힌 바 있지만 불황의 터널을 빠져나가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공급업체들이 적극적으로 생산량을 줄였지만, 효과가 있는 균형 지점까지 미치지 못했다”며 “2분기 중 D램 계약 가격이 15% 이상까지 떨어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지금도 반도체 생산업체들이 낮은 제품 가격 탓에 손실이 컸던 상황을 고려하면 당분간 적자를 면하기는 어렵다는 해석이다.

글로벌 경기 둔화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서 위축됐던 반도체 시장이 살아나기도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올해 11.2% 축소되고 메모리반도체 매출은 35.5% 축소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다만 메모리 반도체 생산 업체들의 생산량 조절로 재고 축소와 가격 하락 둔화에 대한 기대감은 높아지고 있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2분기부터 재고 수준이 감소하기 시작할 것”이라며 “감소 폭이 하반기에는 더 확대될 것”이라고 했다. 김우현 SK하이닉스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도 “업계의 감산 효과가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최근 시황을 반영한 생산 조절 영향이 더해지면 3분기부터는 시황과 수급 상황이 개선될 것”이라고 했다.

김완기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브리핑을 통해 “반도체 수출은 하반기부터 일부 회복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전반적으로 하반기에 무역적자와 수출 증가세 전환을 기대하고 있으며, 무역의 흑자 반등 시점이 수출 증가세로의 전환 시점보다 조금 빨리 올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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