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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IPO 북적이는데 하필 SG증권 사태가…청약 흥행 물음표

지난달 3개 기업 IPO 진행, 이달엔 9개 기업 출격
대부분이 증권신고서 정정 거친 ‘재수생’들
투자 심리 악화, SG사태 등으로 IPO시장 우려도

금융당국의 IPO 모니터링 강화로 기업들의 증권신고서 정정 사례가 속출하며 ‘재수’에 나선 기업들도 많아 5월 IPO 기업 수가 전달에 비해 크게 늘었다.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마켓in 김채영 기자] 지난달 기업들의 IPO(기업공개)가 줄줄이 연기돼 이달에만 9곳의 기업이 코스닥 입성을 노리고 있다. 금융당국의 IPO 모니터링 강화로 기업들의 증권신고서 정정 사례가 속출하며 ‘재수’에 나선 기업들도 많아 5월 IPO 기업 수가 전달에 비해 크게 늘었다. 

5월에만 9개 기업 IPO 진행…증권신고서 정정이슈로 ‘줄연기’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스팩을 제외한 총 9개 기업이 공모주 청약에 나선다. 지난달 3개 기업이 IPO를 진행한 것에 비해 크게 늘었고, 지난해 5월(4개)과 비교했을 때도 이달 IPO를 진행하는 기업 수가 두 배 이상 많다. 

이달 IPO를 진행하는 기업은 △트루엔 △씨유박스 △모니터랩 △프로테옴텍 △기가비스 △진영 △나라셀라 △큐라티스 △마녀공장이다. 지난달 상장을 마무리한 기업은 마이크로투나노와 토마토시스템 두 곳에 그쳤다.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이 이달 코스닥 입성을 앞둔 가운데 트루엔을 제외한 나머지 8개 기업은 모두 한 번 이상씩 증권신고서 수정 과정을 거친 ‘재수생’들이다. 5월 IPO 기업 수가 크게 늘어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들 중 대부분은 증권신고서에 시장 현황이나 리스크를 추가 기재했다. 오는 3~4일 수요예측을 진행하는 AI(인공지능) 얼굴인식 전문 기업 씨유박스는 AI 얼굴인식 시스템 시장의 주요 경쟁업체, 그동안의 유상증자 및 CB(전환사채) 발행 내용 등 투자 위험 요소를 추가했다. 

기술특례 상장제도로 상장하는 모니터랩도 시장 상황과 규제 현황 등 내용을 추가하는 등 신고서 정정이 이뤄지며 수요예측 일정이 변경됐다. 모니터랩은 기업 간 서비스형 소프트웨어(B2B SaaS) 전문 기업으로 증권신고서에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 매출 전망, 매출 구성 현황, 경쟁사 현황, 해외 진출 규제 현황 등을 추가했다. 

체외진단 의료기 전문업체 프로테옴텍은 이번이 두 번째 신고서 정정으로 최신 실적, 신규 거래처 등 사업 현황을 대거 보충했다. 이번에는 첫 번째 증권신고서 정정 때도 고수했던 희망 공모가도 낮췄다. 이에 따라 프로테옴텍이 상장 성공 시 조달할 수 있는 자금도 줄었다. 

‘고평가 논란’에 기업가치 산정방식을 변경한 기업도 있었다. 국내 와인기업 1호 상장사를 노리는 나라셀라는 처음 당초 나라셀라는 명품 사업이 주력인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와 주류 사업이 핵심인 롯데칠성음료를 비교기업에 포함했다. 하지만 이후 고평가 논란에 휩싸였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 증권신고서를 정정하고 일정을 한 달가량 미뤘다. 나라셀라는 증권신고서 정정을 통해 비교기업을 대폭 수정했고 예상 시총을 7% 하향 조정했다. 

이밖에 자진으로 증권신고서를 정정한 기업들도 있다. 대표적으로 기능성 플라스틱 시트 전문 기업 진영은 지난 3월 30일 증권신고서를 최초 제출한 이후 4월 두 차례에 걸쳐 증권신고서를 스스로 정정했다. 이 과정에서 매출처 현황, 차입금 현황 등이 담겼다. 

새내기주 자금 조달 경쟁 치열…“SG사태 등으로 당국 심사 더 깐깐해질 것”

최근 외국계 증권사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가 벌어지면서 공모주에 대해서도 증권신고서 심사를 더 철저하게 하고 있단 분석이 나온다. [사진 로이터=연합뉴스]
금융감독원(금감원)의 증권신고서 심사가 까다로워져 상장 일정을 연기한 기업들이 겹치면서 5월 공모주들의 자금 조달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달 공모주들의 대부분은 예상 시가총액 2000억원 이하의 소형주 중심이며 반도체기판 검사기업 ‘기가비스’만 유일하게 시총 50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업계에선 금감원이 최근 외국계 증권사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가 벌어지면서 공모주에 대해서도 증권신고서 심사를 더 철저하게 하고 있단 분석이 나온다. 금감원 측이 증권신고서 정정을 강제할 수 있지만, 상장 후보 기업이 상장 주관사 등과 조율을 거쳐 자발적으로 증권신고서를 보완하는 형식이 일반적이다.

금융투자협회도 오는 7월부터 공모주를 더 많이 배정받고자 납입 능력을 초과하는 물량을 신청하는 ‘뻥튀기 청약’을 제재할 것을 예고했다. 지난해 말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허수성 청약 방지 등 IPO시장 건전성 제고 방안’에 대한 후속 조치다. 허수성 청약을 근절하기 위해 새로운 규정에는 주관회사의 주금 납입 능력 확인방법이 신설됐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4월 IPO 시장은 기관수요예측을 거친 일반 상장 종목 수도 적었지만, 전달보다는 투자 심리가 급속히 악화된 것으로 판단한다”며 “그동안 기관수요예측 경쟁률과 동조화를 보이던 일반청약경쟁률은 오히려 더 큰 영향을 보이며 과거 경쟁률보다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증권 시장의 불안함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4월의 국내 IPO 시장은 대어급 및 일부 종목의 공모 지연 등에 따라 기관 투자자가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종목이 제한적인 것도 낮은 경쟁률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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